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퍼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인간의 의식을 로봇에 주입한다는 SF 영화적인 요소는 픽사가 속한 디즈니의 대표작 <아바타>를 떠올릴 만하다. 그래서인지 <호퍼스>는 극 중 이를 언급하는 메이블의 유머 넘치는 대사를 통해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의인화된 야생 동물들이 자신의 터전을 지키고자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향수마저 불러일으킨다.
자칫 타 작품과의 유사성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는 위험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호퍼스>는 영리하게 자신만의 독자성을 구축한다. 익숙한 장르의 틀이 존재하지만 픽사 특유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맞물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포유류 왕 킹 조지 (바비 모이니핸 / 양석정 분), 곤충 왕 티투스(데이브 프랑코 / 이현) 등 각종 동물 캐릭터들의 대향연과 맞물린 픽사 특유의 웃음기 넘치는 대사는 <호퍼스>의 재미를 든든하게 책임진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호퍼스>는 환경보호라는 주제를 자연 특유의 순환과 공존의 중요성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일방적인 강요 대신 서로의 가치와 처한 입장을 인정하는 균형 있는 시선이 그 속에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뻔한 방식은 피하면서 동시에 자연과 사람은 늘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파격보단 안정
▲영화 '호퍼스' 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전반적으로 <호퍼스>는 파격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 작품이다. 사실적인 자연 배경과 개성 넘치는 동물 캐릭터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픽사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새로운 시도를 무리하게 덧입히기보다는, 그동안 픽사가 잘해왔던 이야기 방식, 즉 인간 삶의 본질을 투영하는 서사를 충실히 이어간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와 < 월-E >처럼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고 그들의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전통 역시 유지된다. 이를 통해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환경 보호 메시지를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에게 부담 없이 전달한다.
여기에 과장된 구호나 이념적 대립을 배제하고, 미숙했던 주인공 캐릭터의 정서적 성장 과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낸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에 가까운 결말은 유쾌한 웃음과 함께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상영 시간 104분, 쿠키 영상은 총 2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