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폭동, 1년 지났지만... 여전히 반성은 없다"

[이영광의 '온에어' 401] MBC < PD수첩 > 성승민 PD

19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영장 발부에 반발한 폭도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지 1년 되는 날이다. 서부지법 폭동은 우리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그런데 폭동을 일으켰던 사람들은 제대로 처벌받았을까.

지난 13일 MBC < PD수첩 >에서는 '서부지법 폭동 1년 그들은 지금?' 편이 방송됐다. 서부지법 폭동 당시 가담자 김태영씨 인터뷰로 시작한 이날 방송은 폭도들에게 선고된 형량 및 가담자들의 생각이 담겼다.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기 위해 지난 15일 해당 회차를 연출한 성승민 PD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성 PD와 나눈 일문일답.

 MBC 의 한 장면
MBC 의 한 장면MBC

- 방송 끝난 소회가 어때요?
"오랜만에 다시 팀에 왔는데 < PD수첩 > 하는 게 이렇게 힘들었나 다시 느꼈습니다. 어쨌든 아이템적으로 부담도 되는 것도 있고 마지막 편집 기간이나 후반 작업 과정이 빡빡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확실히 힘들긴 하더라고요."

- '서부지법 폭동 1년'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저희 방송일이 1월 13일이었는데 1월 19일이 서부지법 폭동이 일어난지 딱 1년 되는 날이더라고요. 그동안 뉴스에 많이 보도됐던 그 폭도들이 지금 어떤 선고를 받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번 조명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습니다."

- 아이템 선정 후 어떤 것부터 시작하셨어요?
"처음에는 기사에 보도됐던 그 폭도들의 형량을 찾아봤었어요. 1심 결과가 상반기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투 블록 남'이라든지 '녹색 점퍼 남' 등 당시 주요 행위자들에 대한 뉴스 보도가 있었어요. 이 사람들의 판결 내용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 판결문을 수집했습니다."

- 프롤로그에서 서울 경찰청 무전 기록과 함께 서부지법 폭동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의도가 있었을까요?
"그때 경찰들이 주고받았던 무전 내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에 요청해 무전 기록을 받았어요. 일단 그 폭동 영상 자체는 1년 전에 뉴스에서 많이 봤던 거니까 그때는 공개되지 않았던 무전 기록을 시작부터 같이 보여주면 더 긴장감 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넣게 됐습니다."

- 서부지법 폭동에 가담한 김태영씨 인터뷰를 하셨잖아요.
"그날 그곳에 간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방송에는 시간상 다루지 못했는데 김태영씨가 작년 여름과 12월, 각각 한 차례씩 서부자유변호사협회 이하상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서 당시 상황에 대해 거의 무용담을 풀어놓듯이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분은 그때의 상황을 반성한다기보다 당시 자기가 했던 행동에 취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처음에 인터뷰 제안했을 때 반응이 어땠나요?
"연락처를 어머니께 전달해 드리고 온 상황이어서 저희는 연락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며칠 후에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길래 제가 다시 전화드렸어요. 처음에 저는 전화로 인터뷰를 나누려고 했는데 본인이 '직접 보고 얘기하자. MBC로 가겠다'고 얘기해서 실제로 얼굴 보고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 (인터뷰를 보면) 김태영씨는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고 구속하는 게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던데. 비상계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셨나요?
"비상계엄에 대한 이야기는 딱히 나누지 않았어요. 김태영씨 자체가 별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지지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인데요. 오히려 부정 선거에 관심이 있어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할 당시 국민의힘 경선 자체도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시는 독특한 분이에요."

-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 가운데 1심 최고형이 징역 5년이던데요.
"당시에 엄청 충격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에 엄벌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많았어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도 직접 서부지법을 방문해서 엄중한 범죄라고까지 얘기했기 때문에 못해도 10년 이상 선고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어요.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내란죄나 소요죄 같은 게 적용되지 않고 특수 건조물침입, 특수 공용 건물 손상,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죄목으로만 기소됐죠. 그 투 블록 남 같은 경우는 방화 미수 때문에 5년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 폭동 가담자 중 2030 세대가 55%더라고요. 이유가 뭘까요?
"당시에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라든지 유튜브 등을 통해서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새벽 시간대였다 보니까 어르신들은 많이 댁으로 돌아가신 상황이었을 거고요. 아무래도 2030 청년들이 본인이 화가 나거나 했을 때 욱해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좀 더 높은 연령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직접적으로 법원 안에 들어가서 물건을 부수는 행동들까지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저는 55%가 생각보다 낮은 수치라고 생각했었거든요. 2030이 55%라는 말은 더 나이 드신 분들도 45%나 됐다는 거잖아요. 이 폭동이 처음에는 청년들이 벌인 일처럼 인식됐는데 청년이 아닌 사람들도 정말 많이 가담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들에 대한 재판은 2심까지 진행되는데 반해 그 배후는 아직도 처벌받지 않은 것 같아요.
"당시에 배후로 많이 언급되기도 했던 MZ 자유 결사대라든지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등에 대한 폭동 선동 혐의는 인정되지 않은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배의철 변호사나 석동현 변호사 그리고 윤상현 의원에 대한 수사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요. 지금에 와서야 전광훈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에 이제 본격적으로 그 배후들에 대한 법적 처분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 수사가 너무 더디게 진행되는 것 아닌가요?
"굉장히 늦었죠.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 하는 데 10개월여가 걸렸다는 것은 법조계 전문가들이 봤을 때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왜 그렇게 늦어졌을까에 대한 명확한 대답은 경찰로부터도 듣지는 못했습니다."

- 신혜식씨(유튜브 '신의한수' 운영자)도 인터뷰했잖아요.
"신혜식씨가 서부지법 폭동 관련해서 전광훈 목사와 함께 8월에 압수수색 받고 11월에 경찰 소환 조사를 당했어요. 근데 신혜식 대표가 사건이 있은 후 초반부터 굉장히 적극적으로 전광훈 목사와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자기들이 배후가 아니고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MZ 자유 결사대, 국민 변호인단 이런 사람들을 수사해야 된다고 주장 했었거든요. 관련해서 신혜식씨의 입장을 먼저 들었고요. 지난 12월에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한 번 반려가 됐잖아요. 그때 이후에 다시 전화해서 인터뷰 요청에 응해 주시면 어떻겠냐고 해서 직접 사무실로 오셔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사실은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까' 정말 궁금했는데 실제로 가서 만나보니까 평범하게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더라고요. 폭동 당시에는 '저 폭동에 가담한 사람들 자체가 되게 나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끔 뒤에서 지속적으로 국민 저항권을 운운하고, 불법 집회나, 계엄을 옹호하는 등 뒤에서 계속 군불을 뗐던 사람들이 진짜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무엇보다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진짜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하지 않았으면, 그리고 그 이후에 국민들에게 같이 싸워달라고 하거나, 탄핵이나 체포 등의 과정에서 법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이들도 그렇게까지 행동하지는 않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폭동 가담자 중에서 대법원판결이 난 사람도 있고 아직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 대법원에 가서 갑자기 형이 더 높게 선고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제대로 된 처벌을 받으면 좋겠고요. 똑같이 폭동에 가담했는데도 아직 수사도 받지 않거나 기소되지 않은 사람들도 굉장히 많은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 사람들에 대해서 좀 더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될 거고요. 이들을 뒤에서 선동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까지는 처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인 것 같아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성승민 PD수첩 서부지법폭동 전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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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