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호 '우즈벡 쇼크'는 예고된 비극, 앞으로가 더 걱정인 이유

"최근 몇 년간 본 경기 중 최악" 평가까지... 지도력도 경기력도 불안한 U-23 축구대표팀, 어쩌나

인터뷰하는 이민성 U-23 축구대표팀 감독 이민성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5년 12월 15일 2026년 아시안컵에서 4강 이상 성적을 거둬 아시안게임 4연패를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15일 천안에 있는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소집 훈련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인터뷰하는 이민성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민성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5년 12월 15일 2026년 아시안컵에서 4강 이상 성적을 거둬 아시안게임 4연패를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15일 천안에 있는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소집 훈련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연합뉴스

'이민성호'가 우즈베키스탄에 패배하고도 행운의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내내 보여준 심각한 경기력으로 인하여 진짜 위기는 오히려 지금부터라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흐드 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벡과의 '2026 AFC U-23 아시안컵' 대회 조별리그 C조 마지막 3차전에서 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배했다.

지난 11월 중국에서 열린 판다배 U-22 4개국 친선대회에서는 우즈벡에게 2-0으로 승리했던 이민성호는 불과 두 달만의 리턴매치에서 속수무책으로 완패했다. 앞서 이민성호는 이란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기고, 레바논과 2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로서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다행히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레바논이 이란을 잡아주며 한국은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우즈벡-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했던 이란은 레바논에게 예상 밖 일격을 당하며 승점 2점(2무 1패)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레바논은 최종전을 이겼으나 승점 3점(1승 2패)에 머물러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벡이 2승 1무(승점 7)로 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은 2위에 오르며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축구로서는 사실상 탈락 이상에 버금가는 굴욕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민성호는 이날 패배로 여러 가지 굴욕적인 오점을 남기게 됐다.

한국축구가 U-23 경기에서 우즈벡에게 패한 것은 2019년 10월 충남 천안에서 열린 친선전(1-2)이후 7년만이고, U-23 아시안컵에서는 2018년 중국 대회 4강전 이후 8년만이다. 특히 우즈벡을 상대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득점 패배를 당한 것은 사상 최초다. 이로써 우즈벡과의 U-23 역대 전적은 17전 13승1무3패가 됐다.

또한 조별리그 패배와 승점 4점은 2014년부터 U-23 대회가 아시안컵으로 개편된 이후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2014년 이광종호가 2승 1무, 2016년 신태용호 2승 1무, 2018년 2승 1무, 2020년 김학범호 3승, 2022년과 2025년의 황선홍호는 각각 2승 1무, 3승을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만큼은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2020년 김학범호가 사상 첫 우승을 거둔 이후,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는 황선홍호가 연이어 8강에서 탈락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파리올림픽 티켓이 걸려있던 지난 대회에서는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인도네시아에 덜미를 잡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대참사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티켓은 걸려있지 않지만, 지난 대회의 명예회복과 함께 올해 9월 열리는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으로 꼽힌다. 한국축구는 김학범호 시절 U-23대표팀 코치 경험이 있는데다 다수의 프로팀 지도자를 역임했던 이민성 감독에게 올해 5월부터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이민성호는 출범 8개월이 넘도록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하여 이민성호의 전적은 6승 2무 5패에 그치고 있다.

이민성호가 승리한 경기는 마카오, 라오스, 인도네시아, 베트남, 레바논 등 대부분 한국축구와 전력 차가 큰 약체팀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아시아권에서 중상위권 이상의 전력으로 분류되는 호주, 사우디, 우즈벡을 물론, 심지어 다크호스 중국을 상대로도 벌써 모두 패배를 맛봤다.

이 4팀과의 상대 전적만 놓고 보면 1승 1무 4패, 2득점 12실점이다. 이중 작년 11월 판다컵 우즈벡전(2-0) 승리를 제외하면, 심지어 나머지 5경기에서는 모두 무득점이었다.

이들은 당장 아시안컵은 물론이고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과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것이 유력한 팀들이다. 이민성호의 이런 경기력이 아시안컵 토너먼트와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차기 올림픽 예선전(2027 U23 아시안컵)에서도 계속된다면, 한국축구는 U-23 대표팀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를 경신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이민성호의 경기력을 두고 "최근 몇 년간 본 경기 중 최악"이라며 이례적으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민성 감독의 지도력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감독은 전임 황선홍 감독과 마찬가지로 '2002 한일월드컵 세대' 4강멤버 출신이다. 김학범호 시절 U-23 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지만 벌써 6년 전이고, 프로 지도자로서는 대전 하나시티즌의 감독을 역임했으나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는 등 그리 인상적인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이민성호의 최대 약점은 수비 불안이다. 이민성 감독은 수비수 출신이지만 대전 사령탑 시절에도 전술이 단조롭고 수비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런 문제점은 U-23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클럽팀처럼 선수들이 수시로 꾸준히 손발을 맞추기 어렵고, 단판 승부와 토너먼트에서 유연한 전술운영이 요구되는 연령대별 대표팀에 맞는 지도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대표팀의 부진에 대한 우려에도 뚜렷한 근거 없이 낙관적인 반응으로만 일관하며 문제점을 잘 인정하거나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경쟁국들은 성장 거듭하는데... 한국축구의 '구조적 위기'

한편으로 23세 이하 대표팀의 부진은 단지 감독의 지도력만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 한국축구가 처한 '구조적인 위기'의 산물이라는 평가다. 현재 한국축구의 23세 이하 세대를 구성하는 선수풀은, 배준호, 양민혁, 이현주 등 일부 유럽파를 제외하면 이전 세대보다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나마 국내파 에이스로 꼽히던 강상윤마저 이란과의 1차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민성호의 전력은 더욱 하락했다.

현재 국내파 선수들은 K리그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을 찾기가 힘들다. K리그 U-22 의무출전제도가 여러 가지 한계로 인하여 사실상 폐지되었고, 2군리그 운영도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19세-22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경기에 출전하며 성장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한 실정이다.

선수들의 기량이 아시아권에서도 더 이상 압도적이지 못하다면, 대표팀에서라도 선수들을 꾸준히 소집하며 전력을 가다듬어야 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전임 황선홍호의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 이후 올해 5월에야 이민성 감독을 선임할 때까지 사실상 1년 가까이 U-23 대표팀 운영을 방치하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

이처럼 한국축구가 몇몇 해외파 스타 선수들만 믿고 연령대별 대표팀 경쟁력 강화에 소홀한 사이, 아시아 경쟁국들은 꾸준한 투자와 장기적인 계획을 통하여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라이벌이었던 일본(B조)이나 우즈벡은 이번 대회에서 출전 연령대보다 어린 20-21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하고도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성장세를 과시했다. 이들은 단순히 이번 아시안컵만이 아니라 2년뒤 열리는 LA 올림픽을 겨냥하여 이 대회에서 출전 가능한 연령대의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또한 동남아의 축구변방으로 꼽히던 베트남(A조)은 한국인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A팀과 연령대별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홈팀 사우디를 잡는 이변을 연출하며 8강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이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민성호의 8강전 상대로 유력한 중국도 이번 대회에서 호주와 함께 D조 선두 자리를 다투며 '황금세대'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반면 한국은 23세 이하 선수들 중 차출 가능한 최정예 멤버들을 선발했음에도 두 살 동생들로 구성된 우즈벡에게 완패를 당하는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이영표 위원은 "일본이나 우즈베키스탄이 올림픽을 목표로 긴 시간 팀을 만드는 것과 달리, 한국은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특수한 목표 때문에 현재와 같은 팀 운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이 정도의 경기력이라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상당히 걱정된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만일 이민성호가 토너먼트에서도 별다른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너진다면, 한국축구는 차기 아시안게임 4연패와 LA 올림픽 본선진출 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이민성 감독의 교체 가능성까지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벼랑 끝에 놓인 이민성호는 과연 토너먼트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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