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꺾고 8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27-25,25-17)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69점을 확보한 도로공사는 오는 17일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2017-2018 시즌 이후 8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24승11패).
도로공사는 주포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가 45.1%의 성공률로 24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토종 에이스 강소휘가 블로킹 3개와 함께 51.85%의 성공률로 18득점, 미들블로커 김세빈도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1득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편 이날 흥국생명이 패하면서 여자부 최초의 준플레이오프 성사가 확정됐고 도로공사는 오는 4월1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격돌한다.
▲도로공사는 프로 출범 후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17-2018 시즌 이후 8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배구연맹
'리버스 스윕' 우승 후 연속 봄 배구 실패
지난 2022-2023 시즌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한 후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꺾은 도로공사는 챔프전에서 '배구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첫 2경기를 먼저 내줬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2경기를 먼저 빼앗긴 후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으며 3차전부터 분위기를 반전 시켰고 3~5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V리그 챔프전 역사에서 최초로 나온 '리버스 스윕' 우승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박정아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정대영이 GS칼텍스 KIXX로 떠난 도로공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김세빈을 지명했지만 12승 24패로 7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렀다. 그렇게 갑작스런 추락을 경험한 도로공사는 2024년 FA시장에서 최대어 강소휘를 3년 총액24억 원을 주고 영입했고 아시아쿼터를 유니에스카 로블레스 바티스타, 외국인 선수를 멜렐린 니콜로바로 교체했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알찬 전력 보강으로 다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무엇보다 189cm의 장신 아웃사이드히터 유니가 단 2경기 만에 퇴출된 것이 치명적이었다. 타나차 쑥솟이 재합류할 때까지 아시아쿼터 없이 경기를 치른 도로공사는 시즌 개막 후 13경기에서 단 2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시즌 운명을 결정지을 초반 순위 경쟁에서 일찌감치 낙오한 것이다.
그렇게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에도 5위에 머물며 두 시즌 연속 봄 배구 나들이에 실패했지만 희망을 발견한 요소도 충분했다. 3라운드부터 타나차가 복귀하면서 강소휘, 니콜로바와 함께 삼각편대로 활약했고 루키 김다은 역시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실제로 전반기 18경기에서 5승13패에 그쳤던 도로공사는 후반기 18경기에서 12승6패를 기록하며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강소휘를 영입하는데 거액을 투자했던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최리' 임명옥(기업은행)이 FA자격을 얻었지만 연봉 규모를 줄여야 했던 도로공사는 임명옥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힘들었다. 결국 도로공사는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임명옥을 기업은행으로 보내고 또 한 명의 베테랑 황연주를 영입했으며 니콜로바를 대신할 새 외국인 선수로 V리그 경력이 풍부한 모마를 지명하면서 비 시즌을 마쳤다.
현대건설 추격 뿌리치고 정규리그 우승 확정
▲리그에서 가장 리시브가 뛰어난 공격수였던 문정원은 리베로 변신 후에도 리시브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배구연맹
도로공사는 국내 선수들만 출전했던 작년 컵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5위에 그쳤던 지난 시즌에 비해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즌 전 배구팬들로부터 상위권 후보로 평가 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 같은 평가는 작년 10월21일 개막전에서 외국인 선수 조 웨더링튼이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4시즌 연속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10월25일 흥국생명전부터 11월27일 페퍼저축은행전까지 파죽의 10연승을 질주하며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랐고 3라운드까지 15승3패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4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도로공사는 5라운드에서 2승4패로 주춤하며 현대건설에게 승점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끝까지 선두를 지켜내며 13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시즌 전 배구팬들이 도로공사의 전력에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역시 6시즌 연속 리베로 부문 베스트7을 차지했던 임명옥이 빠진 리베로 자리였다. 하지만 김종민 감독은 새로운 리베로를 영입하지 않고 수 년간 '리시빙 아포짓'으로 활약했던 문정원에게 리베로 자리를 맡겼다. 그리고 '초보 리베로' 문정원은 이번 시즌 리시브 1위(49.19%),디그 4위(세트당4.88개)를 기록하며 도로공사의 후위를 든든히 지켰다.
개막전 이후 배유나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것도 도로공사에겐 큰 악재였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2025-2026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신인 이지윤을 주전 미들블로커로 내세웠고 이지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면서 배유나의 공백을 잘 메웠다. 그리고 이지윤이 주춤한 시즌 후반에는 베테랑 배유나가 건강하게 복귀해 특유의 영리한 플레이로 도로공사의 중앙을 잘 지키면서 챔프전 진출에 기여했다.
챔프전까지 주어지는 약 보름의 준비 기간은 도로공사에게 커다란 호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 2월24일 현대건설전에서 발목을 다친 타나차가 챔프전까지 회복 및 복귀 준비를 할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타나차는 오는 17일 기업은행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8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프전에 직행한 도로공사는 8년 전처럼 통합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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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 완파' 도로공사, 8년 만에 '챔프전 직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