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감독 <화려한 휴가>(2007)에 광주 시민군으로 출연한 안성기 배우
기획시대
안성기 배우는 스스로가 드러내지 않았지만, 진보적인 성향 배우의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연기를 통해 이를 표현했기 때문이다. 김지훈 감독 <화려한 휴가>에서는 시민군을 조직해 계엄군에 맞서는 택시회사 사장으로 분해 전두환 군사독재가 자행한 광주학살의 만행을 전했다. 이정국 감독 <아들의 이름으로>에서는 오랜 시간 학살의 트라우마를 겪는 공수부대 출신으로서 학살 명령을 내린 옛 상관을 응징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환기시켰다. 정지영 감독 <부러진 화살>을 통해서는 재판을 공정하게 하지 않는 판사에게 석궁을 쏘려했던 교수로 등장해 사법부의 오만한 태도를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그분의 연기도 좋아하셨지만 그분의 사상과 이념을 높이 평가했다'며 '고인을 영입해 공천하자며 평소 교분 있는 제게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 선생은 DJ를 존경하고 따르지만 자기는 영화배우로 국민께 봉사하겠다고 저를 설득하셨다'고 옛 일화를 공개했다.
실제로도 2005년~2015년까지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오랜 시간 영화제를 이끌어 왔기에 안성기 배우에게는 이런저런 제안이나 책임있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었다.
보수정권에서 부산영화제가 블랙리스트로 탄압을 받던 시기였기에 안성기 배우를 집행위원장으로 세우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안성기 배우와 이야기를 나눴던 영화계 인사는 나이가 들면서 들어오는 배역이 많지 않고 주연급이 아닌 조연급으로 될 수밖에 없지만 죽을 때까지 연기만을 하겠다는 것이 안성기 배우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배우 외에 다른 일은 관심없냐고 직접 물었을 때도 같은 반응이었다. 안성비 배우는 손사래를 치며 전혀 생각도 없고 관심이 없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오직 마지막까지 연기만을 고집한 천생배우였다.
한국영화 존중 위해 기억해야 할 얼굴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김지미를 아시나요' 남포동 야외무대 행사에 함께 자리한 김지미 배우와 안성기 배우부산영화제
조성진 전 CGV 전략지원담당은 "CGV에서 근무하던 시절, 헌정관 프로젝트를 통해 안성기관을 만들었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며 "누구 하나 망설이지 않았고, 누구도 다른 이름을 떠올리지 않았다. 모두가 만장일치로 안성기관 설치에 동의했다. 그만큼 한국영화가 스스로를 존중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얼굴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연말 서울영화센터에서 안성기 배우의 회복을 염원하는 기획전이 열리기도 했으나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한국영화의 별이 됐다. 지난해 12월 별세한 김지미 배우는 생전 '안성기가 나랑 영화 <황혼열차>로 같이 데뷔한 동기'라면서 친분을 강조했었다. 영화계 동기 두 사람은 한 달 사이로 나란히 하늘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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