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종교의 잘못된 만남, IS가 남긴 교훈

[리뷰] tvN <벌거벗은 세계사>

IS(Islamic State)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내세우며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폭력과 테러를 일삼는 무장 조직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이슬람을 지키는 전사'로 규정하고, 최근 10년간 중동을 비롯하여 전 세계 30개국에서 연평균 700여 건이 넘는 무차별 테러를 자행하며 악명을 떨쳤다. IS 테러로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는 전 세계에서 5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IS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했지만, 이들은 아직도 현존하는 21세기 가장 위협적인 테러조직으로 남아 있다. 그들은 왜 이슬람교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폭력과 테러를 정당화하는 것일까.

IS의 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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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방송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30개국을 공격한 최악의 테러조직 IS'를 조명했다.

IS의 탄생배경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다. 이슬람교는 7세기 아라비아반도에서 예언자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전하며 시작된 종교로 신자들을 무슬림이다. 무슬림 중에서도 극단적으로 이슬람교를 해석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개인의 자유나 다른 종교를 부정하고 엄격하게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는 사회를 지향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들은 현대에 들어서 점차 조직화되면서 무장 테러 집단으로 성장했다. 탈레반, 알카에다 등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테러 집단들이다. 이라크에서 등장한 IS는, 911 테러의 주범이자 알카에다의 수장이던 오사마 빈 라덴의 지원을 받고 세력을 확장했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을 틈타 IS가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세력을 확장하면서 빈 라덴과 결별하고 본격적인 독자노선을 걷는다.

강성해진 IS는 2014년 이라크 정부군을 격퇴하고 주요 도시인 '모술'을 장악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들은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를 잇는 자신들의 불법 점령지에서 일방적으로 새로운 국가건설을 선언하며 자신들의 국명을 IS라고 선포했다. 하지만 아랍 세계와 일반적인 무슬림들은 IS라는 명칭 대신 다에시(Daesh,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 국가)라고 부르며 이들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IS는 점령지에서 이슬람 교리를 마음대로 해석하여 독자적인 사법시스템과 국가 규율을 만들었다. '종교경찰 제도'를 운용한 IS는, 무장을 하고 초법적인 권한을 지닌 종교경찰들을 내세워 자신들만의 기준에 따라 주민들을 규율 위반자로 내몰고 멋대로 즉결 처형까지 내릴 수 있게 했다.

철저한 공포정치를 추구한 IS는 점령지 주민들의 인권을 철저히 통제하고 탄압하여 악명을 떨쳤다. 남자는 면도가 금지되어 강제로 수염을 길러야 했다. 여성들은 혼자서 자유로운 외부 활동과 사회생활이 금지되었으며 히잡 착용을 강요당했다. IS에게 여성의 역할과 가치는 그저 '아이를 낳는 도구'로만 취급당했다. 만일 규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채찍질로 가혹한 태형이 내려졌다.

또한 IS는 '오락 문화'를 종교적 일탈로 규정하고 철저하게 금지했다. 그저 축구 경기를 시청하거나 팝 음악을 들었다는 이유로 10대 청소년들을 공개 처형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아이들의 부모조차 IS에게 살해당할까 두려워 시신조차 제대로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IS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포교 영상과 전투승리 장면 같은 선전물, 꾸란(이슬람 성경) 낭송 등만을 주민들에게 허용했다.

특히 IS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배교자 색출'이었다. IS는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자들을 종교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무차별적으로 색출하여 처형했다. 특히 IS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며 공무원들과 성소수자들을 배교자로 규정했고, 수백 명을 공개 처형했다. 심지어 사후에도 시신을 모욕하거나 훼손하기도 했다.

2014년 UN 보고서에 따르면, 그 해에 IS 점령지에서 최소 9300 이상이 사망하고 1만 7천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 인명피해의 절반 이상은 IS가 모술을 점령하고 불과 두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처럼 IS는 가혹한 공포통치로 점령지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조직원을 영입하며 세력을 불렸다. IS는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하여 자신들을 "이슬람을 위하여 성스러운 투쟁을 벌이는 존재"로 선전하며 전 세계적으로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전성기였던 2014-15년경에는 IS 조직원의 숫자가 약 2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중 120개국에서 약 4만 2000명의 외국인들이 IS에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에는 한국에서도 청소년 김 모군이 IS에 가입하기 위하여 해외로 출국한 사건이 벌어져 큰 이슈가 됐다. 이후 김군의 행방은 지금까지 묘연하다.

IS는 처음에는 파격적인 보상과 복지혜택을 내세우며 조직원들을 모집했지만, 막상 IS에 가담한 후에는 약속을 어기고 급여가 삭감되거나 최전선에 투입하여 총알받이가 되기 일쑤였다. 말을 따르지 않는 조직원들은 배교자로 몰려 처형당하기 때문에 명령을 거부할 수도 없었다. 심지어 IS는 어린 아동들까지 강제로 끌어모아 세뇌하고 혹독한 군사훈련을 통하여 살인병기로 육성했다.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IS는 각종 다양한 국제범죄를 일으키며 세계의 위협으로 부상했다. IS는 점령지의 유전들을 확보하고 국영회사처럼 석유 사업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며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했다. 서구권의 분석에 따르면 IS는 석유 사업으로만 연간 약 5억 달러(한화 6000억)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IS는 이슬람 이외의 문명을 모두 배척하며 팔리마, 메소포타미아 등의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유적지들을 대거 파괴하는 만행을 벌였다. 빼돌린 유물을 암시장에 판매하여 돈벌이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또한 IS는 꾸란 경전을 암송하는 대회를 개최하면서 그 상품으로 여성들을 성노예로 내걸면서 전 세계인들을분노하게 했다. 쿠르드계 소수민족인 야지디족은 다른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IS는 남성들을 집단학살하고 여성들은 포로로 삼아 성노예와 인신매매로 착취했다.

더 나아가 IS는 전 세계를 상대로 글로벌 테러를 주도했다. 특히 IS는 '테러와의 전쟁'을 통하여 중동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반미세력과 대립하던 미국을 가장 주적으로 여겼다. 2014년 8월 미국이 IS를 향해 공습을 단행하자, IS는 보복으로 미국 국적의 종군기자인 제임스 폴리라는 인물을 납치하여 잔혹하게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S는 이처럼 인질들을 공개 처형하는 영상을 여러 차례 제작하여 전 세계를 위협하고 공포심을 부추기는 효과를 노렸다. 해당 영상들에서 죽음을 앞둔 인질들의 반응이 의외로 하나같이 담담했던 모습은, IS가 여러 차례 리허설을 빙자하여 인질들이 언제 실제로 처형되는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거나, 거짓말을 하여 처형하지 않을 것처럼 속였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들과 연계하여 IS를 향해 '전면전'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IS는 2020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 철수하던 미군을 향한 자살폭탄 공격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테러를 일으키며 지속적으로 미국을 위협했다. 대부분 미군보다도 민간인의 피해가 더 컸지만, IS는 이들 역시 같은 무슬림이 아닌 서방에 항복한 배교자로 규정하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IS의 목표는 테러라는 수단을 통하여 자신들을 '미국에 끝까지 저항한 존재'로 각인시키려고 했다.

또한 IS는 미국과 협력하여 공습에 참여한 유럽 국가들도 테러의 표적으로 삼았다. 2015년 11월 벌어진 '파리 테러'는 전 유럽을 충격에 빠트렸다. 파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테러로 인하여 3시간 만에 130여 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프랑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이는 미국에서 벌어진 911테러 이후 서방에서 벌어진 최악의 테러 사건으로 남았다.

이후로도 IS는 2016년 벨기에 테러, 프랑스 니스에서의 2차 테러, 독일 차량 테러, 2017년 영국 자살폭탄 테러, 스페인 차량 테러 등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유럽 각국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유럽을 더욱 경악하게 만든 것은 테러 사건의 주범들이 대부분 해당 국가의 국적을 지닌 '유럽 이민자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유럽에서 자라나고 성장한 이민자 2세들이 IS에 포섭되어 테러를 일으켰다는 사실은, 이후 중동계 이민자와 난민들에 대한 불안감을 촉발하는 악영향을 초래했다.

미국과 유럽은 연합하여 IS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서방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 정부군은 2017년 7월 모술 탈환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본진이 시리아의 거점이 함락되면서 IS 세력은 완전히 붕괴된다.

하지만 IS의 잔존 세력은 지금도 지하 네트워크 형태로 살아남으며 여전히 테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의 농촌과 사막에 숨어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4년 3월에는 러시아에서 총기 난사 테러를 일으켜 140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IS는 2020년대 들어서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여러 차례 테러를 일으키며 전세계를 상대로 한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영토를 잃었지만 IS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잘못 해석한 극단적인 종교가, 정치와 결합했을 때 세상에 얼마나 큰 혼란과 비극을 가져올 수 있는가. 어쩌면 IS가 남긴 상처는, 인류에게 전하는 무거운 숙제이자 교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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