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대한민국은 한 편의 드라마에 푹 빠져 있었다. 바로 <미생>과 <시그널>, <나의 아저씨>를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 <쌈,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을 집필한 임상춘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였다. 작년 3월7일부터 한 주에 네 편 씩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는 4억8100만 시간의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넷플릭스 TOP10 집계 기준).
코믹과 로맨스, 가족 드라마를 오가는 임상춘 작가의 각본과 한국적인 소재를 세계 시청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매끄럽게 다듬은 김원석 감독의 연출도 훌륭했지만 <폭싹 속았수다>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배우들의 연기였다. 특히 1회에 '숨병'으로 일찍 생을 마감하지만 주인공 오애순의 회상 장면과 꿈 속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엄마 전광례를 연기했던 염혜란의 열연은 <폭싹 속았수다>의 '눈물 버튼'이었다.
2018년 김원석 감독과 <나의 아저씨>를 함께 했던 가수 겸 배우 아이유도 <폭싹 속았수다>에서 오애순의 젊은 시절과 오애순의 첫째 딸 양금명을 연기하며 쉽지 않은 1인2역을 잘 소화해 호평받았다. 그리고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오는 10일 <찬란한 너의 계절에>의 후속으로 첫 방송되는 MBC의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서 재계 순위 1위 재벌의 둘째 딸을 연기한다.
가수와 배우로 모두 정점에 오른 톱스타
▲아이유는 <나의 아저씨>를 통해 김혜자 배우,염정아,김서형,김태리와 함께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다.
tvN 화면 캡처
2008년 중학교 3학년의 어린 나이에 솔로 가수로 데뷔한 아이유는 2AM 임슬옹과의 듀엣곡 <잔소리>로 주목받기 시작하다가 2010년 미니3집 <좋은 날>이 대박을 치면서 새로운 '국민 여동생'으로 급부상했다.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김필숙 역을 맡으며 연기를 시작한 아이유는 2012년까지 가수 활동에 전념하다가 2013년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주인공 이순신을 연기했다.
아이유는 2013년 연말 장근석과 함께 드라마 <예쁜 남자>에 출연했지만 <예쁜 남자>는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에 밀려 6.3%의 시청률로 시작해 3.8%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시청률 집계 기준). 아이유는 2015년 박지은 작가가 집필한 KBS의 리얼 예능드라마 <프로듀사>에서 톱가수 신디 역을 맡았는데 당시만 해도 아이유의 연기 활동은 '스타 가수의 외도' 정도로 여기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아이유는 2016년 SBS의 가상 역사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현대에서 고려로 수직 낙하한 해수를 연기하며 연기 활동이 일시적인 외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물론 아이유는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끝낸 후 2017년 정규 4집 <Palette>와 리메이크 2집 <꽃갈피 둘>을 차례로 발매하며 가수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유는 2018년 배우로서 첫 인생작 <나의 아저씨>를 만났다.
<나의 아저씨>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등 배우로 자리를 잡은 아이유는 2019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옴니버스 영화 <페르소나>에 출연했다. 같은 해 여름에는 tvN 드라마 <호텔 텔루나>에서 괴팍한 호텔사장 장만월 역을 맡았다. <호텔 델루나>는 최고 시청률 12%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호텔 델루나>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아이유는 2년 연속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 후보에 오르며 배우로 인정받았다.
군주제 드라마의 부진, 아이유는 다를까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1인2역에 도전해 좋은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 화면 캡처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의 공포에 휩싸였던 2020년에도 골든디스크 어워즈 대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여성 솔로가수로 입지를 굳힌 아이유는 2022년 송강호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브로커>에 출연했다. 하지만 아이유는 2023년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스포츠 휴먼 코미디 <드림>이 전국 112만 관객에 그치면서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드림>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아이유에게는 <드림>의 부진을 만회할 강력한 '한 방'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였다.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오애순의 젊은 시절과 애순의 첫째 딸 양금명 역을 맡아 이질감 없는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작년 제 4회 청룡시리즈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과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폭싹 속았수다> 이후 데뷔 17주년 팬미팅과 세 번째 리메이크 앨범, 디지털 싱글 발매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 아이유는 10일 첫 방송되는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통해 <호텔 델루나> 이후 7년 만에 TV 드라마에 복귀한다. 아이유는 21세기 입헌 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21세기 대군부인>에서 모든 것을 가진 재벌이지만 평민의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불만인 성희주를 연기한다.
<21세기 대군부인>에는 2024년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일약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성기를 맞은 변우석이 왕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아무 것도 가질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안타까워하는 이완대군 역을 맡았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로 주목 받은 노상현이 정치 명문가 출신 국무총리 민정우를, 공승연은 왕비를 4명이나 배출한 윤씨 가문에서 태어난 완벽한 왕비 윤이랑을 연기한다.
사실 대한민국이 군주제라는 설정의 대체 역사 드라마는 <궁>,과 <마이 프린세스>, <더킹 투하츠>, <황후의 품격>, <더 킹: 영원의 군주> 까지 꾸준히 제작돼 왔다. 하지만 <궁>과 <황후의 품격> 정도를 제외하면 초반 화제성에 비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는 의외로 많지 않았다. 과연 어엿한 톱배우로 성장한 아이유를 앞세운 <21세기 대군부인>은 성공한 군주제 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까.
▲아이유(왼쪽)가 출연하는 <21세기 대군부인>은 <더 킹: 영원의 군주>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군주제 대체역사 드라마다.<21세기 대군부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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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순이 다음은 재벌, 신분 상승 노리는 아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