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알샤바브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 한국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강상윤의 유니폼을 들고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레바논에 대량 득점을 기록하며 승점 3점을 가져왔지만, 수비 불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대표팀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자리한 알 샤밥 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C조 2차전서 레바논에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1승 1무 승점 4점을, 레바논은 2패 승점 0점을 기록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대표팀이었다. 앞선 1차전서 중동 강호 이란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가운데 이번 경기서 패배 혹은 무승부를 기록하게 되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 더군다나 최종전 상대는 동 나이대 최강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이기에, 승점 3점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급한 상황을 맞았으나 부상 악재가 드리운 대표팀이었다. 중원 핵심이자 지난 시즌 K리그 베스트 11 MF 부문을 수상한 강상윤(전북)이 1차전서 왼쪽 무릎 내측 인대 손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승리에 대한 부담감과 공백이 발생한 상황 속 이민성 감독은 경기 전 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라며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대표팀은 선발 명단에 내세울 수 있는 최고 카드를 뽑았다. 최후방에 홍성민 골키퍼를 필두로 배현서·이현용·신민하·이건희·이찬욱·김한서·정승배·정지훈·강성진·김태원이 선발로 경기장에 나섰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서 치고받는 흐름이 이어졌고, 레바논이 먼저 일격을 가했다. 전반 12분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은 파라 샤힌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웃었다.
위기 상황을 맞았으나 대표팀은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19분 코너킥 상황서 김한서의 크로스를 받은 이현용이 헤더로 레바논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기세를 이어갔으나 전반은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2분 페널티 박스 앞에서 볼을 잡은 앨 파들이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대표팀 골망을 갈랐다.
실점 후 빠르게 레바논 추격에 성공했다. 후반 11분 크로스를 받은 이찬욱이 곧바로 슈팅을 날렸고, 이 볼을 정재상이 머리로 돌려놓으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를 이어 역전을 완성했다. 후반 25분 김도현의 크로스를 받은 강성진이 왼발 발리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레바논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후반 31분 이건희의 크로스를 김태원이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네 번째 골을 완성했다. 이후 레바논은 공세를 퍼부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서 경기는 종료됐다.
'수비 불안 현실화' 이민성호, 약점 해결하지 않으면 '우승' 없다
목표하던 승점 3점을 가져왔지만, 대표팀 경기력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주기에는 상당히 아쉬웠다. 가장 먼저 1차전에 보여줬던 답답한 공격 흐름을 일정 부분 깼다는 부분은 긍정적이었다.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약점이 있었던 레바논을 지속적으로 공략했고, 전환 패스를 통해 기회 창출을 시도한 점은 좋았다. 또 세트피스를 통해 2골을 뽑아낸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였다. 이민성호의 출항 이후 계속해서 지적받았던 수비 불안 문제점은 이번에도 터져 나왔다. 지난해 6월 이 감독 부임 후 대표팀은 대체로 비슷한 상대를 만나면 어김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데뷔전이었던 호주와의 2연전서는 2실점을 헌납했고, 10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경기서는 무려 6골을 내주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11월 중국과의 판다컵 2차전서는 후방에서 조직력이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2골을 헌납했다. 이처럼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후방 조직력 문제가 끊임없이 터져 나온 상황 속 그 리스크는 이번 레바논전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났다. 1차전서 이란을 상대로 유효 슈팅 1개로 묶으며 괜찮은 수비력을 선보였으나 이번에는 아니었다.
4-4-2 전형을 가동한 가운데 무리한 전방 압박으로 인해 후방 공간을 노출했고, 세컨볼 싸움에서도 밀리는 모습이었다. 후방 빌드업 상황 시 2-3 구조를 통해 공격적인 스탠스를 유지했으나 단조로운 패턴이 이어졌다. 결국 이를 간파한 레바논이 강력한 압박 체계를 구축하자 대표팀은 급격하게 무너졌고, 실수가 나오면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주기도 했다.
후반에도 이런 모습이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2분 만에 골망이 흔들렸고, 뒷공간 노출이 계속해서 나왔다. 유효 슈팅 3개 중 무려 2번이나 득점으로 연결됐다. 후반 공격력이 폭발하면서, 목표하던 승점 3점을 가져왔으나 대회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으로서는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경기력이었다.
토너먼트 대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비 안정이다. 당장 우리 대표팀이 우승했던 2020년 대회를 되돌아봐도 강력한 공격력이 뒷받침됐으나, 후방에서도 단 5경기서 단 3실점만 내주면서 트로피를 차지했다. 반면, 8강 탈락을 맛봤던 직전 2022년 대회서는 4경기서 5골을 내주면서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그만큼, 후방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이제 마주하는 상대들은 만만치 않다. 당장 조 1강으로 꼽히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서 상대하는 가운데 8강에 올라가게 되면 호주·이라크 등과 같은 까다로운 국가들을 마주할 수 있다. 이런 상대를 격파하고 결승전을 넘어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후방에서 안정된 조직력이 필요하며, 또 아시안 게임 4연패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한편, 이민성호는 오는 1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 C조 최종전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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