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가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20㎞ 인터벌 스타트 좌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이날 김윤지는 58분23초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눈발이 날리는 데다 진눈깨비 탓에 땅이 질펀한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김윤지는 분전했다. 첫 1.6km 지점을 5분 25초 3의 기록으로 통과하며 미국의 옥사나 마스터스를 4초 차이로 따돌리는 훌륭한 성적을 냈다. 3.0km 지점에서 옥사나 마스터즈에게 0.8초 차이로 추격을 당했던 김윤지는 6.0km 지점에서 상대에게 추월을 당하며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절반을 앞둔 9.0km 지점을 28분 31초 7의 기록으로 통과하며 다시금 1위에 올라선 김윤지. 마침 눈도 그치며 편하게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된 덕분에 김윤지는 자신의 레이스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김윤지는 15.0km 지점을 44분 59초 5로 통과하며 옥사나 마스터스를 26초 6 차이로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18.0km 지점에서는 2위 경쟁자가 바뀌었다. 독일의 안야 윈커가 옥사나 마스터스를 상대로 역전을 이룬 것. 김윤지는 2위와의 기록 차이를 점점 벌려나가며 금빛 주행에 더욱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더욱 좋은 템포를 보여주었던 김윤지는 새 역사를 향해 점점 가까워지는 주행을 이어갔다.
20km 주행을 끝마치는 순간. 김윤지는 피니시 라인을 58분 23초 3(실제 기록 1시간 7분 6초 8, 펙터 87%)의 기록으로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펙터는 장애 등급에 따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실제 기록에 곱하는 수치를 의미한다. 펙터 87%의 경우 초시계의 속도를 0.87배로 당긴다 - 기자 말)
옥사나 마스터스의 59분 34초 5(펙터 100%)보다 이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윤지는 '스마일리'라는 자신의 별명에 맞게 결승선 통과 직후 메달 기록을 스스로 축하하는 기쁨의 웃음을 지어보였다. 메달 경쟁 상대였던 안야 윈커 역시 59분 17초 4(펙터 86%)로 결승선을 통과, 김윤지는 자신의 첫 패럴림픽 마지막 경기에서 다섯 번째 메달, 두 번째 금메달을 추가하는 기쁨을 누렸다.
김윤지와 함께 남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20km 인터벌스타트 좌식 경기에 나선 남자 동계 패럴림픽의 역사, 신의현(BDH파라스)은 55분 45초 0(펙터 100%)의 기록으로 11위에 올랐다. 정재석(BDH파라스)은 58분 35초 2(펙터 87%)를 기록, 18위로 이번 패럴림픽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한편 같은 날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마지막 종목인 남자 알파인 스키 회전 시각장애에 나선 황민규(SK에코플랜트)는 김준형 가이드와 함께 1·2차 시기를 합쳐 1분 42초 79의 성적을 기록했다. 무릎 인대가 상한 데다, 그리고 종아리 근육 파열을 딛고 이번 대회에 나선 황민규는 7위로 대회 마지막 경기를 매조지었다.
올림픽도 뛰어넘은 단일 대회 '멀티 메달리스트' 기록 쓴 김윤지
김윤지의 이번 패럴림픽 활약상은 완벽했다. 패럴림픽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왜 세계 랭킹 1위를 다투는 선수인지를 보여줬다. 9일 남짓한 패럴림픽 기간 동안 무려 여섯 종목에 출전해 그 가운데 다섯 개의 메달을 따내며 한국 체육의 새 역사를 썼다.
바이애슬론에서는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따냈다. 김윤지는 7일 첫 경기로 치른 7.5km 스프린트 좌식에서는 4위를 기록하며 예열에 나섰고, 다음 날인 8일 12.5km 좌식에서 38분 00초 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8년 만의 금맥을 캐내는 데 성공했다. 13일에는 스프린트 추적에 나서 11분 41초 6의 기록으로 은메달까지 따내며 멀티 메달을 기록했다.
크로스컨트리에서는 10일 열린 스프린트 좌식에서 2위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따냈고, 다음 날인 11일 열린 10km 인터벌스타트 좌식에서도 26분 51초 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하나 더 얻어냈다. 그리고 15일 20km 인터벌스타트 좌식에서 따낸 금메달까지,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서 두 개의 금메달과 세 개의 은메달을 얻어낸 김윤지였다.
김윤지가 한 대회에서 따낸 다섯 개의 메달 기록은 동·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모두 통틀어 최초의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4개였다. 패럴림픽에서는 장애인 육상의 강성국이 1988 서울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홍석만이 2008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기록했고, 올림픽에서는 2006 토리노 대회에서 안현수가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던 바 있다.
하지만 종전의 기록을 모두 뛰어넘은 김윤지는 무려 다섯 개의 메달을 따내며 '멀티 메달리스트'에 등극, 대한민국의 패럴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견인했다. 김윤지는 한국 장애인 스포츠를 넘어, 한국 스포츠의 역사를 새로이 쓴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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