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은퇴 선언한 '영원한 블로퀸' 양효진이 남긴 발자취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마지막 홈 경기... '헌정 영상 상영', '영구결번식', '팬 사인회' 등 진행

 2월 24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경기. 현대건설 양효진이 공격하고 있다.
2월 24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경기. 현대건설 양효진이 공격하고 있다.연합뉴스

또 한 명의 여자배구 전설이 정든 코트와 작별을 고했다.

여자배구 현대건설은 3일 구단 SNS를 통하여 "우리의 영원한 레전드이자 영웅, 양효진 선수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나게 되었다"라며 "데뷔부터 지금까지 19시즌 동안 오직 한 유니폼만을 입고 쉼 없이 달려온 양효진 선수의 열정과 헌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대건설은 오는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페퍼저축은행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 후 양효진의 은퇴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한 양효진의 등번호 '14번'을 영구결번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구단에 바친 헌신에 걸맞은 최상의 예우로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는 계획이다. 은퇴식 행사에는 '헌정 영상 상영', '영구결번식', '팬 사인회' 등의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양효진은 현대건설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대 최고의 미들블로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장신을 활용한 압도적인 블로킹 능력을 비롯하여 안정된 속공과 득점력을 겸비하여 오랜 세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007년에 처음 프로에 데뷔해 무려 19시즌 동안 오직 현대건설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자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하다.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강렬한 존재감 드러내

양효진은 2007~2008시즌 KOVO 여자 신인선수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데뷔시즌부터 정대영의 FA 이적으로 갑작스럽게 공백이 된 현대건설의 주전 센터로 올라서며 많은 출전기회를 얻은 것도 행운이었다. 양효진은 비록 신인왕은 놓쳤지만 첫 시즌에 신인으로서는 가장 많은 308점을 득점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양효진은 2009~2010시즌부터 블로킹상을 독식하며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베스트7이 신설된 2014~2015시즌부터는 매년 센터 부문 트로피를 차지했다. 2009-10시즌부터 무려 11시즌 연속 1위 블로킹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2019-20시즌과 2021-22시즌에는 V리그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고, 2015-16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선수생활 동안 양효진은 올스타전에 17회, V리그 베스트7에 12회 각각 선정될만큼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최고의 스타로 사랑받아왔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함께했던 시간 동안, V리그 우승 5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로 황금기를 열었다.

또한 현대건설이 우수한 전력으로 우승할 때만이 아니라, 암흑기를 겪을 때도 양효진만큼은 변함없이 버팀목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쳐줬기에 팬들 사이에서는 '효진건설'이라는 네이밍이 나올만큼 그의 팀내 영향력은 각별했다. 양효진은 선수경력 동안 무려 5번의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한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도 양효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연봉 5억 원, 옵션 3억 원 등 총액 8억 원에 1년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통산 득점과 블로킹 모두 1위

국가대표로서의 활약도 빛났다. 양효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전을 통하여 성인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2021년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기까지 대표팀 부동의 센터로 활약했다. 동시대를 풍미한 '배구여제'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에서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하며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 아시안게임에서는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 2010년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 등을 각각 획득했다.

4일 현재 양효진은 정규리그 통산 564경기에 출전해 8354득점, 블로킹 1735개, 서브 에이스 364개를 기록중이다. 역대 통산 득점과 블로킹 모두 1위다. 지난 2025년 11월 8일 도로공사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V리그 역사상 누적 8000득점, 6000 공격득점, 1650 블로킹 달성이라는 전대미문의 업적을 수립하기도 했다.

심지어 은퇴를 선언한 이번 시즌에도 양효진은 408득점(전체 10위), 블로킹 96개(전체 2위) 등 나이가 무색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었다. 지난 1월 열린 2025~26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MVP까지 차지했다. 겉보기에 노쇠화와 폼이 떨어진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많은 배구팬들은 양효진이 당분간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양효진은 지난 1월 올스타전 MVP 수상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미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속내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양효진은 "주변에선 마흔 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라고 권유하지만, 경기에 나설 때마다 무릎 부상 때문에 테이핑을 너무 많이 해야 해서 힘들다"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양효진은 "조만간 은퇴 여부를 결정해야할 것 같다"고 이별이 임박했음을 암시했고 결국 한 달여만에 전격적인 은퇴를 발표했다. 팬들은 아쉽지만 양효진의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양효진은 은퇴 발표 이후 구단을 통하여 "2007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과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가르침, 그리고 함께 땀 흘린 동료 선수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라며 "남은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현대건설 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현재 현대건설은 V리그 여자부 2위(21승 11패)에 올라있다. 1위 한국도로공사(승점 63)와의 격차는 2점 차의 박빙으로 아직 역전도 가능하다. 양팀의 남은 경기는 각각 4경기다. 레전드 양효진이 선배 김연경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시즌에 우승과 함께 아름다운 피날레를 장식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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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 은퇴 여자배구 블로퀸 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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