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긴긴밤> 공연 사진
라이브러리컴퍼니
대학로에서는 매일같이 수십 편에 달하는 연극과 뮤지컬이 공연된다. 이 대통령이 관람한 <긴긴밤>이 공연되는 극장인 링크아트센터 드림에서만 현재 4편의 공연이 상연되고 있다. 많은 공연 가운데 대통령이 관람할 공연으로 <긴긴밤>이 선택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상징성과 메시지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했을 테니, <긴긴밤>의 메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루리 작가의 동화 <긴긴밤>(문학동네, 2021)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 아프리카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란 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새끼 펭귄의 여정을 다룬다. 둘은 사막을 지나 바다에 닿고자 모험을 시작하지만, 순탄하지 않은 여정을 거듭하며 긴긴밤을 보낸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다른 동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존재이기에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단지 옆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며, 덕분에 어두운 긴긴밤을 견딘다. 코뿔소와 펭귄의 이야기는 서로 다르기에 멀어지고 단절된 사람들을 비추고, 그럼에도 동행함으로써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쓰여진 원작이 3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창작 동화로는 이례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뮤지컬 역시 세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관객이 즐기고 있다는 점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결망이 약해지고 단절이 심화되는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현대인에게는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희망이 자리하고 있다.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우리에게, 연극 <오펀스>
▲연극 <오펀스> 공연 사진레드앤블루
뮤지컬 중에서는 <긴긴밤>이 대표적이라면, 연극 중에서는 <오펀스>가 대표적이다. 두 작품은 현재 공연 관객들 사이에서 이른바 '오열극'으로 불리며 흥행 중이다. <긴긴밤>은 일주일 연장 공연을 확정했고, 지난 10일 개막한 <오펀스>는 높은 객석 점유율을 연일 기록하고 있다.
<긴긴밤>이 버려진 동물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는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라면, <오펀스>는 버려진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세상에 나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갱스터 '해롤드'와 고아 형제 '트릿', '필립'이 위태로운 동거를 이어가다 어딘가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해외에서 초연될 무렵까지만 해도 해롤드를 통해 위로를 받는 트릿과 필립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며 세대 간 위로의 메시지가 연극의 핵심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세월을 거듭하고 한국에서 공연되면서 비단 고아 형제를 향한 어른 해롤드의 위로뿐 아니라, 어른을 향한 젊은 세대의 위로도 조명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7년 한국 초연 이후 어느덧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오펀스>는 세대를 넘어선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대표하는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김태형 연출가는 지난 19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극중 인물들을 "안전망이 사라진 사회에서 탈락한 자들"이라고 설명하며 "일반적인 사회 질서에 편승하지 못한 약자들도 충분히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음을 확인해주는 작품"이라고 <오펀스>의 의미를 부연했다. 특히 한국 공연에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젠더프리를 시도하며, 보다 보편적인 사람들 간의 이야기로 주제 의식을 확장했다.
<긴긴밤>, <오펀스>로 대표되는 위로를 전하는 공연에 관객들의 작품이 집중된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에 위로가 필요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긴긴밤>의 위로는 4월 5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드림 1관에서, 연극 <오펀스>의 위로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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