▲시즌초 부진에 허덕이던 나성범은 모처럼 맹타를 휘둘렀다.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캡틴 나성범(37, 좌투좌타)이 모처럼 중심타자다운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나성범은 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있었던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석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5-5 대승을 견인했다.
특히 1회말 역전 결승 적시타를 시작으로 2회말 적시타, 3회말 좌월 2점 홈런, 4회말 희생플라이까지 네 타석 연속 타점을 기록하며 경기 초반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최근 타격 부진으로 중심타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첫 타석부터 결과를 만들어냈다. 1회말, 팀이 선취점을 내준 뒤 맞이한 공격에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의 공을 침착하게 밀어쳐 역전 적시타를 만들어냈고, 이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은 단숨에 KIA 쪽으로 넘어왔다. 단순한 안타가 아닌 '역전 결승타'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어 2회말에도 찬스 상황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그는 또 한 번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고, 상대 배터리는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 두 타석 연속 타점은 사실상 승부의 방향을 결정짓는 활약이었다.
특히 이 시점에서 KIA 타선 전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중심타자가 연이어 결과를 만들어내자 뒤따르는 타자들도 부담을 덜고 공격에 임할 수 있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대량 득점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네 타석 연속 타점, 경기의 분위기를 지배한 활약
나성범의 활약은 경기 중반으로 갈수록 더욱 강렬해졌다. 3회말, 이미 팀이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사실상 경기의 쐐기포였다. 초반 리드를 '확정적인 우세'로 바꿔놓은 한 방이었고, 상대 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장면이었다. 타구가 배트를 떠나는 순간 큰 포물선을 그리며 외야 스탠드로 향했고, 홈팬들의 환호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4회말에도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또 하나의 타점을 추가했다. 이로써 나성범은 1회부터 4회까지 네 타석 연속 타점을 기록하게 됐다. 적시타, 적시타, 홈런, 희생플라이 등 각각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단순히 장타력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경기 흐름과 상황을 읽고 가장 효과적인 타격을 선택했다. 이는 경험 많은 중심타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경기 운영 능력이다. 기록상으로도 대단한 성적이었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순간마다 터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나성범은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KIA 타이거즈
"투수들이 편안하게 던지도록"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 발언
경기 후 나성범은 자신의 활약보다 팀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오늘의 감각을 계속 이어가서 투수들이 편안하게 던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어떤 시선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 대목이었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주면 투수들은 훨씬 안정적인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도 KIA 투수진은 타선의 득점 지원 속에 비교적 부담 없이 마운드에 나설 수 있었다. 공격과 수비의 선순환 구조를 캡틴이 직접 만들어낸 셈이다.
최근까지 나성범은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며 중심타자로서 부담을 안고 있었다. 찬스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팀 공격도 답답한 흐름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만큼은 그동안의 부진을 완전히 뒤집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타격시 접근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리하게 장타만 노리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정확한 타격과 팀 배팅을 병행했다. 이는 단순히 감이 돌아온 것을 넘어, 경기 운영에 대한 집중력이 살아났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번 활약이 반짝에 그칠지 아니면 반등의 계기가 될지는 앞으로의 경기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나성범이 중심타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보여줬다는 점이다.
광주 홈 팬들 앞에서 터진 그의 맹타는 단순한 개인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팀이 필요로 할 때, 정확한 순간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결과를 만들어낸 경기였다. 캡틴의 방망이가 살아난 지금, KIA의 시즌 흐름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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