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부부는 왜 이 뮤지컬을 콕 짚어 관람했을까

위로의 메시지 전하는 공연, 대학로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

 뮤지컬 <긴긴밤> 출연진과 이재명 대통령 부부
뮤지컬 <긴긴밤> 출연진과 이재명 대통령 부부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갈무리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과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를 찾아 뮤지컬 <긴긴밤>을 관람했다.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이를 독려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것이다. 정책의 확대 시행에 발맞춰 공연계에서도 EMK뮤지컬컴퍼니, 신시컴퍼니, 쇼노트 등 30개 주요 제작사들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날 이 대통령 부부는 대학로 일대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극장가를 찾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기도 했다. 공연 후에는 출연진과 만나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이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이후 필자가 대학로를 방문하니 이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현수막이 크게 걸린 음식점은 사람들로 붐볐고, 뮤지컬 <긴긴밤>은 뜨거운 관객 호응 속에 4월 5일까지 일주일 연장 공연을 확정했다.

공연계에는 시기별로 일종의 트렌드가 있다. 특정 주제의 작품 다수가 동시에 상연되거나, 많은 작품들 가운데 특정 주제의 작품들이 유독 흥행하는 식으로 트렌드가 결정된다. 분야를 막론하고 트렌드는 그 시기 사람들의 불만이나 희망을 반영하곤 한다. <긴긴밤>을 비롯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연이 현재 대학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이 관람한 화제의 뮤지컬

 뮤지컬 <긴긴밤> 공연 사진
뮤지컬 <긴긴밤> 공연 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대학로에서는 매일같이 수십 편에 달하는 연극과 뮤지컬이 공연된다. 이 대통령이 관람한 <긴긴밤>이 공연되는 극장인 링크아트센터 드림에서만 현재 4편의 공연이 상연되고 있다. 많은 공연 가운데 대통령이 관람할 공연으로 <긴긴밤>이 선택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상징성과 메시지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했을 테니, <긴긴밤>의 메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루리 작가의 동화 <긴긴밤>(문학동네, 2021)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 아프리카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란 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새끼 펭귄의 여정을 다룬다. 둘은 사막을 지나 바다에 닿고자 모험을 시작하지만, 순탄하지 않은 여정을 거듭하며 긴긴밤을 보낸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다른 동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존재이기에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단지 옆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며, 덕분에 어두운 긴긴밤을 견딘다. 코뿔소와 펭귄의 이야기는 서로 다르기에 멀어지고 단절된 사람들을 비추고, 그럼에도 동행함으로써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쓰여진 원작이 3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창작 동화로는 이례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뮤지컬 역시 세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관객이 즐기고 있다는 점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결망이 약해지고 단절이 심화되는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현대인에게는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희망이 자리하고 있다.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우리에게, 연극 <오펀스>

 연극 <오펀스> 공연 사진
연극 <오펀스> 공연 사진레드앤블루

뮤지컬 중에서는 <긴긴밤>이 대표적이라면, 연극 중에서는 <오펀스>가 대표적이다. 두 작품은 현재 공연 관객들 사이에서 이른바 '오열극'으로 불리며 흥행 중이다. <긴긴밤>은 일주일 연장 공연을 확정했고, 지난 10일 개막한 <오펀스>는 높은 객석 점유율을 연일 기록하고 있다.

<긴긴밤>이 버려진 동물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는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라면, <오펀스>는 버려진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세상에 나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갱스터 '해롤드'와 고아 형제 '트릿', '필립'이 위태로운 동거를 이어가다 어딘가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해외에서 초연될 무렵까지만 해도 해롤드를 통해 위로를 받는 트릿과 필립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며 세대 간 위로의 메시지가 연극의 핵심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세월을 거듭하고 한국에서 공연되면서 비단 고아 형제를 향한 어른 해롤드의 위로뿐 아니라, 어른을 향한 젊은 세대의 위로도 조명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7년 한국 초연 이후 어느덧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오펀스>는 세대를 넘어선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대표하는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김태형 연출가는 지난 19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극중 인물들을 "안전망이 사라진 사회에서 탈락한 자들"이라고 설명하며 "일반적인 사회 질서에 편승하지 못한 약자들도 충분히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음을 확인해주는 작품"이라고 <오펀스>의 의미를 부연했다. 특히 한국 공연에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젠더프리를 시도하며, 보다 보편적인 사람들 간의 이야기로 주제 의식을 확장했다.

<긴긴밤>, <오펀스>로 대표되는 위로를 전하는 공연에 관객들의 작품이 집중된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에 위로가 필요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긴긴밤>의 위로는 4월 5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드림 1관에서, 연극 <오펀스>의 위로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이어진다.
공연 뮤지컬 긴긴밤 연극 오펀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