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타자'만 7명인데.. 부진에 허덕이는 스타들

[KBO리그] 시즌 초반 심각한 타격 슬럼프 겪는 양의지-김영웅-노시환

지난 3월 28일에 개막한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가 5일까지 팀 당 8경기씩 소화했다. 아직 시즌 극 초반인 만큼 순위는 크게 의미 없지만 공교롭게도 작년 하위권을 맴돌았던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키움 히어로즈가 올 시즌 초반에도 나란히 하위권으로 출발하고 있다.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밀려난 팀들은 순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기 전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시즌 초반이다 보니 만화 같은 비현실적인 기록을 올리는 선수들도 있다. SSG 랜더스의 유격수 박성한은 개막 후 첫 8경기에서 .533(30타수16안타)라는 믿기 힘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단 3홈런에 그쳤던 롯데의 내야수 노진혁은 1.431이라는 놀라운 OPS(출루율+장타율)와 함께 홈런 공동 1위(3개)에 이름을 올렸다. 언젠가는 평균으로 회귀하겠지만 현재 리그에는 4할타자만 7명에 달한다.

박성한이나 노진혁처럼 시즌 초반 놀라운 타격감으로 야구팬들을 놀라게 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에 좋은 활약을 기대했던 스타 선수들 중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 역시 적지 않다. 물론 이들은 지난 수 년 동안 실력을 증명했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시즌을 치를수록 타격감을 회복할 확률이 적지 않다. 하지만 스타 선수들의 예상치 못했던 초반 부진은 이들의 맹활약을 기대했던 팬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양의지] 8경기 2안타, 작년 타격왕 맞아?

세상 가장 무기력한 표정으로 매년 많은 안타와 홈런, 타점을 생산해내는 양의지는 통산 타율 .308 1970안타282홈런1195타점을 기록하며 무려 9번이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포수다. 2022년11월 NC 다이노스에서 두산으로 복귀하면서 4+2년 총액 152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했을 때도 양의지의 계약이 '오버페이'였다고 평가하는 야구팬은 많지 않았다.

실제로 양의지는 두산 복귀 후 3년 동안 한 번도 3할 타율과 두 자리 수 홈런을 놓치지 않았고 작년에는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337 153안타20홈런89타점을 기록하면서 NC 시절이었던 2019년 이후 커리어 두 번째 타격왕을 차지했다. 어느덧 만38세의 노장이 됐지만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포수로 꾸준한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양의지는 작년 9위로 추락해 우울했던 두산팬들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두산 구단과 팬들은 올해도 양의지가 팀의 주전 포수이자 4번타자로 활약해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양의지는 시즌 개막 후 8경기에서 타율 .069(29타수2안타) 3득점으로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다. 양의지는 올해 아직 홈런은커녕 단 하나의 장타도 때려내지 못했고 3번 또는 4번 타순에 배치됐음에도 타점이 한 개도 없으며 타율도, 출루율도 아닌 시즌 OPS가 .251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양의지는 시즌 초반 규정 타석을 채운 10개 구단 74명의 타자들 중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두산에는 양의지를 대체할 만한 중심 타자 후보가 없고 무엇보다 올해 42억 원을 받는 리그 최고 고액 연봉 선수라면 초반 슬럼프 정도는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1군 선수가 된 2010년 이후 17년 만에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는 양의지는 침묵을 깨고 타격왕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김영웅] 작년 플레이오프의 기세는 어디로?

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거포 유망주 김영웅은 3년 차가 되던 2024년 삼성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면서 타율 .252 28홈런79타점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했다. 하지만 김영웅은 작년 125경기에서 타율 .249 22홈런72타점으로 성적이 소폭 하락했다.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라는 강타자들의 '우산효과'를 누릴 거란 기대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활약이었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7타수4안타(타율 .235)1홈런3타점을 기록한 김영웅은 한화 이글스를 만난 플레이오프에서 대폭발했다. 김영웅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625(16타수10안타) 3홈런12타점5득점OPS 2.089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만약 삼성이 5차전에서 승리했다면 플레이오프 MVP는 당연히 김영웅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작년 스토브리그에서 베테랑 최형우가 합류하면서 올 시즌 김영웅의 타순은 6번으로 내려갔고 부담스런 중심타선에서 내려오며 올 시즌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김영웅은 올 시즌 8경기에서 타율 .171(35타수6안타)1타점1득점OPS .400으로 아직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2루타 2방이 있었지만 아직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고 볼넷을 하나도 얻어내지 못하는 동안 삼진은 무려 13개나 당했다.

사실 김영웅은 통산 타율 .241 ,통산 출루율 .309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거나 선구안이 좋은 타자는 아니다. 따라서 '장타'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은 김영웅의 장점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고무적인 사실은 시즌 첫 6경기에서 27타수3안타(타율 .111)에 그쳤던 김영웅이 최근 2경기에서 8타수3안타(타율 .375)를 기록하며 조금씩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시환] '삼진 머신'으로 전락한 300억 타자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표팀의 4번타자로 활약하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한 한화의 4번타자 노시환은 2023년 홈런왕(31개)과 타점왕(101개)에 이어 2024년에도 24홈런89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한화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작년에는 국내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2홈런을 비롯해 101타점97득점의 성적을 올리며 리그 정상급 3루수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노시환은 지난 2월23일 한화로부터 계약 기간 11년에 총액 307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다년 계약을 선물 받았다. 그 전까지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었던 류현진의 170억 원을 아득히 뛰어넘어 KBO리그 최초로 '300억 시대'를 활짝 연 것이다. 여기에 한화 구단은 올 시즌 종료 후 노시환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했다(메이저리그 진출 시 장기 계약 자동 파기).

노시환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과 김도영(KIA 타이거즈)에 밀려 3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동기부여가 충분한 올 시즌 좋은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노시환은 초반 8경기에서 타율 .184(38타수7안타)2타점4득점OPS .455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8경기 중 7경기에서 1개 이상의 삼진을 당했고 3월31일 kt전에서는 5타수5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는 올 시즌 오재원과 요나단 페라자, 문현빈, 노시환, 강백호,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상위타선을 구축했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한화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300억 타자' 노시환의 초반 부진으로 타선의 흐름을 번번이 끊기고 있다. 한화가 올 시즌 진정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4번타자 노시환의 부활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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