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령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수비형 외야수'라는 꼬리표를 떨쳐내는 모습이다.
KIA 타이거즈
지난해 커리어 하이... 타격 변화의 시작
김호령의 최근 상승세는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변화의 시작은 이미 지난 시즌부터 나타났다. 105경기에서 타율 0.283(94안타), 12도루, 34볼넷, 39타점, 46득점으로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대부분이 개인 커리어하이다.
26개의 2루타와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 역시 올라왔음을 입증했다. 과거에는 단타 위주의 타격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멀리가는 타구가 꾸준히 나오면서 공격 기여도가 크게 높아졌다.
현장에서는 타격폼 안정이 가장 큰 변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슬럼프가 찾아올 때마다 타격폼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유지하며 리듬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타석에서의 자신감 역시 달라졌다. 투수와의 승부에서 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스윙을 가져가는 장면이 늘었고,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좋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경기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시즌에는 장타를 포함한 결정적인 안타로 팀 공격의 흐름을 바꾸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김호령에게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는 시즌이었다. 오랫동안 따라다녔던 '수비형 외야수'라는 이미지를 조금씩 지워나가기 시작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리그 정상급 중견수 향한 도전
김호령의 가장 큰 강점은 여전히 수비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정확한 타구 판단 능력은 이미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견수 포지션은 외야 수비의 중심이다. 좌우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고, 다른 외야수와의 수비 조율도 담당해야 한다. 이 때문에 경험과 판단력이 모두 요구되는 자리다.
김호령은 데뷔 이후 꾸준히 이 역할을 수행하며 팀 수비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깊숙한 타구를 쫓아가 잡아내는 장면이나, 빠른 스타트로 장타성 타구를 끊어내는 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문제는 늘 공격이었다. 수비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선수였지만 타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팀 내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그 평가를 바꾸고 있다. 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된다면 김호령은 단순한 수비형 외야수를 넘어 공수 균형을 갖춘 선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팀 전력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안정적인 수비를 유지하면서 상위 타순에서 출루까지 책임질 수 있는 중견수는 리그에서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시범경기는 아직 과정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보여준 타격감이 정규 시즌까지 이어질 경우 김호령의 위상은 분명 달라질 수 있다. 수비 하나만으로도 이미 인정받았던 선수, 여기에 타격까지 더해진다면, 김호령은 더 이상 '수비형 외야수'가 아닌 리그 정상급 중견수라는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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