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4일 열린 2024-2025 KB금융그룹 컬링 슈퍼리그에서 여자 선수단에게 지시에 나서고 있는 의성군청 이슬비 코치(왼쪽 두 번째).
박장식
지난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컬스데이'(김지선·신미성·이슬비·김은지·엄민지)로 함께 출전했던 신미성 상임심판과 이슬비 코치, 그리고 김은지 선수. 올림픽에서도, 함께 뛰었던 국가대표에서도 중요한 샷을 던질 때면 나섰던 '막내 선수'로서 김은지 선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신미성 상임심판은 "두려움이 없었던 선수였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신 상임심판은 "(김)은지는 자신감 있게 샷 투구를 했던 선수다. 루키 시절 계속해서 포지션 변동이 있었고, 올림픽에서도 포스 역할을 해야 할 정도로 막중한 임무를 가져갔지만, 잘 해내서 소치 올림픽을 통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김)은지가 맏언니로 성장했지만, 샷을 결정하고 투구할 때만은 루키 시절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망설임 없이 잘 한다"며, "동생들도 언니가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지지해주니 은지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슬비 코치 역시 "(김)은지는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였는데, 어릴 때부터 밑의 후배들을 잘 챙기는 선수로 기억한다"며, "엄마 같은 느낌으로 아이들을 잘 챙겨줬는데, 이제는 팀원들도 은지를 잘 보필하니 팀워크 역시 좋다"고 말했다.
특히 이 코치는 "특히 요즘은 은지가 중요한 샷에서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적잖은 나이에도 체력 관리를 열심히 하고, 긴 투어 기간도 후배 선수들을 잘 케어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칭찬했다. 그러며 이 코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은지가 많이 주목받았으면 좋겠어요. 은지가 스킵으로서 자기가 끌고 가는 부담감도 많았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기가 혼자 이겨내는 것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12년 동안 노력했던 면을 보상받기를 바랍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컬링에서 스킵이 가장 주목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데, 은지는 그럴 만한 선수예요."
"아쉬움 많았던 '컬스데이'의 올림픽... '5G'는 달랐으면"
12년 전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은 선수에게 좋았던 기억이라기보다는 아쉬운 기억이 컸다. 이슬비 코치는 "좋았던 기억이 많지만, 아쉬운 기억이 컸다. 경기가 뛸 당시에 많이 힘들었다"면서, "특히 코치님도, 우리도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라 많이 헤맸는데, (신)미성 언니는 후배 선수들의 성격이 강해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신미성 상임심판 역시 "첫 올림픽이고, 종목의 첫 출전이니 코치진도, 선수들도 고스란히 압박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올림픽을 즐기지 못했다. 돌아보면 아쉬움을 갖고 있는 대회"라고 평했다.
특히 이슬비 코치는 "12년 전은 정보가 부족해서, 무엇인가를 알고 배우기보다는 경주마처럼 운동을 했다"며, "지금 시대에 우리가 소치 올림픽 때의 나이로 경기를 치렀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나 문화도 많았을 테지만, 당시에는 예컨대 SNS로 외국 선수에게 연락해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없고, 우리가 스스로 부딪혀야 했던 시대였다.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러며 이 코치는 "지금 '5G' 선수들은 아쉬움을 털 때면 털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올림픽 현장에서도 즐기는 분위기를 갖고 있어 좋다"며, "평소처럼 즐기면서 잘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응원했다.
12년 전 컬링은 주목받지 못했다가 갑자기 떠오른 종목이지만, 지금의 컬링은 가파른 성장세를 거쳐 '메달 기대주'로서 의미가 큰 종목이 되었다. 이슬비 코치는 "사실 우리가 올림픽에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알까기' 내지는 '청소하는 스포츠' 정도로 말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하나도 없다"며, "컬링이 많이 알려져 좋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코치는 "하지만 아쉬운 일도 많다. 이제는 주목받는 종목이 되니 선수들이 잘 할 때는 당연하게 여기지만, 못할 때면 질타하거나 손가락질하는 경우도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래서 이 코치는 "이번 대표팀 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의 선수들을 내 딸, 내 친구라고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외지에 가서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수들이잖냐"라고 강조했다.
신미성 상임심판도 "선수들의 올림픽 무대는 단순히 짧게 훈련한 것이 아니라, 평생을 바쳐 훈련한 결과물"이라며, "올림픽에서만 보여주는 모습이 다가 아니다. 잠깐의 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댓글이나 반응을 보며 내가 마음 아플 때가 많았다. 선수들이 했던 과정과 노력을 보면서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그러면 선수들이 힘을 받아서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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