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와 심재학 단장이 FA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기아타이거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비시즌 전력 출혈이 가장 컸던 팀이다. 팀 전력의 핵심이었던 최형우(삼성 라이온즈)와 박찬호(두산 베어스)가 비시즌 한꺼번에 팀을 떠났다. 가뜩이나 지난 시즌 8위로 가을야구 진출조차 실패했던 KIA로서는 예상을 넘어선 큰 타격이었다. 연말까지 별다른 외부영입도 지지부진하여 다음 시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런데 KIA는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갑자기 FA 계약 체결을 연이어 발표했다. 내부 FA 조상우를 2년 총액 15억 원에 불잡았고, 한화에서 김범수는 3년 총액 20억 원에, 두산에서 홍건희를 1년 7억 원에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3명 모두 불펜투수 자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상우는 2024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서 KIA로 이적했다. 2025시즌에는 KIA 투수 중에서 전상현(74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72경기를 소화하며 60이닝 6승 6패 2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10시즌 동안 415경기에 출전, 39승 89세이브 82홀드 485탈삼진 평균자책점 3.21이다.
좌완 김범수는 2015년 1차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이래 2025년까지 한화에서만 활약했다. 11시즌 동안 통산 481경기 27승 47패 72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73경기 48이닝 2승 1패 6홀드 2세이브 41탈삼진 평균자책점 2.25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한화가 19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홍건희는 6년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11년 2라운드 9순위로 KIA에 입단하여 2020년 6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베어스로 이적하여 필승조로 각성했다. 1군 통산 성적은 488경기 27승 48패 58세이브 55홀드 평균자책점 4.92다.
영입 자체는 팀에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을 잘 보강했다는 평가다. KIA는 2025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이 5.22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블론세이브도 21회(2위)에 이르렀고, 먼저 리드를 잡은 경기에서 역전패는 41회(2위)였다. KIA보다 불펜 기록이 나빴던 팀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 한 팀 뿐이었다. 불과 재작년 통합우승을 차지했을때 불펜이 리그 1위였던 것과 상반된 결과였다.
FA 3인방 모두 소속팀에서 오랫동안 필승조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이들은 다음 시즌 기존의 정해영, 성영탁, 전상현 등과 KIA 불펜진의 핵심으로 중용될 전망이다. 이들을 잡는데 들인 총액은 고작 42억에 불과했다. 대어급 선수 1명의 몸값에도 못미치는 금액으로 오버페이없이 가성비 영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펜의 뎁스가 한층 두터워지면서 다음 시즌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아졌다.
박찬호가 빠진 유격수의 공백은 호주 국가대표 출신 아시아쿼터 제리드 데일이 메울 것이 유력하다. 총액 15만 달러의 데일은 다음 시즌 KBO리그 아시아쿼터 선수중에서 유일한 야수이기도 하다. KIA를 제외한 다른 구단들은 아시아쿼터로 모두 투수들을 선택했다.
데일은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 등에서 활약했으며,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KIA는 다음 시즌 데일을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 오프 후보중 한 명으로 검토중이다. 데일은 지난 시즌 일본 오릭스에서 육성 외국인 선수로 2군에서만 41경기에 출전해 35안타, 2홈런, 14타점, 타율 2할9푼7리를 기록했다.
KIA도 사실 아시아쿼터로 불펜 보강을 우선적으로 검토했으나 고심끝에 데일을 선택하고 국내 FA들을 보강하는 것으로 균형을 맞췄다. 2000년생으로 아직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강점이다. 그러나 경력과 성적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타격에 큰 강점을 보여줬다고 하기는 어렵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장타력이 부족한 유형이라는 것도 불안요소다.
한편으로 KIA에게는 데일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김도영의 유격수 전환'이라는 선택지도 있다. 김도영은 KIA에서는 박찬호의 존재로 인하여 3루수로 주로 출장했다. 이범호 감독도 다음 시즌 김도영의 포지션 변경과 유격수 기용 가능성을 언급한바 있다.
다만 김도영이 지난 시즌 연이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했기에,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로 기용하는 구상에 대하여 반대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김도영이 비시즌 WBC 국가대표팀 출전으로 인하여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 차근차근 유격수 전환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도 신중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수년간 든든히 중심타선을 이끌던 베테랑 최형우의 대체자는 새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가 유력하다. 카스트로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6시즌 통산 450경기 1406타수 391안타 타율 .278, 16홈런, 156타점, 7도루를 기록했으며, 내야와 외야 전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으로 알려졌다. 일단 KIA에서는 주전 외야수이자 4번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KIA는 지난 시즌 24홈런을 기록한 최형우를 잃은 데 이어, 35홈런을 기록한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도 떠나보내며 중심타선의 장타력이 더욱 하락했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위즈덤은 장타력에 비하여 콘택트와 결정력 등 나머지 부분에서 기대 이하를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카스트로는 스타일상 전형적인 거포형이라기보다는 중장거리형 타자에 가깝기에, KBO리그가 요구하는 장타자 스타일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수 있을지가 변수다.
KIA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보면 최형우의 공백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수도 있다는 평가다. 40대 중반을 향해가는 최형우는 설사 KIA에 잔류했다고 해도 서서히 대체자 육성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었다. 오히려 수비가 어려운 최형우가 오랫동안 독점해온 지명타자 슬롯에 여유가 생기면서 오히려 타선 구성의 유연성은 높아졌다.
이제는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부상 경력이 있거나 체력안배가 필요한 핵심선수들을 시즌 중간에 지명타자로 활용하며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부상으로 지난 시즌 팀에 기여하지 못했던 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다면 올시즌 KIA는 대형 외부 영입을 한 것이나 다름 없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2026시즌의 KIA가 최형우, 박찬호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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