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프리미어12에서 뛰어난 실력을 뽐냈던 김도영은 KIA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WBC에 참가한다.
KIA타이거즈
'류지현호' 타선 이끌 1번타자 후보들
장기 레이스는 말할 것도 없고 짧은 기간에 운명이 갈리는 국제 대회에서도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서는 1번 타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지난 2023년 WBC에서 한국계 혼혈선수 토미 '현수' 에드먼(LA 다저스)을, 2024년 프리미어12에서는 'KBO리그 출루왕' 홍창기(LG)를 1번 타자로 내세웠다. 하지만 에드먼과 홍창기 모두 성적이 썩 좋지 않았고 이번 대회에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재 대표팀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풍부한 국제 대회 경험을 고려하면 류지현호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이정후가 1번 타자로 나설 유력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1번보다 중심 타선에서 성적이 더 좋았던 것을 고려하면 대표팀에서도 1번보다 3번에 배치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이정후는 지난 2023년 WBC에서도 대표팀의 붙박이 3번타자로 활약한 바 있다.
작년 다저스에서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280 3홈런17타점19득점13도루로 많지 않은 기회에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인 김혜성 역시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겸비한 1번 후보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김혜성은 키움 히어로즈 시절에도 1번보다는 주로 2번,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에는 3번 타순에서 많이 활약했다. 중요한 2루 수비를 해야 하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2번 또는 하위 타선에 배치될 확률이 높다.
류지현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국내 프로팀을 상대했던 5번의 평가전을 통해 꾸준히 1번 타자 후보를 찾았다. 2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과 21일 한화전에서는 작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신민재(LG)가 1번으로 출전했다. 하지만 신민재는 1번 타자로 출전한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고 무엇보다 김혜성이 합류했기 때문에 이번 WBC에서 신민재는 대주자 또는 대수비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23일 한화전과 24일 KIA전에서 1번 타자로 출전한 김주원(NC 다이노스)은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한 호타준족 유격수로 1번으로 출전한 2경기에서 7타수 4안타(타율 .571)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김주원은 '해외파'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과의 주전 경쟁을 이겨야 하고 주전으로 나선다 해도 유격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1번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타순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첫 1번 출전 경기에서 솔로포 포함 멀티히트 작렬
광주 동성고 시절부터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 특급 유망주로 주목 받은 김도영은 루키 시즌 103경기에서 타율 .237 3홈런19타점37득점13도루로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2년 차 시즌 84경기에서 타율 .303 7홈런47타점72득점25도루를 기록하며 자신이 왜 KBO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불렸는지 증명했다. 하지만 2023년에 보여준 가능성은 김도영의 2024년 대폭발을 위한 준비 과정에 불과했다.
2024년 141경기에 출전한 김도영은 타율 .347 189안타38홈런109타점143득점40도루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MVP와 3루수 골든글러브를 휩쓸며 프로 데뷔 3년 만에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비록 리그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실책을 저질렀지만 타격 성적이 워낙 화려해 수비에서의 아쉬움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김도영은 그 해 프리미어12에서도 타율 .412(16타수7안타)3홈런10타점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KBO리그를 지배할 것 같았던 김도영은 작년 햄스트링 부상으로 30경기 출전에 그쳤고 '디펜딩 챔피언'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KIA도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사실상 작년 시즌을 망치다시피 했지만 김도영은 착실한 재활로 몸 상태를 끌어 올렸고 류지현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에 승선했다. '건강한 김도영'은 이정후나 김혜성 못지 않게 대표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핵심 선수이기 때문이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주로 3번 타자로 출전했던 김도영은 26일 삼성전에서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손맛을 봤고 2일 한신과의 평가전에서는 1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작년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 사이키 히로토를 상대로 빚 맞은 안타로 출루한 후 선제 득점에 성공한 김도영은 5회 3번째 타석에서 불펜투수 하야카와 다이키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KIA에서도 주로 3번타자로 활약했던 김도영은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중심타선에 나설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이정후를 비롯해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위트컴, 문보경(LG), 안현민(kt) 등 중심타자 후보들이 즐비한 반면에 확실한 1번타자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김도영이 이번 WBC에서 '잘 치고 잘 달리는' 강한 1번 타자로 활약한다면 류지현호는 더욱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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