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방탄소년단)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컴백 공연 ‘비티에스 컴백 라이브 : 아리랑’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무래도 효과 쓰며 공연을 본격적으로 하기엔 장소 시설 제약이 크다 보니 무대가 살짝 단순해진 것 같다"(이규탁 조지메이슨대 교수/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라는 지적처럼 광화문 광장은 공연, 특히 대중음악 공연을 거행하기엔 최악의 여건을 지닌 장소다.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상징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들어 여러 차례 방향성 없이 재정비가 이뤄지면서 관객 동선, 음향 설계 등에서 적지 않은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암 월드컵경기장 같은 대형 공연 시설 대신 광화문이 선택된 사실 역시 다양한 의견을 불러일으켰다.
X(구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에서는 해외 이용자를 중심으로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이 다수 포착됐다. 한 X 사용자는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번 광화문 공연에 불만이 많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아리랑>을 통해 한국 특유의 '흥(Heung)'에 대한 기대감을 느꼈다. 이제 광화문이 지구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글을 남겼다.
해외 케이팝 팬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김성환 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을 외국인들은 늘 새롭게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팝은 그런 새로운 시선을 통해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팬덤이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광화문을 공연 장소로 택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케이팝에 큰 관심이 없던 한국인들까지 생중계를 보게 만들었다"며 "각기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얼마만큼 케이팝 신 자체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아리랑'이 남긴 의외의 성과
▲BTS(방탄소년단)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컴백 공연 ‘비티에스 컴백 라이브 : 아리랑’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3시간 가까운 단독 콘서트를 진행해왔던 BTS의 명성을 감안하면 1시간짜리 특집쇼는 일부 시청자 혹은 케이팝 팬들에겐 분명 짧고 단출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이와 맞물려 국내 음악 방송과는 대비되는 넷플릭스 연출에 대한 일부 쓴소리도 포착되었다. 전체적인 구성이 미국 TV쇼 형식에 의존한 익숙한 문법에 머무르면서 평이했다는 평도 뒤따랐다.
이밖에 안전하고 무사하게 운영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둔 탓에 각종 통제 실시 등으로 인해 표 없는 사람의 현장 진입 장벽을 높여 놓은 부분은 방송 외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론 촬영을 통해 광화문 대형 건물 사이에서 빛나는 무대와 팬들을 한 화면에 담아낸 순간 "과연 이런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대도시 중심부가 세상에 몇군데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수만명 인파 운집과 더불어 190개국 동시 생중계라는 대한민국 대중음악계 초유의 이벤트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를 딛고 무탈히 행사를 끝마쳐냈다는 맥락에선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로 평가할 만하다.
BTS와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시각차는 결국 개개인이 이번 무대에서 '무엇'을 보려 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누군가에게는 연출 및 구성의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의식이었다. 이러한 시선의 엇갈림이야말로 방탄소년단이 여전히 대중문화 중심에서 뜨겁고 건강한 토론을 유도하는 아이콘임을 증명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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