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감독(사진은 전남드래곤즈 감독 시절)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역대급 부진과 함께 내홍을 겪은 울산이 새출발을 앞두고 있다. 아직 여진이 남아있는 상황 속 수장으로 임명된 김현석 감독은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2020년 이후 K리그1 무대를 지배했던 팀은 울산HD였다. 2022시즌에는 전북 현대가 구축했던 왕조를 깨는 데 성공했고, 이후 3시즌 연속 왕좌 자리를 지키면서 포효했다. 그렇게 부푼 기대감을 안고 시작했던 지난 시즌, 거짓말처럼 이들이 쌓아왔던 업적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코리아컵 8강 탈락과 클럽 월드컵 전패 그리고 리그 9위라는 초라한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또 1부 잔류를 '당했다'라는 오명과 함께 시작된 내홍은 깊은 상처에 칼을 대는 듯한 아픔을 줬다. 시즌 진행 중에는 사상 초유의 감독 경질 2회(김판곤·신태용)가 있었고, 특히 신태용 감독과 선수단의 불화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또 최근에는 핵심 전력인 고승범에 대한 구단 관계자의 부적절한 문자 이슈까지 터지면서, 기세는 완벽하게 꺾인 듯 보인다.
'레전드' 김현석 감독, 내홍 겪은 울산 잘 수습할까
이처럼 K리그 무대를 지배했던 울산의 추락이 가파른 가운데, 구원 투수가 등판했다. 바로 김현석 감독이다. 지난해 울산은 신태용 감독을 전격 경질한 후 유스 디렉터로 자리하고 있던 노상래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임명하여 시즌을 무사히 마쳤다. 1부에 간신히 생존하며 한숨을 내쉬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바로 수장이 될 인물이 없었다는 것.
라이벌 전북은 김천 상무에서 괄목할 만한 지도력을 선보인 정정용 감독을 빠르게 선임했고, K리그2 수원 삼성은 '역대 최고 대우'를 약속하면서 이정효 감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던 제주는 전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수석 코치직을 역임한 세르지우 코스타를 수혈,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하지만 울산 소식이 들려오지 않던 가운데 구단은 '레전드' 김현석 감독을 선임하는 결단을 내렸다. 1967년생인 그는 울산의 '전설'로 불린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2000시즌(베르디 임대)을 제외하고 푸른 유니폼만 입었고, K리그 373경기에 나서 111골 54도움을 기록하며 팬들에 잊을 수 없는 인상을 심어줬다.
은퇴 후 그는 2012시즌까지 팀에서 코치 생활하며 '미스터 울산'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와 같이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그가 수장으로 온 가운데 막대한 과제가 앞에 자리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내홍을 해결하는 것. 지난해 선수단과 관련된 이슈가 연이어 터지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이런 상황을 잘 수습하고,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김 감독은 지난달 6일 동계 훈련 출국 전 인터뷰를 통해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들과 소통하며 어려운 부분을 찾아내면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특징을 잘 캐치하고, 장점을 찾아내 서로 소통하며 현장에서 발휘될 수 있게 하겠다. 어려움은 선수들이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있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공도 들여야 할 것 같다"라며 조심스럽게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내홍을 해결했다면, 이제는 축구 적인 부분이 그의 앞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무너진 철학을 바로 세워야만 한다. 울산은 김도훈 감독이 선임됐던 2017시즌부터 홍명보 감독을 영입했던 2021년까지, 점진적으로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후방에서 안정된 빌드업 구조를 통해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축구를 선보였고, 리그 내에서 가장 트렌디 한 전술을 구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달랐다. 공격과 압박을 추구했던 김판곤 감독이 물러난 후 선임된 신태용 감독 지휘 아래 3백과 4백을 오가면서 색채를 잃기 시작했고, 노상래 대행 시절에도 이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이는 성적으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리그 9위라는 치욕적인 기록 아래 최소 득점 4위(42골)와 최다 실점 5위(50점)라는 기록이 그들 눈앞에 자리했다.
따라서 김 감독무 은너진 체계와 성적을 바로 세우면서 본인이 원하는 축구 색채를 주입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외부 영입도 절실했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외부에서 수혈한 영입 건은 K리그2 서울 이랜드에서 전력 외로 분류됐던 외인 공격수인 페드링요 뿐이며, 지난해 임대를 떠났던 심상민·이규성·야고·장시영 복귀가 유일한 영입생들이다.
쉽지 않은 상황 속 김 감독은 본인 지도자 커리어도 반등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2024시즌을 앞두고 충남 아산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 첫 감독직 경력을 시작했던 그는 놀라운 지도력으로 이목을 끌었다. 3백과 4백을 오가면서 인상적인 후방 빌드업 체계를 구축했고, 특히 정밀한 세트피스 전술을 구사하며 많은 팬들의 찬사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달랐다. 아산에서 공을 인정받아 전남 드래곤즈로 옮긴 그는 나쁘지 않은 지도력으로 플레이오프 권에서 맴돌았지만, 끝내 6위에 머무르면서 승격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전남 입성 1년 만에 자진해서 지휘봉을 내려놓고, 상대적으로 빅클럽인 울산에서 본인 지도력을 다시금 증명해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UAE(아랍에미리트)에서 진행된 겨울 동계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김 감독은 이제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쉽지 않다. 바로 호주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멜버른 시티와 오는 11일 오후 7시에 호랑이 굴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2승 2무 2패 승점 8점으로 16강 직행 마지노선인 8위에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데뷔전부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
지난해 끔찍한 시즌을 보냈던 울산이 '레전드' 김현석 감독과 함께 반등을 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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