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리바운드' 김소니아, 신장 차이 극복하는 '열정'

[여자프로농구] 10일 신한은행전 27득점17리바운드 폭발, BNK 단독 2위 도약

BNK가 적지에서 신한은행을 꺾고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 썸은 1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74-61로 승리했다. 전반기에 7승6패를 기록하며 KB스타즈와 공동 2위를 기록했던 BNK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최하위 신한은행을 제압하며 KB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고 전반기를 6연패로 끝낸 신한은행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연패를 끊지 못했다.

BNK는 박혜진이 75%(3/4)의 고감도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며 17득점4리바운드1어시스트2스틸을 기록했고 이소희도 3점슛 4개와 함께 18득점3리바운드6어시스트1스틸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신예 변소정 역시 7득점4리바운드1스틸2블록슛으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 BNK 승리의 주역은 27득점17리바운드4어시스트2스틸3블록슛으로 기록지를 풍성하게 채운 에이스 김소니아였다.

정통 센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WKBL

 김소니아는 BNK 이적 첫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BNK의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
김소니아는 BNK 이적 첫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BNK의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한국여자농구연맹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다'는 격언이 있는 것처럼 농구에서 리바운드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리바운드는 당연히 신장이 좋은 센터 포지션의 선수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한국 여자농구에도 박찬숙과 성정아,정은순,이종애(BNK 수석코치),신정자,하은주(KBS N 스포츠 해설위원)로 이어지는 센터 계보가 있다. 그리고 현재는 박지수(KB)가 한국 여자농구의 센터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하은주의 전성기가 끝나고 박지수가 등장할 때까지 한국 여자농구는 짧지 않은 '센터 공백'이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도 강영숙과 양지희 같은 좋은 센터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라기 보다는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5번 포지션에서 궂은 일을 담당해주는 '블루컬러 센터'에 가까웠다. 그리고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이번 시즌에도 정통 센터들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BNK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3-2024 시즌 17.5득점10.4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진안의 경우, 박지수가 유럽에 진출하면서 리그 최고의 센터로 활약할 거라고 전망하는 농구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진안은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며 7경기에 결장했고 이번 시즌에도 14.6득점8.1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지만 BNK 시절에 비해 페인트존 밖에서 던지는 슛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맏언니 배혜윤은 리그에서 농구지능(BQ)이 가장 높은 선수로 꼽힌다. 특히 2020-2021 시즌에는 16.0득점6.5리바운드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생명을 15년 만에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어느덧 만36세의 노장이 된 배혜윤은 이번 시즌 출전 시간(23분46초)과 득점(7.2점),리바운드(4.6개) 등 모든 기록이 떨어지며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성적하락)'가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지희 은퇴 후 정통 센터가 없었던 우리은행 우리WON은 그나마 골밑을 지켜주던 최이샘(신한은행)마저 2024년 팀을 떠나면서 사실상 두 시즌 째 센터 없이 팀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우리은행에서 평균 20분 이상 출전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5명의 선수 중 가장 신장이 큰 선수는 180cm의 김단비와 변하정이다. 하지만 김단비와 변하정 모두 정통 센터의 플레이와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다.

후반기 첫 경기서 시즌 최다득점, 최다 리바운드

 김소니아는 10일 신한은행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27득점17리바운드로 골밑을 완전히 지배했다.
김소니아는 10일 신한은행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27득점17리바운드로 골밑을 완전히 지배했다.한국여자농구연맹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소니아는 2012년 우리은행에 입단했지만 두 시즌을 채 뛰지 못하고 외삼촌의 건강 문제로 팀을 떠났다. 그 후 루마니와 체코, 폴란드리그에서 활약하며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김소니아는 2018년 4년 만에 우리은행으로 복귀했다. 평범한 혼혈 유망주였던 김소니아는 2018-2019 시즌 식스우먼상을 수상하며 한층 성장한 기량을 뽐냈다.

우리은행 복귀 후 매 시즌 출전 시간을 늘려가던 김소니아는 2020-2021 시즌 17.2득점9.9리바운드, 2021-2022 시즌 16.8득점8.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김소니아는 2022년5월 우리은행이 FA김단비를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지명을 받아 신한은행으로 이적했지만 2022-2023 시즌 18.9득점9.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초로 '보상선수 득점왕'에 등극했다.

2023-2024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김소니아는 2024년4월 계약 기간 3년,연봉 총액 4억 원에 BNK와 FA계약을 체결했다. BNK에는 기존의 안혜지와 이소희, 새로 합류한 박혜진,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하나은행) 등 좋은 선수들이 즐비 했지만 BNK의 에이스는 역시 김소니아였다. 김소니아는 지난 시즌 16.5득점9.5리바운드3.0어시스트1.8스틸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BNK를 창단 첫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에도 전반기 BNK가 치른 13경기에 모두 출전해 13.08득점9.2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분명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챔프전 2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의 에이스로는 다소 아쉬운 활약이었다. 하지만 김소니아는 10일 신한은행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38분50초를 소화하며 공격 리바운드 7개를 포함해 27득점17리바운드4어시스트2스틸3블록슛을 기록하며 골밑을 지배했다.

사실 김소니아의 신장은 178cm로 정통 센터가 많지 않은 WKBL 내에서도 아주 큰 편은 아니다. 실제로 이번 시즌 리바운드 부문 상위 5명 중에서 180cm가 채 되지 않는 선수는 김소니아가 유일하다. 하지만 김소니아가 골밑에서 보여주는 투쟁심은 그 어떤 장신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리바운드를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한 김소니아의 '열정'이 살아있는 한 BNK의 골밑은 결코 약하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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