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억에 '현역 연장' 택한 손아섭, '3천 안타' 향한 도전

[KBO리그] 한화 이글스, 손아섭과 단년 FA 계약 발표... 최다 안타기록 2618안타, 꿈의 3천 안타 넘을까

프로야구 '최다 안타왕' 손아섭이 우여곡절 끝에 결국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마치고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한화 구단은 5일 손아섭과 계약기간 1년 연봉 1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는 "손아섭의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타격 능력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아섭도 구단을 통해 "다시 저를 선택해주셔서 구단에 감사드린다. 2026시즌에도 한화 이글스가 다시 높이 날아오를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교타자인 손아섭은, 2007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를 거쳐 지난 시즌 한화에서 활약했다. KBO 리그 통산 성적은 2169경기에 출장해 타율 .319(8205타수 2618안타), 182홈런, 2루타 463개, 3루타 37개, 1086타점, 1400득점, 232도루, 962볼넷을 기록했다. 타격왕 1회, 최다안타왕 4회, 골든글러브 6회를 수상했으며, 2618안타는 KBO 역대 최다 안타 기록으로 현재 진행 중이다.

손아섭에게 FA 계약은 이번이 선수 경력에서 3번째다. 2017년 1차 FA 당시 4년 98억에 친정 롯데에 잔류했고, 2021년에는 4년 64억에 NC로 이적하며 두 번 모두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180도 바뀌면서 시장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FA 미아로 전락하면서 가장 늦게까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다가, 결국 연봉이 전년도 80%나 삭감된 1억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헐값으로 겨우 한화에 잔류하게 됐다. 사실상 갈곳이 없는 상황에서 한화 구단에 제시한 조건에 백기투항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38세라는 나이와 성적 하락, 소속팀 한화의 달라진 사정이 손아섭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손아섭은 지난여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NC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리드오프 보강을 원하던 한화에게 손아섭을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다.

하지만 손아섭은 한화 이적 후 타율 .265 1홈런 17타점 OPS 0.689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에 그쳤다. 정규 시즌 최종 성적은 111경기 타율 0.288 1홈런 50타점이었다. 손아섭은 한화에서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데는 성공했지만 LG 트윈스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한화는 최근 FA 강백호를 4년 총액 100억 원에 영입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로 요나단 페라자가 한화에 복귀했다. 두 선수 손아섭보다 젊고 장타력을 갖춘데다, 코너 외야수지만 수비보다 공격에 특화된 선수라는 점에서 역할이 일정 부분 겹친다. 한화가 다음 이들의 공격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 슬롯의 유연성이 필요했다.

컨택트형 타자로서 장타력이 부족하고, 나이가 들며 수비력이 약화된 손아섭은 ,지명타자 외에는 활용할 자리가 없다는 점에서 한화에서 설 자리가 좁아졌다. 손아섭은 1군 통산 19시즌 동안 개인 통산 홈런 개수가 182개에 불과했고, 지난 시즌에는 111경기에서 단 1홈런을 치는데 그쳤다. 반면 손아섭과 나이와 포지션이 비슷한 김현수(KT)와 김재환(SSG), 최고령 선수인 최형우(삼성) 등은 모두 FA로 준수한 대우를 받으며 이적에 성공했기에 더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한화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전 4번타자인 노시환과의 비FA 다년계약을 우선 순위로 추진하고 있다. 한화로서는 가뜩이나 샐러리캡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굳이 노장인 손아섭을 적극적으로 잡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사인앤 트레이드 등의 방식을 통하여 롯데, KIA, 키움 등 다른 팀으로의 이적 가능성도 거론되었지만, 현실적으로 손아섭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없었다. 손아섭에게는 사실상 '강제 은퇴'와 한화에서의 '백의종군' 사이에서 양자택일 밖에는 더이상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리고 손아섭은 결국 마지막 자존심을 꺾고 연봉삭감을 감수하여 현역연장의 길을 택했다. 지난해 비슷한 상황에서 한화와 단년 계약을 맺었던 하주석(1년 1억 1천, 연봉 9천, 옵션 2천)의 사례보다도 총액이 근소하게 못미친다.

손아섭은 한화와 계약하면서도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선수가 FA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모습'이라든가, '유니폼을 입고 구단 관계자와 악수를 하는' 흔한 사진 한 장 공개되지 않았다. 구단을 통하여 전한 의례적인 계약소감 외에는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조차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계약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화에 잔류했지만 앞으로의 행보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FA 계약이 너무 늦어지면서 손아섭은 한화 1군의 호주 스프링캠프에 끝내 합류하지 못했다. 그동안 필리핀에서 개인훈련을 진행했던 손아섭은 6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진행 중인 퓨처스(2군)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준비한다. 다음 시즌을 대비하여 몸 상태를 끌어 올리는 게 늦어진다면 개막 엔트리 진입부터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아섭에게는 아직 선수생활을 이어가야 할 확실한 목표가 남아 있었다. 프로야구 개인통산 첫 3천 안타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현재 프로야구 최다인 통산 1위인 손아섭이 KBO리그에서 아직 아무도 밟지못한 3천 안타 고지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앞으로 382안타가 더 필요하다. 앞으로 빨라도 3년에서 4년 정도는 더 선수생활을 이어가야 이룰 수 있는 기록이다. 일단 다음 시즌 팀 내 경쟁에서 살아남아 출전 기회부터 확보하는 게 관건이지만, 유니폼을 벗지 않은 만큼 기회는 열려 있다.

한화는 다음 시즌도 가을야구 진출이 유력한 팀으로 꼽힌다. 비록 원투펀치 폰세와 와이스가 팀을 떠났지만 공격력은 더 향상됐고, 노시환, 문동주, 문현빈, 김서현, 정우주 등 젊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우승 경험이 아직 없는 손아섭으로서는 베테랑으로서 젊은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로 팀에 기여할수 있다. 또한 손아섭이 다음 시즌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른 구단으로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아직 열려있다.

어쩌면 현재의 연봉이나 계약기간은 손아섭에게 그리 중요한게 아니다. 프로야구 시즌은 길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주축 선수들이 항상 잘하거나 부상없이 건강한 것은 아니기에, 손아섭이 필요한 순간이 돌아올 것이다. 2025시즌 성공적인 부활을 증명한 하주석(2026년 연봉 2억 90만 원, 약 122% 인상)이 좋은 예다. 또한 손아섭보다 더 노장으로 40대를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훌륭한 기량을 증명하고 있는 최형우나 노경은(SSG), 강민호(삼성)같은 사례들도 있다.

손아섭은 아직 자신의 야구인생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과연 손아섭에게 2026시즌은 극적인 부활의 한 해일까, 아니면 라스트 댄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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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한화이글스 1억 FA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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