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국가대표팀이 지난 28일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4-0으로 패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호가 2026년 첫 번째 A매치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완패를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의 스타디움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A매치 평가전에서 0-4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 대표팀의 1000번째 A매치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코트디부아르전이 열리는 영국은 1948년 한국 대표팀의 역사상 첫 A매치가 열린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통산 1000경기에서 542승 245무 213패 기록을 남겼다.
주전급 다수 제외한 라인업 구성
이번 코트디부아르전은 2026년 첫 번째 A매치이자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본선 조별리그 3차전에서 상대할 남아공을 염두에 둔 모의고사였다.
3월 A매치 2연전 이후 5월에는 월드컵에 출전할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와 소집 훈련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테스트 기회는 이번 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와의 2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았다.
피파랭킹 37위의 코트디부아르는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강호다. 이번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8승 2무 25득점 무실점을 기록하며,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피파랭킹 60위의 남아공보다 높은 전력을 자랑한다.
이날 한국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고, 조유민-김민재-김태현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미드필드는 김문환-김진규-박진섭-설영우, 전방은 배준호-오현규-황희찬이 자리했다.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코트디부아르는 4-1-4-1을 꺼내들었다. 원톱은 에반 게상, 좌우에는 시몬 마샬 고도와 시먼 아딩그라가 자리했다. 중원은 파르파이트 기아공-장 미셸 세리-세코 포파나, 수비는 클레망 아크파-에반 은디카-에마누엘 아그바두-겔라 두에, 골문은 야히아 포파나가 지켰다.
전반전 : 극심한 수비 불안으로 2실점
전반 초반에는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으로 전개됐다. 한국은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몇 차례 공을 탈취했지만 전진 패스를 넣을 타이밍에서 뒤로 내주는 선택이 잇따랐다. 그럼에도 초반에는 한국이 더 많은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11분 설영우가 뒤로 패스를 내주고, 공을 받은 황희찬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19분에는 김태현이 공중볼을 따내며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어 황희찬, 설영우를 거친 패스가 오현규에게 전달되었고, 마지막 왼발슛이 골대를 팅겨나왔다.
전반 중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경기 흐름이 코트디부아르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전반 30분 한국은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김문환이 몸을 날려 막아냈고, 리바운드 된 공을 게상이 슈팅했지만 조유민이 적절한 위치에서 차단했다.
한국은 전반 35분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코트디부아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코트디부아르는 한국 수비라인의 높게 형성된 것을 겨냥해 후방에서 빠른 롱패스를 투입했다. 조유민이 고도와의 경합에서 이기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고도의 패스를 받은 게상이 조현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지었다.
이후 한국은 수비진에서 더욱 난조를 보였다. 전반 37분 박진섭의 패스 미스로 역습 상황을 허용했고, 세리의 중거리 슈팅을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했다. 1분 뒤에는 아그바두가 프리 헤더를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 42분 두 번째 골대 불운을 맞았다. 김태현의 전진패스를 설영우가 감각적인 퍼스트 터치로 공간을 만들었고, 오른발로 시도한 슈팅이 오른편 골대를 팅겨나왔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다시 한 골을 내줬다. 전반 46분 기아공의 패스를 받은 아딩그라가 조유민을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은 한국이 2골차로 뒤진 채 마감했다.
후반전 : 손흥민-이강인 투입에도 무득점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문환, 조유민, 박진섭 대신 양현준, 이한범, 백승호를 투입하며 교체를 단행했다. 그리고 배준호와 황희찬의 위치를 바꿨다.
한국은 후반 초반 오른쪽 중심의 공격을 전개했다. 특히 오른쪽 윙백에 자리한 양현준의 빠른 침투와 크로스를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황희찬도 속도감 있는 움직임으로 코트디부아르 측면 수비를 흔들었다.
이어 후반 13분 홍 감독은 배준호, 오현규, 황희찬 대신 손흥민, 조규성, 이강인을 넣으며 공격진을 완전히 개편했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빈약한 수비진이었다. 후반 17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안정적인 볼 처리가 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게상의 슈팅이 조현우 골키퍼에게 막히고 흘러나오자 고도가 마무리지었다.
홍 감독은 후반 28분 김진규 대신 홍현석을 투입하며 중원을 재정비했다. 3골을 앞선 코트디부아르는 수비 체제로 전환했다. 한국은 오른쪽의 이강인을 활용한 크로스 패턴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했다. 후반 30분 박스 아크 정면에서 이강인이 시도한 회심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튕기고 나왔다.
후반 35분에는 엄지성이 설영우를 대신해 들어가면서 왼쪽 윙백으로 실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크게 벌어진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후반 추가 시간 디알로의 패스를 받은 싱고의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가르면서 한국은 0-4로 완패했다.
플랜A로 굳어진 스리백, 극심한 수비 불안 노출
홍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치르는 동안 전 경기에서 포백을 가동했다. 하지만 지난해 9, 10, 11월 열린 여섯 차례의 평가전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는데, 스리백 전환이 핵심이었다.
볼리비아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 스리백을 가동하면서 사실상 플랜 A로 가져가겠다는 홍 감독의 결단이 드러난 셈이다. 이번 유럽 2연전 소집 훈련에서도 홍 감독은 스리백을 가다듬었다.
또, 하나의 고민은 중앙 미드필더 부재였다. 박용우, 원두재가 장기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한 가운데 중원의 핵심 황인범마저 직전 소속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3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홍 감독은 손흥민, 이강인, 이재성 등 공격의 핵심 자원들을 선발에서 제외하며, 사실상 1.5군에 가까운 라인업을 내세웠다. 미드필드는 김진규-박진섭 조합을 가동했다. 수비는 예상대로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공격에서는 황희찬과 오현규가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으며, 후반에는 윙백 양현준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이날 골대만 세 차례 맞추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던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중원에서의 경기 운영과 수비 조직력은 많은 문제를 발생했다. 코트디부아르의 피지컬, 개인기, 유연성을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진 패스 타이밍을 잡지 못하며 경기 템포를 스스로 늦췄고, 정작 수비 숫자를 늘리며 수비에 무게중심을 높인게 무색할만큼 강인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해 10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5골차 대배를 당한데 이어 다시 한 번 수비 불안이 드러난 셈이다.
한편, 홍명보호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동해 다음달 1일 오스트리아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3월 A매치 축구 대표팀 평가전
(스타디움MK, 영국 밀턴킨스 - 2026년 3월 28일)
한국 0
코트디부아르 4 - 게상(도움:고도) 35' 아딩그라(도움:기아공) 46+' 고도 62' 싱고(도움:디알로) 93+'
선수 명단
한국 3-4-3 : GK 조현우 - 조유민(46'이한범), 김민재, 김태현 - 김문환(46'양현준), 김진규, 박진섭(46'백승호), 설영우(80'엄지성) - 배준호(59'이강인), 오현규(59'조규성), 황희찬(59'손흥민)
코트디부아르 4-3-3 : GK 야히아 포파나 - 두에(79'싱고), 아그바두, 은디카(79'디오망데), 아크파(79'코난) - 세리(64'상가레) - 기아공(64'울라이), 세코 포파나(79'페페) - 아딩그라(79'트라오레), 게상, 고도(64'디알로)☞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