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인지 여성인지 모를 묘한 경계의 목소리. 1990년대 록(Rock) 음악의 황금기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전주만 들어도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지는 이름이 있다. 바로 밴드 미스 미스터(Mis=Mr)다.
이들의 대표곡 <널 위한 거야>는 이별과 사랑의 감정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내며 당시 X세대의 마음을 정조준했다. 고음 대결이라도 하듯 화려한 기교가 넘쳐나던 시절, 이 곡은 달랐다. 절제된 감정선과 서정적인 멜로디는 1990년대 발라드 특유의 '결핍의 미학'을 상징한다.
세월을 비껴간 박경서의 보컬
▲널 위한거야 미스 미스터 박경서의 리메이크 표지김영석(koz)
시간이 흘러 노래가 세상에 나온 지 30주년인 2026년이 됐다. 6일 이 곡은 다시 한번 새로운 옷을 입고 우리 곁을 찾아왔다. 30년 전과 동일하게 2026년 1월 녹음을 진행하고 3월 6일 발매했다.
원곡의 결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 편곡했다. 1996년 당시 넥스트로 활동한 김영석(KOZ)은 당시에도 미스미스터의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는 이번 싱글앨범에서 원곡의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2026년의 감각에 맞는 세련된 사운드를 덧입혔다.
여성 보컬과 여성 기타리스트로 구성되었던 미스미스터는 현재 활동하지 않지만, 이번 30주년을 기념하여 원곡 보컬 박경서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곡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독보적이다. 1990년대 당시에도 성별을 가늠하기 힘든 음색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툭툭 내뱉듯 절제된 보컬로 가사의 의미를 각인시킨다.
2026년 버전에서도 그 강점은 여전하다. 오히려 세월의 깊이가 더해져 울림은 더욱 짙어졌다. 여기에 서정적인 새로운 편곡이 힘을 보탰다. 화려한 아이돌의 군무와 자극적인 컴퓨터 사운드가 주류인 작금의 가요계에서, 박경서의 목소리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여백이자 안식처로 다가온다.
누군가에게 이 노래는 오래전 잊고 지냈던 청춘의 한 장면일 것이다. 2026년, 다시 울려 퍼지는 <널 위한 거야>는 그 시절을 지나온 이들에게 무심하게, 그러나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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