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은퇴 선수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에서 최근 야구예능 <불꽃야구>와 <최강야구>를 둘러싼 논란에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일구회는 16일 오전 발표한 성명문에서 "<최강야구>와 <불꽃야구>는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하나의 연장선에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승패를 넘어 은퇴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서기까지의 준비와 땀, 선후배 간의 책임과 팀워크, 그리고 야구인으로서의 존엄과 절박함을 진정성 있게 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꽃야구>와 <최강야구>는 은퇴 선수들에게는 다시 한번 야구인으로서의 존엄과 자부심을 되찾는 무대이며, 팬들에게는 야구의 본질과 감동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며 "<불꽃야구>와 <최강야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한국 야구의 가치를 이어가며 함께 응원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최강'과 '불꽃'
▲JBC '최강야구'
스튜디오C1
<최강야구>는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다시 유니폼을 입고 야구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스포츠 예능으로, 지난 2022년 6월 JTBC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2024년 말, 시즌1-3까지 제작을 맡았던 제작사 스튜디오C1과 방송사 JTBC가 제작비 정산과 프로그램 저작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으면서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스튜디오C1은 기존 <최강야구>와 동일한 출연진과 콘셉트를 바탕으로 2025년 독자적인 프로그램인 <불꽃야구>를 새롭게 제작해 공개했다. 이에 JTBC는 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또한 야구계 레전드인 이종범 감독을 중심으로 새로운 제작진과 출연진을 구성해 지난해 9월 < 최강야구 2025 >를 선보였다.
지난해 말 법적공방에서 서울중앙지법 제60민사부는 가처분 결정을 인용하며 JTBC의 손을 들어주며 <불꽃야구> 제작 및 공개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C1은 <불꽃야구> 시즌2 제작 강행을 선언하며 JTBC와의 법적 공방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편, JTBC는 법적 분쟁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자체적으로 새롭게 론칭한 <최강야구> 2025시즌은 시청률과 화제성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월초 종영을 앞두고 있는 <최강야구>와 관련해 JTBC는 일단 재정비 기간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JTB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계약으로 2030년 동계 올림픽과 2028·2032년 하계 올림픽 TV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최강야구>제작까지 계속 이어갈 만한 재정적 여력이나 명분이 부족하다는 전망도 있다.
▲야구 웹예능 '불꽃야구'스튜디오C1
<최강야구>와 <불꽃야구>는 은퇴한 프로선수에게는 다시 한번 야구에 도전할 재기의 기회를 제공했다. 또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아마추어 야구와 선수들을 조명하는 역할도 해내며 한국야구의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야구 열풍에는 이러한 방송의 영향력도 적지 않았다는 게 많은 이들의 평가다. 이대로 두 프로그램이 동시에 공멸하면, 지난 몇 년간 공들여 쌓아온 야구예능의 인기 붐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또한 <최강야구>와 <불꽃야구> 출연진들은 프로그램 폐지설로 향후 거취에 대하여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지하게 실제로 야구해야 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은퇴 선수 중에는 아예 생업을 중단하고 합류한 사람들도 있었다. 소속팀 일정을 병행하며 방송에 합류하며 기회를 노렸던 아마추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방송을 믿고 장기 계약한 야구인들은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팀이 해체된다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는다.
특히 야구계 레전드인 이종범 감독은 <최강야구> 사령탑을 맡기 위하여 지난해 시즌 중 프로구단 KT위즈의 현역 코치 자리를 내려놓고 예능에 합류하면서 야구계와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후배들과 함께 팀을 잘 만들어보겠다는 책임감을 보였지만, 한 시즌 만에 <최강야구>가 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결국 애꿎은 피해자가 된 것은, 아무 잘못 없는 야구인들과 프로그램을 사랑한 시청자들이다. 팬들은 거대 방송국과 제작사 간의 이권 다툼과 법적 갈등 속에 정작 '시청자의 요구와 선택권'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구계는 그동안 JTBC와 C1 간의 법적 공방에 있어서는 섣불리 개입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최강야구>와 <불꽃야구> 모두 은퇴 야구인들이 주축을 이룬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섣불리 들어줄 경우, 자칫 야구계 내부의 싸움으로 변질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구회는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면서도 야구 발전을 위한 대승적인 시각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일구회는 "<최강야구>가 JTBC와 결별한 이후 <불꽃야구>로 새출발하는 과정에서 현실적 어려움과 법적 판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며, 법원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한국 야구의 시장과 문화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그리고 은퇴 선수들의 삶과 역할까지 고려할 때, <불꽃야구>와 <최강야구>가 사라지거나 중단되거나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구회의 성명문은 야구계가 이번 <최강야구> 사태에 공식적인 목소리를 낸 첫 사례였다. 그만큼 야구계에서도 이번 사태가 야구인들의 억울한 피해와 권리 침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야구'를 주제로 시작된 방송이었지만, 정작 야구인들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최강야구>와 <불꽃야구>가 이대로 함께 사라지게 될 경우 결국 방송국이 프로야구의 인기만 이용하여 화제를 끌어 놓고, 정작 야구와 야구인들에 대한 존중과 이해는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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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불꽃야구 폐지 반대' 야구인이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