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8집 를 발표한 미츠키(Mitski)
Lexie Alley
틱톡을 위시한 숏폼 플랫폼이 대중음악의 질서를 좌우하는 요즘, 틱톡에서 인기를 끈 노래가 차트에 오르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미츠키(Mitski)의 'My Love Mine All Mine'이 틱톡을 타고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람들은 미츠키가 만들어낸 느리고 몽롱한 컨트리, 그리고 절절한 사랑 고백에 열광했다.
일본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인 미츠키는 2012년 데뷔 후 특유의 로파이한 록 사운드, 그리고 과감한 표현력으로 오랫동안 인디 신에서 사랑받아온 아티스트였다. 그러나 이 곡 이후 차원이 다른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예상못한 인기를 경험한 미츠키가 지난 2월 27일 자신의 여덟 번째 정규 앨범 < Nothing's About to Happen to Me >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에는 '절망을 보사노바 감성에 담아낸 곡'이라는 평가를 받은 선공개곡 'I'll Change For You', 'If I Leave' 등의 곡이 실렸다.
미츠키의 신보에는 미츠키의 음악적 정수들이 함축되어 담겨 있다. 로파이하고 강렬한 기타 사운드 위에 인간의 유약한 내면을 그려내는 작업, 동시에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컨트리와 아메리카나 사운드, 여기에 90년대 얼터너티브 록과 오케스트라, 재즈 등의 요소를 수혈하며 그 어느 때보다 음악적인 영역을 넓혔다. 리드 싱글 'Where's My Phone'에서는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빌려, 온라인 공간과의 연결 고리를 잃어버린 인간의 공포와 해방감을 두루 노래한다. 'Instead of Here'에서는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으로의 도피를 선언한다.
혼자 있는 집에서 부르는 고독의 노래
▲정규 8집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미츠키(Mitski)Lexie Alley
자레드 호건이 연출한 'If I Leave' 뮤직비디오는 이 앨범의 컨셉. 위협적인 기운과 오래된 기억을 품은 한 저택을 배경으로, 각 방은 과거 그 안에 머물렀던 삶의 흔적과 기묘한 순간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미츠키와 밴드 멤버들은 이러한 으스스한 공간 속에서 무심한 듯 담담하게 연주를 이어가며, 주변을 감싸는 불안과 대비되는 직선적이고 단단한 존재감으로 중심을 잡아준다. 이 영상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집 그 자체다. 미츠키와 그녀의 음악은 서로 다른 시대와 공포의 단면들을 하나로 꿰어내는 연결선으로 기능한다.
미츠키는 신보의 전곡을 직접 작곡하고 모든 보컬을 소화했다. 패트릭 하일랜드가 프로듀싱과 엔지니어링을 맡았으며, 밥 웨스턴이 마스터링을 담당했다. 이번 작품은 'My Love Mine All Mine'이 실린 전작 < The Land Is Inhospitable and So Are We >에서 이어진 음악적 흐름을 확장하며, 당시 투어에 함께했던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앙상블 편곡이 더해졌다.
음악 전문 매체 <피치포크>는 이번 앨범을 두고 "작곡가로서의 미츠키는 체념이라는 감정을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끌어안는다. 그러나 그녀의 가장 강력한 순간은 한계 너머까지 우리를 동행하게 할 때 찾아온다"고 평가했으며, <가디언>은 만점인 별 다섯개를 매기면서 "동시대 최고의 작곡가"라는 찬사를 보냈다.
틱톡발 역주행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팬을 만나게 됐지만, 미츠키는 음악적으로는 더욱 내면으로 파고들었다. 혼자 있는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집착에 가깝게 그려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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