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정영석이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이탈리아와의 라운드로빈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믹스더블 컬링에 나선 김선영-정영석 듀오가 5연패에서 탈출하는 명경기를 만들었다. 세계선수권 우승 팀, 미국을 상대로 연장전 끝 승리를 거두며 드디어 첫 승을 이룬 것.
김선영-정영석 듀오는 한국 시간으로 8일 새벽 이탈리아 베네토주 코르티나담페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 델 기아초에서 열린 믹스더블 컬링 라운드 로빈 6차전에서 미국의 코리 티시-코리 드롭킨 조를 6대 5로 꺾고 승리했다.
2023년 강릉에서 열린 믹스더블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코리 티시-코리 드롭킨 조는 이번 올림픽 유력한 메달 후보이기도 했다. 그런 미국을 상대로 초반부터 스틸을 얻어내며 분위기를 잡았던 '선영석' 듀오는 경기 후반 결정적인 스틸 샷에도 성공, 경기를 주도하며 승리를 얻어냈다.
초반 분위기부터 달랐다... 적극적으로 싸운 '선영석'
대표팀의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한국 시간으로 5일 열렸던 개막 경기에서 스웨덴의 이자벨라 브라노-라스무스 브라노에 3대 10으로 패배한 데다, 선수들이 악수를 청하는 대신 심판이 일방적으로 경기를 종료하며 당황스럽게 경기를 마치는 등 아쉬운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
대표팀은 이어진 이탈리아와 영국(스코틀랜드), 스위스에 연달아 패배한 데다, 미국전을 치르기 직전 펼쳤던 오전 경기에서는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동반 진출에 성공했던 체코에게도 큰 점수 차이로 패배하는 등, 분위기가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달아 이어졌다.
그에 맞서는 미국은 세계선수권 우승을 갖고 있는 데다, 오랫동안 팀을 이루었기에 이번 올림픽 메달 후보로도 주목된 상황. 특히 한국과의 경기에 앞서 4승 1패를 거두는 등 그에 맞는 활약 역시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미국전 아이스 위 상황은 사뭇 달랐다. 1엔드부터 적극적인 버튼 싸움이 펼쳐졌는데, 대한민국이 1번 스톤을 정확히 차지한 가운데 선취점을 가져오는 데 성공한 것. 상대가 가드 스톤을 세우는 등 치열한 공세에 2번 스톤까지 가져오지 못했던 것은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대표팀이 첫 엔드에서 선취점을 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2엔드 선공에서는 앞선 경기와 다른 적극적인 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첫 스톤을 투구한 김선영이 포지션된 상대 백 가드 앞에 정확히 자신의 스톤을 배치하는 전략을 구사한 데 이어, 버튼 위에 배치된 자신들의 스톤을 지키기 위해 드로우를 막는 가드 스톤을 배치하며 선전했다. 미국은 까다로운 런백 샷을 시도하며 득점 시도에 나섰지만, 무위로 돌아가면서 대한민국의 스틸로 이어졌다.
3엔드에는 한 점을 내주며 숨고르기에 나선 대표팀. 대표팀은 전반 마지막 엔드에도 초반부터 적극적인 센터 싸움에 나섰다. 버튼 위를 정확하게 지키던 스톤이 미국의 마지막 투구에서 런백으로 테이크 아웃당한 것은 아쉬웠지만, 비교적 쉬운 샷으로 1번 스톤을 차지할 수 있게끔 스톤이 배치되면서 김선영의 샷이 가볍게 점수로 연결되었다. 대표팀의 전반 스코어는 3대 1.
5엔드에도 선전이 이어졌다. 상대가 1점 이상 득점할 수 없도록 길을 틀어막는 데 성공하면서, 상대의 후공권 엔드에 한 점만을 내주는 데 성공하며 엔드 플랜 역시 유리하게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대표팀은 상대의 스톤 길을 막아세우는 전략이 통하며, 한 점을 추가로 가져갔다. 스코어 4대 2.
연장전 끝 극적 승리
이어지는 7엔드, 미국이 기본 배치되는 스톤을 사이드로 밀어내며 다량 득점을 노리는 '파워 플레이'에 나섰다. 경기 후반 승부수를 쓴 미국이었지만, 대한민국은 스틸로 보답했다. 정영석이 상대의 사이드 전략을 무효화 시키는 1번 스톤을 매 샷마다 차례로 배치하면서 미국을 어렵게 한 것.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한 점을 뺏어가는 데 성공하면서 스코어 5대 2로 마지막 엔드에 들어섰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우승 팀의 저력은 여전히 유효했다. 마지막 엔드에 나선 미국은 버튼 안에 자신의 1·2·3번 스톤을 차례로 배치시킨 데 이어, 코리 티시가 극적인 런백 샷에 성공하며 석 점을 가져간 것.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미국은 연장전에서도 하우스 안쪽에 스톤을 대거 배치하며 스틸을 노렸다. 교착 상황, 해결사는 정영석이었다. 정영석이 강한 웨이트로 투구한 샷이 상대의 스톤 세 개를 한 번에 빼내는 트리플 테이크 아웃에 성공하며 하우스를 정리, 승기를 잡았다.
하우스 앞에 스톤을 드로우해 역전에 나서려던 미국. 하지만 코리 티시의 마지막 샷은 예상 밖으로 강한 웨이트의 샷이 들어가면서 티 라인 뒤로 이동, 도리어 한국의 백 가드 역할을 해버리고 말았다. 스톤이 하우스 안 버튼만 물리면 되는 순간, 김선영이 적절한 웨이트로 스톤을 투구, 1번 스톤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앞선 경기에서 웃지 못했던 대표팀이 드디어 승리를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김선영은 경기 종료 이후 방송 인터뷰에서 "첫 승이 늦어서 너무 아쉽긴 하지만, 우리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었고, 오늘 경기가 그런 스타일을 보여줬다고 생각했기에 잘 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잘 한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오늘 경기 전까지는 나를 너무 구석으로 몰지 않았나 싶었다. 믿는 팀원이 있었기에, 영석이를 믿고 던진 덕분에 승리를 거뒀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영석 역시 "연장전 마지막 샷이 미국전 최고의 샷이었다. 수백 번, 수천 번 던져본 샷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상황에서 그런 샷을 던지기가 쉽지 않다"며, "선영 누나도 뜻대로 안 되면서 심적으로 어려웠을 텐데, 그런 샷을 던져줘서 칭찬할 점이 아닐까 싶다"고 동료에게 고마움을 보냈다.
대표팀의 도전은 이어진다. 한국 시간으로 8일 오후 6시에는 에스토니아와, 8일 새벽 3시에는 캐나다와의 경기를 갖는다. '선영석' 듀오가 이룬 극적인 첫 승이 더 많은 승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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