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 전종서에게 먼저 DM 보내 친구 된 사연

[인터뷰] 영화 < 프로젝트 Y > 한소희 배우

영화 < 프로젝트 Y >는 화려한 도시 밤거리에서 내일의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이 검은 돈과 금괴를 찾아 새 출발을 시도하려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드라마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 작품상을 받은 바 있으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과 미리 만났다.

극 중 '미선' 역의 한소희를 16일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나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캐릭터 접근법부터 개인적인 소회와 다짐, 앞으로의 계획까지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글이다.

"사람이 좋아 선택한 영화"

 한소희 배우
한소희 배우9아토엔터테인먼트

-첫 상업 영화 데뷔작으로 < 프로젝트 Y >를 선보이게 되었다. 선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시나리오보다는 같이 일하게 될 사람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환 감독님의 <박화영>도 인상적으로 봤고 저만의 꿈의 배우였던 종서와 같이 호흡 맞춰 보고 싶었다. 마침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영화였는데 둘이 참여해서 더 풍부하게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 프로젝트 Y >가 해외 영화제에서도 초청받으며 다양한 관객과도 만났다. 일본 동시 개봉으로 바쁜 홍보 일정을 보내고 있는데, 현지 관객 반응은 어땠나.
"해외 영화제가 처음이라 정신없었다.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를 함께 본다는 게 신기했다. 문화와 정서가 달라 인상적이었다. 저희끼리 모니터링했을 때는 웃지 않았던 장면인데 토론토 관객석에서는 웃음이 나오더라. 여러 면에서 해석할 여지가 있는 영화라고 느꼈다. 마냥 무겁다고만 생각했는데 유쾌한 이야기일 수 있겠더라. 일본 프로모션 때는 관객석이 꽉 차서 놀라웠고, 어떻게 보셨을까 궁금해서 빨리 피드백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개봉하고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 제가 제일 궁금하다."

-미선은 인생 목표가 뚜렷하고 야무진 인물이었지만 사건에 얽힌 후 걷잡을 수 없이 깊은 구렁텅이로 빠진다. 인물을 잡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그동안 어둡고 거친 인물을 자주 맡았다. 상업 영화는 처음이지만 독립영화로 <폭설>이 있었다. <폭설>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캐릭터라 이미지가 겹치는 것 같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 작용했겠지만 < 프로젝트 Y >의 미선이란 인물도 매우 가까워져야만 했다. 배우는 나쁜 선택이라도 인물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 미선과 도경이 벌이는 일은 그 시기에 할법한 어리석은 선택이지 싶다. 그 선택이 나중에는 일련의 사건으로 부풀려져 나가는데 초점을 두고 연기했다."

-도경과 미선은 데칼코마니처럼 같은 듯 다르다. 도경의 컬러가 레드라면 미선의 색깔은 무엇이었나.
"미선의 의상에 저를 많이 녹여 내려고 했다. 호피 무늬가 시그니처이면서도 얇은 머플러로 캐릭터를 살리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트랜디 해 보일 수 있는 스타일을 도경에게 주었다."

-처음부터 미선 역으로 제안이 들어온 건가. 도경 역할을 연기해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누구를 맡을지 경계가 확실치 않았다. 시나리오를 계속 읽다 보니 어쨌든 두 캐릭터가 분명히 달랐다. 특히 사람을 대하는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미선에게 마음이 쓰여서 선택했다. 미선을 흡수하고 나서는 관객을 설득해야 할 입장이니 접점을 찾아갔다. 미선이 물질적인 것보다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닮았다고 생각했다. 친구를 대할 때 저의 행동이나 말투를 녹여 냈는데 감독님이 생동감 있는 모습을 잘 캐치해 주셔서 미선이 완성되었다."

"열이면 열 다 날 좋아할 수 없어"

 영화 <프로젝트 Y> 스틸컷
영화 <프로젝트 Y> 스틸컷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전종서 배우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 친구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던데.
"아무에게나 DM을 보내는 성격은 아닌데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추측컨대 저와 일정 부분 닮았다고 생각 했다. 같은 분야의 종사자이니 고민을 완벽하게 털어놓고 이해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 느꼈다. 그래서 뜬금없이 메시지를 보냈는데 종서가 흔쾌히 답변을 해줬고 바로 만나게 되었다. 일단 제가 종서의 연기를 너무 좋아했다. 연기를 전공한 게 아니라서 선배처럼 여러 가지를 물어보는 자세였다. 어떻게 연기하는지,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 연기를 잘 한다는 기준도 물어보고 싶었다. 처음부터 대화가 잘 통했다. 서로 사랑을 베이스로 일한다는 점, 인류애로 살아간다는 게 비슷했다. 흔히 배우가 모여 하는 연기적인 고민도 많이 나누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도 궁금하다.
"실제로 호흡을 맞춰 보니 신기했다. 종서가 낯을 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기할 때는 와일드하다. 몸 사리지 않고 완전히 현장에 뛰어드는 스타일이다. 그게 저랑 잘 맞아서 불편함 없이 촬영했다. 종서가 캐나다에서도 살다 와서 문화적인 면이 발달되어 있었다. 영어도 잘하고 시나리오를 볼 때 한 신마다 예민하게 보는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만약 좋은 기회가 또 돌아온다면 온전히 우정에만 포커스 맞춘 <소울메이트> 같은 작품에서 재회하고 싶다."

-순탄치 않은 삶을 사는 인물을 자주 맡아왔고 장르적인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작품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작품은 고른다기 보다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늘 삶이 힘들거나 부모님 한 분이 안 계시거나 싸우고 깨지고 울고 힘든 시나리오가 자주 들어오는 편이긴 하다. 감정의 결을 이해하는 깊이가 이런 인물에게 더 마음 쓰이는 성향이다. 보통의 삶을 사는 캐릭터보다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나가려는 캐릭터를 선호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부잣집 딸도 하고 싶고 편한 인물도 해보고 싶다. (웃음)"

-SNS를 통해 친구를 만나면서 가까워지고 영화 출연도 성사되었지만, 대중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다. 솔직한 심정이 궁금하다.
"<프로젝 트 Y >가 미선과 도경을 필두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지만 주변 인물이 없다면 성사될 수 없는 영화다. 저희를 아이코닉한(상징적인) 배우라고 말해주시는 만큼 둘이 주연인 부담도 크다. 늘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람이니 대중에게 연기로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도 느낀다. 만약 억울한 점이 있다면 그것도 역시 받아 들여야 한다. 모든 사람이 저와 같을 수 없고 모두가 저를 사랑해 줄 수 없다. '왜?'라는 의문이 계속 든다면 발전이 없는 생각일 뿐이다. 좋은 피드백이라 믿고 어느 정도 수용하면 저에게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흡수될 것 같다. 조심할 부분, 키워내야 할 부분을 피드백 받으면서, 저를 복합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저를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데뷔 후 10년 동안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 여전히 배우로서 부족함과 성장에 목마른지 궁금하다.
"늘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인지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느낀다. 생각이 많은 편이라 걱정병도 있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는 스타일인데 혼자일 때 스스로를 괴롭힌다. 이제는 쉴 때는 다 내려놓고 쉬려는 습관을 들이고자 한다. 내 외면을 건강하게 만들려는 노력은 예전부터 해왔는 실천하기 쉽지 않더라. 삼십 대가 되니까 작년보다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진다. 그 기준은 저를 컨트롤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고, 업으로 삼은 직업을 훌륭하게 소화해 나가는 것이겠다. 어느 부분에서든 성장이 포커스다. 거기에는 건강도 포함이고 일과도 직결된다. 일 욕심만 앞서다 보니 지난 1년 동안 건강을 뒷전에 두었다. 그게 촬영장에서 핸디캡으로 오더라."

-마지막으로 < 프로젝트 Y >를 선택할 예비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영화는 한 편에 모든 서사를 담아낸다.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고 이제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일처럼 된 세상이다. 둘의 모습이 한 화면에 담겼을 때 나오는 에너지와 그 순간을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 촬영할 때는 밤낮도 바뀌고 추위와 싸워서 힘들었지만 다 잊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미화되어 좋은 추억으로만 남았다. 행복했던 저희의 순간을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더무비에도 실립니다.
한소희 프로젝트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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