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공연 사진
(주)쇼노트
마지막 총격전
아무리 힘들어도 바른길을 따라야 한다는 말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이 말을 곧 도덕이다.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에는 교회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 이 종교는 당대 사회를 지배하는 도덕을 제공했고, 사람들은 종교의 가르침을 적극 수용한다. 죄인으로 태어난 우리가 이런 고난을 감당하는 것은 당연하고, 바르게 살면 길이 열린다는 가르침 말이다.
클라이드의 형 '벅 배로우'(김찬호·조성윤)는 동생과 함께 탈옥했지만, 신실한 교인인 아내의 권유로 자수하기로 결심한다. 감옥에서 죗값을 치르고 나오면 깨끗한 사람이 되고, 이때부터는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 그의 결심을 굳힌다. 그렇게 벅은 다시 감옥에 들어갔다 나오지만, 그의 자수를 가능하게 했던 도덕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다.
가뜩이나 힘든 시기는 전과자 벅에게 더 가혹했다. 사회가 개인에게 정직하고 깨끗한 삶을 살 것을 권유했다면, 그리고 개인이 사회가 제시한 조건을 어느 정도 이행했다면, 이제 사회는 정직하고 깨끗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도덕을 실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벅에게 그런 공간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제 벅은 보니와 클라이드에게 향한다. 보니는 꿈을 찾아 클라이드와 동행했지만, 동행을 이어갈수록 꿈과는 멀어져간다. 할리우드와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그들의 자동차는 이를 공간적 은유로 풀어낸다. 보니와 클라이드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들고,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범죄를 이어간다.
보니와 클라이드, 그리고 벅까지. 최소한의 자리를 잃어버린 이들이 모인다. 이들에게 선택지는 없다. 경찰이 포위망을 좁혀오는 가운데 이들은 경찰에 의해 죽거나, 경찰을 죽이고 살아야 한다. 마지막 총격전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How 'bout a Dance'이다. 이 음악은 클라이드가 보니의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아준 순간, 보니가 불렀던 곡이다.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다시 연주되는 이 음악은 그래서 서글프다.
뮤지컬은 이들을 악랄한 범죄자로 그리지도 않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웅으로 그리지도 않는다. 희망과 절망, 로맨틱함과 좌절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보니와 클라이드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구성한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3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공연 사진(주)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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