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았다 유승은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유승은이 묘기를 펼치고 있다. 유승은은 이날 동메달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빅에어는 약 30m 높이에서 활강한 후 점프대에서 도약해 공중에서 묘기를 펼치는 종목이다. 세 차례 시도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두 번의 시기를 합산해 최종 점수를 매긴다.
유승은은 9일 예선 1차 시기에서 80.75점, 2차 시기엔 77.75점을 기록했다. 3차 시기에서는 88.75점을 받았다. 총합 166.50점을 기록한 유승은은 예선에 출전한 29명 중 4위에 오르며, 12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루 뒤 열린 결선에서도 유승은은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1차 시기에서 몸 뒤쪽으로 네 바퀴를 회전하는 '백사이드 트리플 콕 1440'으로 87.75점을 기록했다.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였다.
2차 시기에서는 프론트사이드 트리플콕 1440을 시도했다. 뒷발 사이를 뒷손으로 잡는 인디 그랩으로 난도를 높였다. 네 바퀴를 회전한 유승은은 83.25점을 받으며, 전체 1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사도스키 시넛(뉴질랜드)가 합계 172.25점, 무라세 고코모(일본·) 합계 179.00점을 받으면서 메달권에 진입한 상황이었다. 유승은은 마지막 3차 시기를 남겨두고 최소 동메달을 확보한 상태에서 순위를 높이기 위해 과감한 연기를 시도했다.
2차 시기와 같은 프론트사이드 트리플콕 1440을 시도했지만 착지 과정에서 흔들리며 20.75점에 그쳤다. 결국 유승은은 3위로 결선을 마감했다. 금메달은 무라세 고코모, 은메달은 사도스키 시넛이 차지했다.
1년의 재활 딛고 한국 선수 빅에어 최초 메달
역대 한국 여자 스노보드 선수들 중 올림픽 무대에서 빅에어에 출전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지난 2018 평창 올림픽 때 정지혜가 대표로 발탁됐으나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한국 선수가 없었다.
2000년생의 고교생 유승은은 여자 스노보드의 기대주로 불렸다. 10살 때 스노보드를 시작한 유승은 지난 2023 국제스키연맹(FIS) 세계 주니어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4년 오른쪽 발목 골절로 인해 1년여를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이후 복귀하자마자 손목 골절 부상까지 당해 시련을 겪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유승은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열린 빅에어 월드컵에서 7위에 오르며 부활했다. 그리고 같은달 미국 콜로라도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 열린 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딴 오니쓰카 미야비(일본)와의 차이는 불과 0.75점에 불과했다. 한국 선수가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유승은이 최초였다.
상승세를 이어간 유승은은 결국 올림픽에서도 대형사고를 쳤다. 빅에어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첫 출전 만에 동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유승은은 메달 세리머니 후 JTBC와의 인터뷰에서 "2차 시기 때 시도한 기술이 눈 위에서 처음 성공했다. 기뻐서 보드를 던졌다. 훈련 때는 네 바퀴를 완벽히 성공하지 못했다. 대회에서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메달에 도전하려면 네 바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난도가 높아야 했다. 무섭지 않았고, 자신 있었다.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