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호원의 영화 '잔챙이' 셀프 배급기

[인터뷰] 김호원 <잔챙이>(2025) 배우 겸 프로듀서

"저희 배급 방향과 맞지 않습니다."
"이미 배급 라인업이 가득 찼습니다."

거절의 연속. 작품이 주요 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한 다음 날, 제작진이 배급사 십여 곳에 연락했지만 돌아온 답이다.

영화 <잔챙이>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2023년 '올해의 배우상(김호원)'과 '멕시코 시네테카 개봉지원상'을 수상했다. 평시라면 배급사를 골라 작품을 개봉할 성과였지만 독립영화 배급시장은 냉혹했다.

김호원 배우(41)는 이 영화의 배우 겸 프로듀서다. <잔챙이> 누적 관객 수는 2663명. 구독자 3만의 유튜버이기도 김호원 배우는 박중하 감독과 함께 직접 배급에 나섰다.

그가 영화 개봉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품을 개봉한 지 반년이 지난 1월 26일, 배급을 주도했던 김호원 배우를 만났다.

 2023년 5월 3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은 <잔챙이> 김호원 배우(왼쪽에서 세 번째)와 <믿을 수 있는 사람> 이설 배우(네 번째)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년 5월 3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은 <잔챙이> 김호원 배우(왼쪽에서 세 번째)와 <믿을 수 있는 사람> 이설 배우(네 번째)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전주국제영화제

- 영화를 왜 유튜브에 올리지 않았나?
"영화는 무조건 극장에 걸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에 유튜브는 생각도 안 했다. 매체에 맞는 톤 앤 무드(분위기)가 있다고 본다. 유튜브에 영화를 올리면 사람들이 과연 2시간짜리를 온전히 다 볼까? 나조차도 안 그럴 것 같다. 영화는 관객이 '나 오늘 영화 볼 거야'하고 본다. 근데 유튜브는 알고리즘에 따라 이것저것 보는 구조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관객 수 늘리기보다 메시지를 관객에게 영화로서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조회수에 치중된 유튜브와 출발점부터 다르다."

배급사를 찾지 못한 김씨와 박 감독은 직접 배급하기로 했다. 배급사를 차리고 개봉일을 정했다(편집자말- 현재 영화의 배급사로 있는 에이치필름은 김호원 배우가 직접 차린 배급사이며, 봄베씨네는 박 감독이 차린 배급사다). 그리고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와 일반영화관 등에 개봉 제안서를 일일이 보냈다. 작품 홍보에도 나섰다.

 2023년 10월 7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콘텐츠&필름마켓에서 김호원 배우의 배급사 ‘에이치필름’이 부스를 차리고 영화 <잔챙이>를 홍보하고 있다.
2023년 10월 7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콘텐츠&필름마켓에서 김호원 배우의 배급사 ‘에이치필름’이 부스를 차리고 영화 <잔챙이>를 홍보하고 있다.김호원

김씨에 따르면 최근 제작자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배급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씨는 이후 '셀프 배급'을 시도할 사람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 개봉 시점은 어떻게 정하나.
"개봉 시기를 최대한 잘 짜야 한다. 보통 한국 독립영화 시장이 대부분 1,2월이 비수기고 11월 전후가 성수기다. 그리고 한국 영화 스크린쿼터라는 게 있는데, 영화관이 의무로 한국 영화를 걸어야 하는 시기가 있다. 자신의 영화가 어필될 수 있는 시기가 언제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 홍보는 어떻게 했나.
"큰 배급사처럼 제대로 홍보하고 싶었다. 굿즈를 만들어 관객에게 주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도 꾸준히 업데이트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사회도 진행했다."

그렇게 <잔챙이>는 지난해 6월 18일 개봉했다. 전국 46개 상영관 72개 스크린에서 268회 상영됐다.

- 관객과의 만남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영화를 보고 관객이 울면서 저희한테 온 적이 있다. 꿈과 현실 속에서 엄청난 고민과 방황을 하고 있는데 영화가 자기에게 큰 영감이 됐다고 얘기했다. 나랑 감독이 뭐라고 한 줄 아는가? '이거 하나로 끝났다. 우리 영화 성공했다'다.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목표다. 우리 작품을 보고 힐링한 관객이 있으면 됐다. 극영화로서 관객을 위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잔챙이>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 다음 영화도 직접 배급할 건가.
"배급은 가능한 배급사랑 해라. 하지만 내게 다시 자체 배급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또 하겠다.정말 연기를 하고 싶고 영화를 좋아해서 <잔챙이>를 만들었다. 잔챙이라는 단어도 '작지만 소중한 우리의 꿈'을 뜻한다. 관객과 만나야 한다."

영화 <잔챙이>는 낚시 유튜버로는 잘나가지만 무명인 배우가 낚시터에서 자신을 영화 오디션에서 떨어트린 감독을 만나는 이야기다. 티빙·쿠팡플레이·왓챠 등에서 볼 수 있다. 94분.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잔챙이> 배급을 주도한 김호원 배우가 2026년 1월 26일 기자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준 기념 포스터와 가방
영화 <잔챙이> 배급을 주도한 김호원 배우가 2026년 1월 26일 기자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준 기념 포스터와 가방백진우
독립영화 자체개봉 자체배급 잔챙이 김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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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수능 창시자> <당신은 학생인가> 감독 / 前 시민단체 <프로젝트 위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