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를 대표하는 레전드 드라마들, 이를테면 <셜록> <닥터 후> <보디가드> 등은 한 시대를 풍미했다. OTT 열풍 이후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이들이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그중에는 <피키 블라인더스>도 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6 시즌이 이어지는 동안 주인공 토마스 쉘비 역을 맡은 킬리언 머피는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섰다.
일찌감치 시즌 2부터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었는데, 그 영향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오해를 사는 경우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을 제외하면 BBC 드라마를 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피키 블라인더스>는 '영국판 <대부>'라는 별칭과 함께 불멸의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시즌 6으로 막을 내렸지만, 곧 시즌 7이 돌아온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시즌 7을 위한 포석이자 시리즈의 진정한 종장으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영화 <피키 블라인더스: 불멸의 남자>를 선보였다. 시즌 6 이후 몇 년이 흐른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은둔을 선택했던 '피키 블라인더스' 2대 보스 토마스 쉘비가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피키 블라인더스: 불멸의 남자>의 한 장면.
넷플릭스
다시 시작된 전쟁, 그리고 쉘비의 선택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 영국은 홀로 나치 독일에 맞서고 있다. 나치는 수억 파운드에 달하는 위조지폐를 만들어 영국에 유통시키려 한다. 경제를 교란해 국가를 무너뜨리려는 전략이다. 변절한 영국인 존은 이 돈을 '피키 블라인더스'에게 넘겨 영국 전역에 퍼뜨릴 계획을 세운다. 피키 블라인더스의 호전적인 3대 보스 듀크 쉘비에게까지 그 마수가 뻗친다.
한편 토마스 쉘비는 홀로 은둔 중이다. 그의 곁에는 친구이자 심복인 조니뿐이다. 하원의원이 된 여동생 에이다가 찾아와, 폭격으로 폐허가 된 버밍엄과 조직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듀크의 문제를 언급하며 그의 복귀를 요청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이후 카울로라는 집시 여인이 찾아오는데, 그녀는 현 피키 블라인더스의 보스인 듀크의 어머니 젤다의 쌍둥이 여동생이란다.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 카울로의 설득 끝에 토마스는 결국 버밍엄의 피키 블라인더스로 돌아오기로 결심한다. 나치의 위협으로부터 듀크를 지키고, 피키 블라인더스를 지키며, 나아가 영국을 지키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그는 평생 이어질 내면의 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복귀를 선택한다. 그는 과연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피키 블라인더스: 불멸의 남자>의 한 장면.넷플릭스
'불멸의 남자', 내면의 전쟁을 마주하다
탁월한 능력과 리더십으로 수많은 이들의 신망을 얻은 갱스터 조직의 보스 토마스 쉘비. 그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하원의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따라오는 위협과 제1차 세계대전에서 얻은 트라우마, 그리고 독단적이고 고립적인 성향은 그를 점점 내면으로 몰아넣었고, 결국 은둔에 이르게 했다. 그는 오랜 시간 스스로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던 셈이다.
영화는 그를 다시 현실로 불러내는 과정에서 개인적 동기와 대의적 명분을 치밀하게 쌓아 올린다. 그중 단 하나라도 성립하지 않았다면 그는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전반부에서 그의 은둔을 충분히 쌓아 올린 뒤, 후반부에서 폭발시키는 전개는 강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피키 블라인더스>의 팬이라면 대단원의 감동을 느낄 수 있고, 시리즈를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
토마스 쉘비, '버밍엄의 왕'이었던 그는 과연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을까. 그가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못한 내면의 전쟁 상대는 누구였을까. 조직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음에도 복귀를 거부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부제 '불멸의 남자'가 의미하는 바와 함께 그 답이 하나씩 드러난다.
완전히 새로운 판으로 나아갈 <피키 블라인더스>의 다음 이야기를 앞두고, 1~6시즌은 이 '불멸의 남자'를 통해 비로소 하나의 완성에 도달했다. 동시에 이 작품은 독립적인 갱스터 누아르로서도 충분한 완성도를 지닌다.
킬리언 머피는 물론 배리 키오건, 레베카 퍼거슨, 팀 로스의 뛰어난 연기까지 더해져 완성도를 높인다. 이전 시즌을 정주행한 뒤 이 작품을 감상하고, 이어질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공유하기
영국판 대부 '피키 블라인더스', 더할 나위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