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 공연 사진
주다컬쳐
결코 사라질 수 없는 휴머니즘
초반의 액션은 공작 임무를 수행하게 될 5446 부대원들의 괴물성을 그려내는 역할을 한다. 군 수뇌부는 열악한 상태에 놓인 소년들을 데려다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주겠다고 회유하며 공작원으로 훈련시킨다. 인간적인 삶을 꿈꾸며 부대에 합류한 소년들은 오히려 인간성을 버리고 괴물이 되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경험한다.
소년들은 동료를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훈련도 감당해야 하는데, 이때 인간성을 내려놓지 못한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소년들은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아야 한다. 그 끝은 자기 자신마저도 인간으로 대하지 않게 되는 비극이다. 서로에게 칼을 겨눈 소년은 스스로에게도 망설임 없이 총구를 당길 수 있는 괴물이 된다.
남한에 파견된 원류환, 리해랑, 리해진은 괴물성을 인정받은 공작원이다. 그러나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이들의 인간성이 완전히 말살된 것이 아님을, 그러므로 비극적인 괴물성은 인간성을 통해 치유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숫자로 불리던 이들은 동네 주민들로부터 형, 동생, 아들 등 다른 호칭으로 불린다. 급기야 이름으로까지 불리는데, 서로를 부르는 호칭과 서로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는 이들에게 잃어버린 인간성을 경험하게 한다.
서로를 인간으로 대하지 못했던 이들이 서로를 인간으로 대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향후 액션의 역할마저 비튼다. 이전까지의 액션이 괴물성을 묘사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부터는 괴물성으로부터 인간성을 지키고자 하는 장면에서 액션이 활용된다. 뮤지컬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전설이 되어라"는 명령은 소년들에게 '은밀하게 위대한' 존재가 되는 꿈을 심어주었지만, 정작 소년들이 바랐던 것은 '당당하게 평범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휴머니즘이란 아무리 짓밟아도 사라질 수 없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노래하는 것도 사라질 수 없는 휴머니즘이다. 4월 26일까지 휴머니즘이 조금씩 피어난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 공연 사진주다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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