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에스버드의 최윤아 감독이 2004년 존스컵에서 보여줬던 '발차기 사건'부터 지난 시즌 챔프전 종료 버저 후에 벌어진 김소니아(BNK 썸)와 이명관(우리은행 우리WON)의 '볼 사수 사건'까지.
여자농구 팬들에게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는 장면들이 지난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 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서 대거 재현되며 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제 축제와 휴식, 재충전의 시간은 끝났다. 여자프로농구는 올스타 휴식기를 끝내고 오는 10일부터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전반기를 3연승으로 마친 부천 하나은행이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이번 시즌 2위 그룹에게 3경기 앞선 단독 선두로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공동 2위 BNK, KB스타즈와 5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승 차는 단 1경기에 불과하다. 후반기에는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뜻이다.
득점 1위(20.08점) 이해란(삼성생명)과 리바운드(11.43개), 공헌도(451.70점) 1위김단비(우리은행), 어시스트(6.69개), 3점슛(27개) 1위 허예은(KB) 등은 뛰어난 활약으로 전반기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실력에 비해 아쉬운 전반기를 보낸 선수들은 팀 성적을 끌어 올리기 위해 후반기에 더욱 분발할 필요가 있다. 과연 후반기 각 구단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키 플레이어'는 누가 있을까.
[최이샘] 신한은행 탈꼴찌 이끌어야 할 선수
▲신한은행이 후반기 반등하기 위해서는 전반기 주춤했던 최이샘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여자농구연맹
2위부터 5위까지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전반기 마지막 6연패를 포함해 12경기에서 단 2승에 그치며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전반기 두 자리 수 패배를 기록했다.
신이슬이 12.25득점5.0리바운드2.67어시스트, 홍유순이 10.50득점6.42리바운드, 김진영이 8.75득점7.67리바운드2.67어시스트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지만 신한은행의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전반기 활약이 가장 아쉬웠던 선수는 신한은행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 포워드 최이샘이었다. 데뷔 후 우리은행에서 10시즌 동안 활약하며 8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최이샘은 182cm의 좋은 신체조건으로 내외곽을 넘나들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양지희가 은퇴하고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된 후에는 골밑에서 각 구단의 센터들을 전담 수비하며 우리은행이 '왕조'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2023-2024 시즌 11.3득점5.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챔프전 우승에 크게 기여한 최이샘은 2024년4월 계약 기간 3년,연봉 총액 3억5000만 원에 신한은행과 FA계약을 체결했다. 최이샘은 이적 첫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8.3득점5.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비록 손가락 부상으로 13경기에 결장했지만 그래도 출전하는 경기마다 항상 제 역할을 해줬고 특히 38.8%의 3점슛 성공률은 데뷔 후 최고 기록이었다.
하지만 최이샘은 이번 시즌 전반기 12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6.1득점6.2리바운드로 주춤했다. 우리은행에서의 마지막 시즌과 비교하면 득점이 5점 이상 떨어졌고 지난 시즌보다 3점슛 성공률도 크게 하락했다.
신한은행에는 골밑에서 활약해줄 수 있는 홍유순과 미마 루이가 있는 만큼 최이샘이 골밑 플레이에 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후반기에는 최이샘이 전반기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신한은행의 반등을 견인해야 한다.
[변소정] 올스타 MVP, 후반기에 폭발할까
▲올스타전에서 '깜짝 MVP'에 선정된 변소정은 후반기 팀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여자프로농구에는 1987년생 김정은(하나은행)을 비롯해 1989년생 배혜윤(삼성생명), 1990년생 김단비 등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노장 선수들의 건재가 오랜 기간 지속된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스타의 등장이 부족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지난 4일 변소정(BNK)이 올스타전에서 MVP에 선정된 것은 여자농구 전체에도 대단히 반가운 일이었다.
분당 경영고 시절부터 박소희(하나은행)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하던 변소정은 2021-2022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신한은행의 지명을 받았다. 변소정은 2년 차 시즌 가능성을 보이면서 박소희와 신인왕 경쟁을 했지만 3년 차가 되던 2023-2024 시즌 개막전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그리고 2024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박성진과 함께 BNK로 이적했다.
변소정은 BNK 이적 첫 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28경기에 출전했지만 우승에 도전했던 BNK가 주전 선수 위주로 시즌을 운영하면서 변소정의 출전 시간은 15분이 채 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가 하나은행으로 이적하고 새 아시아쿼터 나카자와 리나가 부상으로 계약이 해지 되면서 프로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했던 변소정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변소정은 전반기 13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1분15초를 소화하며 4.2득점2.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출전 시간과 득점,리바운드 모두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변소정의 폭발력과 잠재력이라면 충분히 전반기보다 더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다. 그리고 변소정이 올스타 MVP를 계기로 후반기에 좋은 활약을 해준다면 챔프전 2연패에 도전하는 BNK의 전력도 더욱 강해질 것이다.
[박지수] 부상 후유증 떨쳐야 KB가 도약한다
▲박지수의 골밑 장악력이 살아난다면 KB는 후반기 언제든 선두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2023-2024 시즌 8관왕의 주인공이자 현존하는 WKBL 최고의 스타 박지수는 이번 시즌 KB에 복귀하면서 엄청난 활약을 예고했다. 농구팬들은 물론이고 상대 구단들도 박지수가 돌아온 KB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전망했다. 하지만 KB는 전반기 마지막 2경기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게 패하면서 BNK와 공동 2위(7승6패)로 전반기를 마쳤다.'절대 1강 후보'로 꼽히던 KB이기에 만족하기 힘든 성적이었다.
KB가 전반기를 아쉽게 마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은 역시 박지수의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KB의 연승을 이끌었던 박지수는 작년 11월26일 신한은행전부터 12월12일 우리은행전까지 '신우신염(신장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으로 6경기에 결장했다. 박지수가 없는 6경기에서 2승4패에 그쳤던 KB는 박지수 복귀 후 3연승을 달렸지만 다시 전반기 마지막 2경기에서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전반기 7경기에 출전해 평균 17분15초를 소화한 박지수는 13.0득점6.9리바운드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6경기에 결장했던 선수의 성적으로는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그 선수가 박지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박지수의 전반기 성적은 튀르키예 리그에 진출하기 전이었던 2023-2024 시즌과 비교해 득점은 7.3점, 리바운드는 8.3개, 어시스트는 3.8개, 자유투 성공률은 26.2%나 하락한 기록이다.
박지수는 작년 12월28일 하나은행과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지수로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겠지만 상대의 거친 수비는 WKBL 최고스타 박지수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분명한 사실은 박지수가 후반기에 2023-2024 시즌의 골밑 지배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우승후보 0순위'로 불리던 KB의 위상도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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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팀 운명 쥐고 있는 '키 플레이어'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