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투수 론 마리나치오(97)가 2026년 3월 10일(현지 시각)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미국과의 경기에서 8회에 공을 던지고 있다. (AP Photo/Ashley Landis)
연합뉴스 = AP
패배의 여파는 단순한 1패 이상이다.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자력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마친 미국은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를 지켜보며 복잡한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한다.
현재 B조는 이탈리아가 3승 무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미국이 3승 1패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멕시코가 2승 1패로 추격하고 있어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뒤바뀔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탈리아와 멕시코의 맞대결이다. 만약 이탈리아가 승리한다면 미국은 조 2위를 유지하며 무난하게 8강에 진출한다. 그러나 멕시코가 승리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세 팀이 모두 3승 1패로 동률을 이루는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최소 실점률'과 같은 세부 타이브레이커 규정이 적용된다. 특정 조건이 맞아떨어질 경우 미국이 조 3위로 밀려 탈락하는 상황도 가능하다. 야구 종주국으로 불리는 미국이 조별리그 탈락 위기를 맞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큰 충격이다. 그만큼 이번 대회 B조는 예상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이 당연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단기 국제대회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가 결과를 바꾸기도 한다. 미국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수비 집중력이 흔들렸고, 투수진 역시 상대 타선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공격에서 꾸준히 점수를 뽑았음에도 경기 흐름을 뒤집지 못한 이유다.
여기에 경기 전 대표팀 운영과 관련된 혼선까지 겹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미국 대표팀이 조별리그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라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WBC는 세계 각국의 야구 강국들이 최정예 국가대표로 맞붙는 대회다. 특히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참가하는 만큼 미국은 언제나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 자체가 미국 야구의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이제 미국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멕시코와 이탈리아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가 갈리게 된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팀이 '경우의 수 계산기'를 두드리는 처지에 놓인 지금, 이번 WBC는 다시 한번 스포츠의 냉혹함과 예측 불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승 후보 미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라운드로 향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야구 팬들의 시선이 마지막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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