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팀 용인 FC의 합류로 수도권 K리그 스토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용인 FC, 수원 삼성 블루윙즈, 수원 FC, 성남 FC, 화성 FC, 안산 그리너스 등 K리그2 클럽들이 경기 남부에 몰려 있기에 이 지역 축구팬들에게 K리그 없는 주말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3.1절에 창단 첫 공식 게임을 치른 용인 FC가 1만 220명 많은 관중들 앞에서 천안시티 FC와 2골씩 주고받는 흥미로운 축구를 보여준 것이다.
최윤겸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용인 FC가 3월 1일 오후 2시 용인 미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6 K리그2 천안시티 FC와의 홈 게임에서 2-2로 아슬아슬하게 비겼다. 호랑이를 상징하는 골잡이 가브리엘이 침착하게 페널티킥 2골을 성공시켰고, 28년만에 외국인 골키퍼로 등장한 에마누엘 노보가 용인 FC의 골문을 지킨 뜻 깊은 신고식이었다.
천안 앞서가면 용인 따라잡고
2026 K리그에서 큰 변화를 준 것 중 하나가 골키퍼 포지션까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새내기 팀 용인 FC가 가장 먼저 포르투갈 출신의 에마누엘 노보(33살) 골키퍼를 데려왔고 이번 개막전부터 골문을 지키도록 했다. 현재 K리그1, 2를 통틀어 등록된 112명의 골키퍼들 중에서 유일한 외국인이다.
게임 시작 후 25분만에 천안시티 FC의 간판 날개 공격수 툰가라의 왼발 대각선 강슛을 침착하게 막아낸 노보는 192cm의 비교적 큰 키로 포르투갈, 루마니아, 사우디 아라비아 리그를 두루 경험한 골키퍼다. 1998년 7월 18일 전북의 알렉세이(러시아) 골키퍼 이후 27년 7개월 11일만에 K리그 외국인 골키퍼 출장 신기록을 남기게 된 것이다.
그런데 27분 37초에 나온 천안시티 FC 이동협의 첫 골 직전 캐칭 미스는 옥에 티로 남았다. 대구 FC 유니폼을 다시 벗고 이번 시즌 천안시티 F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왼발잡이 플레이 메이커 라마스의 왼발 중거리슛을 용인 FC 골키퍼 노보가 왼쪽으로 몸을 날려 잡아내는 줄 알았지만 공이 글러브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았다. 이 세컨드 볼 상황에서 천안시티 FC 박창우가 달려들어 밀어넣기를 시도했을 때 노보 골키퍼가 막아낸 것 까지는 좋았지만 이동협의 반 박자 빠른 오른발 끝 밀어넣기까지 감당하기에는 모자랐던 것이다.
그래도 용인 FC는 전반 끝나기 전에 결정적인 페널티킥 기회를 만들어 따라붙었다. K리그 팬들이 광주 FC 유니폼으로 기억하고 있던 브라질 출신 골잡이 가브리엘이 용인 FC 홈 유니폼을 입고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순간 천안 시티 FC 수비수 김성주가 걸기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가브리엘은 오른발 인사이드 페널티킥 골(35분 4초)을 정확하게 왼쪽 구석으로 차 넣어 용인 FC 창단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2024시즌 광주 FC(33게임 7골 5도움)에서의 기록에 비해 지난 해에는 겨우 8게임밖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바람에 공격 포인트가 없었는데, 일본 J리그 바렌 나가사키에 잠시 몸담았다가 다시 K리그로 돌아온 가브리엘의 호랑이 공격 본능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셈이다.
후반 초반에 어웨이 팀 천안시티 FC가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교체 멤버 구종욱이 얻은 25미터 직접 프리킥 기회를 왼발의 장인 라마스가 정확하게 감아차기 골(49분 17초)로 성공시켰다. 용인 FC 골키퍼 노보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랐지만 절묘하게 휘어 들어가는 라마스의 왼발 프리킥을 쳐낼 공간이 없었다.
용인 FC는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기에 79분에 놀라운 역습 의지를 보여줬다. 베테랑 신진호 주장과 함께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떠나 용인 F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보섭이 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 드리블로 골문 앞에 자리잡은 가브리엘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줬는데, 가브리엘을 막던 천안시티 FC 센터백 고태원이 잡기 반칙으로 가브리엘을 넘어뜨렸다.
이에 박정호 주심은 또 한 번 페널티킥 휘슬을 길게 불었고, 가브리엘이 81분 54초에 오른발 인사이드 페널티킥을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전반에 먼저 넣은 골과는 반대 방향이어서 천안시티 FC 박대한 골키퍼가 따라가기 어려운 궤적이었다. 가브리엘은 자신의 세컨드 네임 '티그랑'을 상징하는 호랑이 세리머니로 용인 FC 팬들에게 깊은 첫 인상을 남겼다.
용인 FC 골문을 지킨 노보 골키퍼는 종료 직전 라마스의 왼발 중거리슛을 침착하게 잡아내며 용인 FC 역사상 뜻 깊은 첫 승점을 지켜냈다.
이제 용인 FC는 오는 7일 오후 4시 30분 K리그1에서 강등된 수원 FC를 만나러 캐슬 파크로 찾아가며, 천안시티 FC는 8일 오후 4시 30분 김포 FC를 천안종합운동장으로 불러 시즌 첫 홈 게임을 펼친다.
2026 K리그2 결과(3월 1일 오후 2시, 용인 미르 스타디움)
★
용인 FC 2-2 천안시티 FC [골, 도움 기록 :
가브리엘(35분 4초,PK),
가브리엘(81분 54초,PK) / 이동협(27분 37초), 라마스(49분 17초)]
◇
용인 FC 선수들(4-5-1 감독 : 최윤겸)
FW : 석현준
MF : 김보섭, 김종석(70분↔김한서), 신진호(85분↔최영준), 이규동(46분↔유동규),
가브리엘
DF : 김민우(90+6분↔이재형), 곽윤호, 김현준, 차승현(46분↔김한길)
GK :
노보
◇
천안시티 FC 선수들(3-4-3 감독 : 박진섭)
FW : 툰가라, 이준호(71분↔이상준), 어은결(26분↔구종욱)
MF : 이동협(78분↔정지황), 라마스, 이지승(46분↔최준혁), 박창우
DF : 고태원, 최규백, 김성주
GK : 박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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