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컷
프로젝트 헤일메리
세 번의 노크와 마지막 패스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중요한 노크는 세 차례 등장한다. 처음은 스트라트가 교실에 있는 그레이스를 찾을 때다. 사실 들어온 뒤에 '똑똑' 입으로 소리를 내기 때문에 노크의 기능 중 하나인 동의 여부는 없다. 인류 생존이라는 목표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냉혈한 스트라트의 캐릭터가 반영된 행동이다. 하지만 인간미 없던 그녀도 발사를 앞두고 열린 회식 자리에서 노래방 마이크를 잡고 해리 스타일의 '사인 오브더 타임스 Sign of the Times'를 부른다.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괜찮지만, 본인의 목숨이 위태로워 5분 남짓 남은 상황에서 아이에게 해주는 엄마의 말을 담은 곡이다.
두 번째는 노크라기에 거리감이 있다. 그레이스의 우주선을 만난 후 로키가 던진 제노나이트 박스다. 박스에는 타우세티를 중심으로 본인이 어느 항성계에서 왔는지 알아볼 수 있는 모빌. 그리고 똑같이 아스트로파지가 만든 페트로바선으로 인해 위기라는 묘사가 표현된 상징물이 담겼다. 각자의 모성이 아니라 우주의 또 다른 행성에서 같은 목표로 만나게 된 미지의 존재들이 나누는 우정과 모험에 대한 복선을 담은 노크라고 봐도 좋을 거 같다.
세 번째 노크가 중요하다. 연료 고갈로 멈춰버린 로키의 우주선을 찾아낸 그레이스가 간절하게 두드리는 노크다. 그레이스는 아스트로파지 포식자인 타우메바의 표본과 사용법을 담은 구호선 비틀(Beetle)만 지구로 발사하고 결국 200만kg의 아스트로파지를 싣고 로키에게로 향했다. 항상 도망치기만 했던 그레이스의 결단으로 결국 로키의 모성인 에리드도 평화를 찾는다. 오아시스의 직계선배라고 할 수 있는 비틀스의 '투 오브 어스 Two of us'가 우주에 울린다.
We're on our way home
우린 집으로 가고 있어
We're on our way home
우린 집으로 가고 있어
We're going home
우린 집으로 가고 있어
You and I have memories
너와 나에겐 추억이 있지
Longer than the road that stretches out ahead
우리 앞에 펼쳐진 길보다 더 긴
헤일 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에서 종료 직전 역전을 노리고 던지는 긴 패스를 의미한다. 알고리즘에 의한 에코 체임버 효과로 나와 다른 사상을 가진 타인에 대한 불신과 증오가 소통을 냉각시키고, 외계인이 침공하면 한국과 일본도 동맹을 맺는다지만 불안한 세계정세에서 우방에 대한 개념마저 흔들린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해 온 인류지만 서로를 알아가고 공존의 고민을 나눌 노크의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이제는 우리 앞에 펼쳐진 길보다 더 긴 패스를 던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