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가상의 900가지 테마 데이트, 지수 연기는 '글쎄'

[리뷰] 넷플릭스 10부작 신작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 <월간남친>

 넷플릭스 '월간남친'
넷플릭스 '월간남친'넷플릭스

웹툰 PD 서미래(지수 분)에게 연애는 그저 사치일 뿐. 늘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 일상에 지쳐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앙숙 같은 동료 PD 박경남(서인국 분)과의 껄끄러운 관계뿐만 아니라 과거 회사 생활을 암흑기로 몰아넣었던 웹툰 작가 윤송(공민정 분)과의 악몽 같은 재회로 미래의 요즘은 정말 되는 일 하나 없는 현실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래에게 흥미로운 제안이 들어온다. 윤송의 주요 캐릭터를 활용한 연애 시뮬레이션을 개발 중인 업체의 담당자(이학주 분)가 기기를 사용해 보고 서비스 리뷰를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짭짤한 부수입에 별다른 생각 없이 제안을 받아들인 미래는 VR 기기를 착용한 뒤,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곳에는 현실에서는 만나기 힘든 멋지고 달콤한 연애의 대상들이 줄지어 미래를 기다리고 있었다. 순정만화에서나 볼 법한 왕자님(이수혁 분) 같은 인물부터 첩보원(옹성우 분), 의사(이재욱 분), 검사(이현욱 분), 대학 선배(서강준 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미래는 모처럼 진짜 연애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월간남친' 서비스에 빠져든 미래는 과연 가상 현실 밖 세상에서도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OTT만 구독해? 이젠 사랑도 구독해!
 넷플릭스 '월간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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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공개된 총 10부작 구성의 <월간남친>은 올해 넷플릭스가 <이 사랑 통역이 되나요?>, <레이디 두아>에 이어 선보이는 세 번째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다. <월간남친>은 월드스타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주연작이라는 점뿐 아니라, OTT와 각종 IT 서비스로 익숙해진 '구독제 서비스'에서 착안한 가상 현실 연애 서비스를 중심에 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디바이스만 착용하면 누구나 가상 세계에서 900가지 테마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는 설정은 분명 노골적인 판타지에 가깝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연애를 포기하고 '연애 예능' 시청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는 현대인의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월간남친>만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장치는 역대급 캐스팅이라 할 만한 남성 배우들의 총출동이다. 이현욱, 김영대, 박재범, 서강준, 이수혁, 옹성우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배우들의 등장은 옴니버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덕분에 로코 특유의 뻔한 클리셰가 곳곳에서 포착되는 드라마의 약점도 상당 부분 희석된다.

가볍게 즐기는 팝콘 같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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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도시여자들>, <힘센여자 강남순>, <손해 보기 싫어서> 등을 통해 여성 캐릭터 중심 서사를 경쾌한 감각으로 풀어낸 김정식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묵직한 메시지 전달보다는 극중 BGM으로 사용된 케이팝처럼 가볍고 활기찬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통해 가상 현실 세계관 도입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흐름을 경쾌한 호흡으로 풀어낸다. 동시에 시리즈 초반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박경남 PD와 미래 사이의 현실 로맨스에 자연스러운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진짜 사랑'의 의미를 되짚게 만든다.

가상 세계 체험을 통해 얻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현실 세계의 사랑을 향한 용기로 이어질 수 있을까. <월간남친>은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비교적 긍정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19금과 스릴러 요소가 강했던 여타 넷플릭스 시리즈와 달리 <월간남친>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팝콘 스낵' 같은 드라마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만하다.

우려했던 지수의 연기력...여전히 호불호
 넷플릭스 '월간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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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월간남친> 공개 이전부터 우려를 자아냈던 주연 배우 지수의 연기력 문제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호불호'라는 논란의 불씨를 남긴다. 그동안 드라마 <설강화>, <뉴토피아>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을 거치며 꾸준히 논쟁의 중심에 섰던 만큼, 글로벌 OTT 작품인 <월간남친>에서도 많은 이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극의 특성상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다수 등장하는 데다 거의 매 장면 얼굴을 내비칠 만큼 지수는 이 드라마에선 절대적 비중을 지닌 인물이다. 비주얼 측면에선 충분히 로맨틱 코미디물의 여주인공으로서 딱 맞는 옷을 입긴 했지만 감정선을 드러내야 하는 대사 처리에선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낸다.

탁성에 가까운 발성과 다소 부정확한 발음이 맞물리면서 일부 장면에서는 극의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단점은 초반 시청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OTT 시리즈에서 인기몰이를 가로막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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