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말이야..." '유명' 상담사가 자녀들에게 항상 하는 말

[리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저는 제 자녀들에게 항상 '넌 뭐가 되도 될거야'라고 이야기해준다. 어차피 인간은 뭐가 되도 되기는 한다. 하지만 '뭐가'보다 그 말을 '누가' 해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마주하는 전능한 존재이기에, 그들이 이야기해주는 '무엇'이란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희망과 가능성'이 된다. 그런 사람들이 부모였으면 좋겠다."

1월 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심리상담가 이호선 교수가 출연했다.

이호선 교수는 <이혼숙려캠프>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하여 거침없는 쾌도난마의 입담으로 꽉 막힌 속을 뜷어주는 사이다 상담가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N <이호선 상담소>가 새롭게 론칭했다.

"이호선이라는 이름을 평생 써왔지만 어느 프로그램의 타이틀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약간 위축되고 너무 무거웠다. 프로그램을 처음 제안받고 갑자기 '유재석이란 어떤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많은 프로그램들을 책임지고 가는 어마어마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궁금했다."

유퀴즈 이호선
유퀴즈이호선TVN

이 교수는 '호랑이 상담가' '어둠의 오은영'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역시 상담전문가이자 비슷한 풍채를 지닌 오은영 박사가 차분하고 조곤조곤한 말투로 상대를 설득시키는 화법을 구사한다면, 이호선 교수는 돌직구에 가까운 냉철하고 호탕한 독설을 서슴지 않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호선 교수가 진행하는 여러 강연 중 최고의 인기 주제는 '행복하게 나이드는 법'이다. 이 교수는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주제지만, 일종의 '삶의 태도'와 같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나이들수록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저는 제가 '1등 부자'라고 이야기한다. 부러운 사람도 미운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부러운 사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이들수록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가진 것을 헤아려보는 사람이더라. 내가 가진 것을 아는 사람이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이 교수는 강의 때마다 '막.공.나.만'을 강조한다고 한다. '막아라 질병을(건강한 신체와 체력)' '공부해라(마음의 양식)' '나가라(세상의 변화에 적응)' '만나라(사회적 교류)'의 줄임말이다.

"인간은 내 몸의 안정성이 내 인생의 안정성을 가져온다. 공자가 왜 '50이면 지천명(하늘의 뜻을 안다)'이라고 하는지 알겠더라. '문제가 지천'이기 때문이다(웃음) 나이가 든다고 안정화 되는 게 아니다. 공부로 마음의 르네상스를 가져야 한다. 또한 나가서 세상이 어떻게 변화는지 지켜봐야 하고, 만남을 통하여 세상을 움직이는 젊은 사람들을 만나봐야 한다."

인간은 평생 다양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다.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이호선 교수가 가장 빈번하게 접하는 주제는 역시 '가족 이야기'였다. 국내에서는 최근 부부에서 부모자식까지 최근 해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 갈등이 늘어나는 추세다. 27년째 상담을 하면서 이호선 교수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수많은 기상천외한 갈등을 접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이혼이 필요한 경우인지는 구분이 필요하다. '문제'라는 것이 뭐든 다 일일이 뿌리까지 캐내고 해결되어야 좋은 것은 아니다. 저는 약간의 문제가 있더라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문제는 그냥 두라고 이야기한다. 둘이 함께 사는 것만 지옥이 아니라, 오히려 헤어진 후가 더 지옥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 교수가 꼽은 '반드시 이혼해야 하는 사례'로는 부부관계가 비정상적이고 병리적으로 엮여있는 경우였다.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폭력, 가스라이팅, 그루밍 등 명백한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심각한 중독에 빠지면, 자연히 그 사람을 돌봐주어야 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자기의 모든 삶을 상대를 지키는데 쓰게 된다. 가까운 관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자신의 가치를 상대에게서 찾으려는 상태를 '동반의존'이라고 한다. 이 역시 '관계중독'의 일종이다. 이런 부부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갈라놓아야 한다."

통계적으로 "이혼하자"는 말을 자주하는 부부들은 실제로 이혼하고, 갈등이 있어도 "괜찮아, 그럴수 있어"라는 말을 자주하는 부부들은 사이좋게 지낸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호선 교수는 이를 '자기충족적 예언(믿음이나 기대가 행동을 만들어 결국 현실로 만드는 현상)이라고 실제 효과를 인정했다. 실제 부부상담을 할때도 "진짜 이혼하고 싶은게 아니라면 혀를 물라고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부부 사이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이호선 교수는 "상대를 예뻐해줄 것"을 조언하면서 "부부끼리 서로 듣고 싶은 말을 먼저 해주라"는 팁을 전했다.

"부부는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의 파트너로 살아가는 관계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에게 하게 하는 경우가 많지,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주는 경우는 잘 없다. 나에게 너무 소중한 사람이 내가 요청한 말을 해주는 자체가 '내 귀엔 캔디'가 된다."

유퀴즈 이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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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간의 갈등을 둘러싼 상담도 최근 크게 증가했다. 인륜으로 엮인 사이라고 해도 모두가 다 좋은 부모인 것도, 모두가 다 좋은 자식인 것도 아니다. 자식의 등골을 빼먹고 사는 거머리 부모도 있고, 어머니의 기초생활수급비를 탐낸다는 망나니 아들처럼, 뉴스에 나올만한 실제 사연들이 비일비재하다. 올바른 가족관계에 대한 이호선 교수의 해답은 무엇일까.

"가족간에도 경계가 필요하다. 살이라는 게 너무 비벼지면 진물이 나듯이, 관계에도 진물이 나면 겉잡을 수 없는 상처가 되는 법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는 '건강한 경계'가 건강한 가족관계의 핵심이다."

또한 이호선 교수는 "가족도 사회적 관계"라고 강조하며, 가까운 사이이고 언제든 화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손쉽게 함부로 대하고 감정을 표출하는 '일상적 공격성'을 더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빠-삐-용' 원칙을 강조하며 '빠지지 말 것(가족모임)', '삐지지 말것(가족에게)', '용기내기(진심을 고백하기)'를 당부했다.

이호선 교수의 성격과 기질을 형성하는데 많은 영향을 마친 인물은 어머니였다. 이 교수의 어머니는 어릴때부터 동네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현명한 해법을 내려주는 재야의 상담가였다고 한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이 교수와 언니 등 두 딸도 모두 상담전문가로 성장했다. 어머니는 지금도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딸에게 여느 부모처럼 흔한 걱정이나 잔소리 대신 "죽으면 맨날 잔다. 오늘도 달리자"라는 따뜻한 말투로 그렇지 못한 독려를 더 해준다고.

이 교수는 자신이 어릴 때는 어머니로부터 좋은 말을 들으면서 성장한 것처럼, 이제는 자신도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넌 뭐가 되도 될거야"라는 응원과 격려의 말을 자주 해준다고 밝혔다.

"말이란 영혼의 바구니를 일구는 갈대와 같다고 생각한다. 제가 부모님에게 받았던 영향처럼, 저도 제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려고 애쓰고 있다. 사람은 가능한 좋은 이야기를 들려줘야 그 영혼도 투명하고 아름답고 희망적이 되니까."
유퀴즈 이호선 심리상담가 어둠의오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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