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맞서 올여름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각) 영국 보수당의 사이먼 호어 의원은 북극 안보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무시하고 비난했다며 영국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해야 하는가, 찰스 3세 국왕이 미국을 방문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이제는 우리가 반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은 오는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자유민주당의 루크 테일러 의원도 "호어 의원의 의견에 동의한다"라며 "영국은 국왕의 미국 방문을 취소하고, 월드컵을 보이콧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존심을 건드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북중미 월드컵, 호날두·음바페 못 보나
최근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그린란드에 병력을 보낸 유럽 8개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그린란드를 완전히 병합할 때까지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6월 1일에는 25%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자신이 구상한 새 국제협의체 평화위원회 참여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거부하자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관세를 내세워 유럽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외교와 경제 카드로 맞서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북중미 월드컵을 보이콧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독일 여당 기독민주연합(CDU)·기독사회당(CSU)의 외교정책 대변인 위르겐 하르트는 지난 16일 북중미 월드컵 보이콧을 제안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싱크탱크 베르텔스만재단의 루카스 구텐베르크 경제학 교수도 이날 현지 매체 <한델스블라트>에 "유럽 축구 강국들이 월드컵 보이콧으로 위협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유럽은 이 지렛대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유럽의 월드컵 보이콧, 트럼프 움직일까
축구계도 반응하고 있다.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상파울리 구단주 오케 괴틀리히는 소셜미디어에 "유럽을 간접적으로, 어쩌면 직접적으로 공격할 나라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해야 하는지 묻는 것은 정당하다"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스포츠부는 "독일축구연맹(DFB)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답변할 문제"라며 공을 넘겼다.
오는 6월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은 본선 진출권 48장 가운데 16장이 유럽 몫이다. 유력한 우승 후보와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가장 많은 유럽이 보이콧한다면 북중미 월드컵의 흥행 실패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CNN은 "유럽이 일반적인 외교 관례를 벗어나 폭주하는 미국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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