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녹음한 앨범, '정통 스윙' 제대로 해석해 볼게요"

첫 앨범 정규 발표한 연주 그룹, '정호 트리오'가 꿈꾸는 2026년

정호 트리오는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정호, 피아니스트 허민서, 드러머 정민준으로 구성된 연주 그룹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4일 첫 번째 정규 앨범 <더 모먼트 위 셰어드 투게더 (The Moment We Shared)>를 발표했다.

정통 스윙 (Swing) 재즈를 연주하고 들려주는 트리오로서 리더 정호가 음반에 수록된 모든 트랙을 작곡했다. 세 뮤지션이 앨범 녹음하는데 걸린 시간은 3일다. 정호 트리오의 첫 음반이 발매되기까지 어떤 이야기가 남겨져 있는지 직접 듣고 싶어 지난 14일 (수) 오후 2시, 연습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부근에서 만났다. 정호 트리오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나이 많은 뮤지션 선배의 제안, 후배들이 고마웠죠."

정호 트리오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허민서, 리더 정호, 드러머 정민준
정호 트리오왼쪽부터 피아니스트 허민서, 리더 정호, 드러머 정민준이종성

- 그룹 소개를 해 달라.
정호 (이하 정) : "2007년에 결성돼 라이브 공연 위주로 활동을 했던 재즈 트리오다. 2009년 이후에는 멤버 각자의 길을 갔다. 특별한 무대가 생기면 간간이 음악 활동을 함께 했는데 언젠가부터 이것도 자연스럽게 중단됐다."

리더 정호씨는 이후 드러머 정민준과 피아니스트 허민서를 섭외해 새로운 정호 트리오를 만들었다.

- 다시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있나?
: "리더이자 모든 곡을 만드는 창작자로서 트리오 활동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재즈계를 이끌어 갈 실력을 겸비한 젊은 음악인들과 함께 팀을 이루면 훨씬 나은 결과물이 탄생할 거란 확신도 있었다. (웃음) 그래서 드러머 정민준과 피아니스트 허민서를 섭외해 함께 트리오를 결성해 보자 제안했다."

- 두 뮤지션은 '정호 트리오'를 제안받고 어떤 마음이 들었나?
정민준 (이하 민) : "존경하는 선배 음악인의 제안에 기쁨과 두려움의 감정이 교차했다. 특히 녹음 작업에 들어갔을 때는 긴장도 꽤 했지만, 작업을 쌓아가면서 설렘이 더해졌다."

허민서 (이하 허) : "선택된 것에 대한 뿌듯함이 컸다. 그리고 내 피아노 연주를 레코딩 하는 작업도 재미 있었다. 두 선배 뮤지션과 선율을 공유할 수 있어 선배들에게 감사하다."

- 정호 트리오가 선보인 첫 번째 정규 앨범이다.
: "우리의 창작물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꿈이 생겼고, 2024년부터 꾸준히 곡을 썼다. 그리고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총 8곡을 완성했다. 첫 번째 정규 앨범 <더 모먼트 위 셰어드 투게더>를 같은 지난해 12월 24일 디지털 음원들로 먼저 공개했고, CD로도 발매를 하려 준비 중이다."

- 음반 발매 작업 과정이 무척 극적이었다고 들었다.
: "재즈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전설의 연주 팀, 빌 샬랩 트리오 (Bill Charlap Trio)의 내한 콘서트를 지난해 12월 7일 봤다. 같은 공연을 보러 온 정호 선배님을 만났는데, 언젠가 우리도 '그들처럼 활동했으면 좋겠다'란 의견을 나눴다. 그러던 중 나흘이 지난 12월 11일, 정호 트리오로 앨범을 내보자는 제안을 하며 8곡의 악보를 줬다. 이틀 후 녹음 작업에 임했다. (웃음)"

: "'즉흥성' 하면 재즈 아닌가? (웃음) 팀을 만들고 앨범을 준비하며 '재즈의 묘미'를 탐닉할 수 있었다. '재즈의 전설' 빌 에반스 트리오 (Bill Evans Trio)는 리허설 없이 녹음하는 방식을 철칙으로 삼아 유명하다. 우리 앨범 작업 과정이 그랬다. 신기하면서도 배운 것도 많았다."

- 곡 구성은 어떻게 했나.
: "한 공간에서 원-테이크 (One-Take)로 녹음했고, 사전 리허설 없이 당일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합을 맞췄다. 이미 세 사람 모두 기존 재즈 넘버를 연주한 경험이 상당하다. 내가 쓴 곡을 두 뮤지션이 처음 접했는데도 '합의 자연스러움'이 더해 졌다. 또한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트리오 구성이기에 조화로움과 소통이 어우러진 감성적 접근을 시도했고 완성해 냈다."

"뉴욕 사운드 제대로 해석하고 싶어"

- 정호 트리오가 추구하고자 하는 재즈는?
: "정통 스윙 재즈의 깊이와 품위를 연주로 표현해 내려 한다. 대한민국 아티스트들로서 '음악의 도시, 뉴욕 사운드'를 제대로 해석하는 재즈 트리오로 기억되고 싶다."

- 추천하고 싶은 앨범 수록을 꼽아달라.
: "'블루스 포 레이 (Blues For Ray)'란 곡이다. 하루에 녹음을 다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 일곱 번째로 작업을 했던 트랙인데, 체력이 상당히 소진돼 유독 실수가 잦았다. 그래서 두 선배 뮤지션께 정말 죄송했다. 따뜻한 격려의 힘으로 마무리 해 애착가는 곡이다. 하나 더 추천한다면 '섀도우 인 타임 스퀘어 (Shadow In Time Square)'인데, 이 곡은 반대로 정말 매끄럽게 모든 것이 진행돼 좋았다. (웃음)"

: "앨범 제목과 같은 '더 모먼트 셰어 투게더'다. 원래 곡명이 '콜라'였는데, 탄산의 톡 쏘는 맛이 이 음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연주를 하면서 매력을 느꼈다. (웃음) 스윙의 그루브 함도 무척 돋보여서 라이브 연주를 한다면 반응도 뜨거울 것 같다."

: "첫 번째 트랙 '러브 댓 노우즈 더 나이트 (A Love That Knows The Night)'를 추천한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마지막에 썼던 곡으로 앞서 민준 뮤지션이 언급했던 빌 샬랩 트리오 공연을 본 후 감명받아 작곡한 터라 내겐 의미가 남다르다. (웃음)"

- 음악인으로서 각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 "가장 존경하는 재즈 음악인은 허비 행콕 (Herbie Hancock)이다. 그분의 이름으로 치러지는 '허비 행콕 컴페티션 (Competition)'이 있는데, 30세 이하의 젊은 재즈 연주자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행사다. 그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는 것이다."

: "2026년에는 내가 쓴 곡으로 음원을 발표하고 싶다. 아무래도 내 이름과 크레디트가 남아 있는 작품을 세상에 남겨 놓은 것이 정민준이란 드러머의 발전과 확장의 시작이란 생각에 꼭 실천하고 싶다. 자라섬과 서울재즈 페스티벌 같은 큰 무대에 서는 꿈도 있다."

: "정통 스윙 음악이 담긴 정호 트리오의 정규 앨범을 최소한 석 장 이상 발표해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 소울크루 재즈 콰르텟 (Soulcrew Jazz Quartet)이란 재즈 그룹의 멤버로도 앨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나름의 성과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 앨범 홍보를 위해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인지?
: "서울과 수도권 재즈 클럽 무대에서 정호 트리오의 라이브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전주와 대구 등 지방 주요 도시 투어 공연도 알아보고 있다. 가능한 음악 팬들에게 우리 팀의 연주를 직접 들려주고 싶다. 그게 최선의 홍보라 생각한다."

-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 "지금도 품고 있는 계획인데, 재즈 클럽을 운영하며 연주에 심취한 모습을 떠올려 본다."

: "언제나 웃으며 행복한 연주를 즐기는 내 얼굴이 떠오른다."

: "10년 뒤에도 젊은 뮤지션들과 더불어 연주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장면이 그려진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재즈가 흐르는 주요 국가의 유명 공연장 무대에 오른 내 모습도 있다."

정호트리오 정호 허민서 정민준 스윙재즈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