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시즌 V리그 올스타전 (2026.1.25)
흥국생명 배구단 SNS
'배구 황제' 김연경(38·192cm) 은퇴 이후 첫 시즌인 2025-2026 V리그 정규리그의 흥행 성적표가 나왔다.
여자배구의 경우 시청률은 3년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락세로 전환했다. 관중은 지난 시즌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남자배구는 시청률은 4시즌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관중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청률 전문 조사 기관인 '닐슨코리아'가 매일 공개 발표하고 방송사 등이 흥행 판단 지표로 활용하는 닐슨코리아의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에 따르면, 올 시즌 V리그는 남녀 배구 모두 지난 시즌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배구는 올 시즌 정규리그 전체 케이블TV 평균 시청률이 1.0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시즌인 2024-2025시즌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 1.09%보다 하락한 수치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 영향 없이 정상적으로 정규리그를 종료한 2022-202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상승세도 마감됐다.
여자배구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은 2022-2023시즌 1.04%, 2023-2024시즌 1.08%, 2024-2025시즌 1.09%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경기별 시청률 추세도 지난 시즌과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여자배구는 케이블TV에서 비교적 높은 시청률로 평가받는 1.30%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21경기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10경기에 불과해 절반으로 줄었다.
V리그 흥행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온 김연경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임은 불문가지다.
여자배구 시청률 '첫 하락'... 남자배구 '하락 장기화'
남자배구는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전체 케이블TV 평균 시청률이 0.399%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2022-2023시즌 0.49%, 2023-2024시즌 0.44%, 2024-2025시즌 0.43%, 2025-2026시즌 0.399%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남자배구가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 효과로 관중 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대중적 관심에서는 계속 멀어지고 있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지금의 시청률 하락세가 계속되면, 방송사 중계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 '국내 선수의 대중적 스타' 만들기, 국제대회 성적 향상, 남자배구 전체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부정적 논란의 선수들 정리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편, 한국배구연맹(KOVO)이 발표하는 V리그 경기 시청률은 대중적으로 공인된 시청률과 집계 방식이 다르다. KOVO는 닐슨코리아의 '전국 케이블 가구' 기준을 바탕으로 자체 집계 방식을 사용한다. 그런데 두 시청률 사이의 차이가 상당하다. 특히 여자배구는 그 격차가 너무 커지면서 배구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 시즌 V리그 정규리그 관중 수는 남녀 모두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폭은 여자부, 남자부가 크게 달랐다.
여자배구는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총관중 310,535명, 평균 관중 2465명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총관중 310,167명보다 368명(0.1%) 증가했다. 때문에 '인쿠시 효과'가 없었다면, 크게 감소했을 가능성도 높았다.
홈구장 평균 관중 수를 살펴보면,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한 한국도로공사가 272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김연경 효과'로 4331명을 기록하며 남녀부 통틀어 유일하게 4000명대였던 흥국생명은 올 시즌 2626명으로 무려 39.4%나 급감했다.
남자배구는 올 시즌 정규리그 총관중 286,234명, 평균 관중 2272명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총관중 242,886명보다 43,348명(17.8%) 급증했다. OK저축은행의 부산으로 연고지 이전 효과가 가장 큰 이유였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홈구장 평균 관중이 3334명으로 지난 시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올 시즌 V리그 최다 관중 기록은 '김연경 은퇴식'이 열렸던 2025년 10월 18일 흥국생명-정관장 경기였다. 이날 5401명이 몰렸다. 올 시즌 남녀부 통틀어 유일한 5000명대였다.
신인감독 김연경-인쿠시 열풍... 여자배구 흥행 '큰 버팀목'
▲인쿠시 선수
인쿠시 SNS
한편, 여자배구가 김연경 은퇴 공백에도 시청률, 관중 수가 대폭 하락하지 않고, 비교적 선방한 데는 MBC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 열풍과 정관장의 인쿠시(21·180cm) 영입 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각종 흥행 지표로 여실히 증명된다. 지난해 9월~11월에 방송된 <신인감독 김연경>은 시청률, 화제성 등 흥행 면에서 대성공을 거두었고, 최근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며 작품성까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여파로 방송이 종영한 이후에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V리그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확산됐다.
그런 와중에 결정적으로 기름을 부은 사건이 바로 정관장의 '인쿠시 영입'이었다. 인쿠시는 <신인감독 김연경> 출연 이후 성장 서사, 김연경 제자, 귀엽고 선한 인상 등이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대중적 인기 스타'로 급부상했다.
때문에 정관장이 지난해 12월 8일 인쿠시 영입을 발표한 한 순간부터 V리그의 관중, 시청률, 온라인 팬 투표, 화제성 등 각종 흥행 지표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 왔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남녀부 통틀어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경기도 인쿠시가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경기다. 지난 1월 8일 열린 IBK기업은행-정관장 경기가 시청률 1.50%를 기록했다. 올 시즌 V리그에서 유일하게 1.5%를 넘긴 사례다. 이날 인쿠시는 개인 최다 득점(18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또한 올 시즌 V리그 최고 시청률 경기 톱5 중에 인쿠시가 활약했던 정관장 경기가 3개(1,3,5위)나 된다. 톱10까지 범위를 넓히면, <신인감독 김연경> 출신의 인쿠시, 이나연이 맹활약했던 정관장, 흥국생명 경기가 무려 7개다.
프로 리그, '대중적 인기 스타' 중요성 재확인
관중 수에서도 인쿠시 효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정관장은 올 시즌 상반기(1~3라운드)까지만 해도 홈구장 평균 관중이 1939명으로 여자부 7개 팀 중 꼴찌였다. 그러나 인쿠시 열풍이 본격화된 하반기(4~6라운드)는 2672명으로 급증하며,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놀라운 점은 정관장이 팀 성적이 최하위로 연패를 거듭했음에도 관중 수가 급증하는 대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보통 팀 순위가 꼴찌면, 관중과 시청률 모두 급락하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팀 성적보다 인쿠시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프로에서 성공하기를 뜨겁게 응원한 것이다.
'인쿠시 열풍'은 비단 정관장뿐만 아니라, 여자배구 전체의 흥행에도 큰 기여를 했다. 다른 팀들도 홈구장에서 정관장과 경기를 할 때, 관중이 이전보다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인쿠시가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한 6라운드에는 정관장의 관중 수도 크게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국내 프로 리그가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선 '대중적 인기 스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준 것이다.
정규리그를 마친 V리그는 24일 여자부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포스트 시즌에 돌입한다. 또한 4월 1일부터 열리는 남녀부 챔피언결정전은 프로야구 개막 이후이기 때문에 흥행 면에서 지난 시즌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은 김연경이 V리그에서 뛴 8시즌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기 때문에 케이블TV 시청률 2~3%대를 기록하며 초대박을 친 사례가 많았다. 올 시즌은 어떤 변화가 발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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