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0년, '영원한 청춘' 김광석이 남긴 발자취 셋

[김광석 30주기] 리메이크·공연형 음악인·작곡가

 김광석 (사진 맨위 1995년 KBS 이문세쇼, 아래 1993년 KBS 뮤직스테이션 출연 영상)
김광석 (사진 맨위 1995년 KBS 이문세쇼, 아래 1993년 KBS 뮤직스테이션 출연 영상)KBS

댄스 음악의 열풍이 거세던 1990년대 통기타와 하모니카 하나 들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고히 만들었던 '가객' 김광석(1964.1.22~1996.1.6)이 우리 곁을 떠난 지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과 포크 록 그룹 '동물원'의 멤버로 시작해서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펼치며 한국 포크 음악의 계승자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1996년 차디찬 1월의 어느 날, 작별 인사도 없이 그는 이별을 고했다.

지금도 우리 곁에 숨 쉬는 김광석이 남긴 발자취를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돌아봤다.

하나, 리메이크

 '그날들'을 리메이크 했던 김필 (사진 맨위, 2021년 SBS 아카이브K - 학전소극장편), 이지훈 (아래. 2025년 SBS 우리들의 발라드)
'그날들'을 리메이크 했던 김필 (사진 맨위, 2021년 SBS 아카이브K - 학전소극장편), 이지훈 (아래. 2025년 SBS 우리들의 발라드)SBS

1980~90년대 흔히 만날 수 있는 통기타 가수처럼 비춰질 수도 있었던 김광석을 바라보는 시각을 단숨에 바꾼 2장의 음반이 있었다. 1993년과 1995년에 발표된 <다시 부르기>1, 2집이다. 지금도 많은 음악인들은 명곡 혹은 자신이 예전에 발표했던 노래를 리메이크나 재녹음으로 발표하는데, 김광석의 연작들은 조금 다른 결을 취했다.

대중들에게 덜 알려진 곡 혹은 한국 포크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을 자기 감각을 입히면서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 앨범은 지금까지도 한국 대중음악사의 명반으로 평가받는다. 1집에 수록된 '이등병의 편지'(김현성 원곡)은 영화 < 공동경비구역 JSA >를 통해 다시 한번 주목받았고 2집에 담긴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김목경 원곡)은 각종 음악 오디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애청 트랙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남긴 수많은 곡은 다양한 방식으로 후배 음악인들이 리메이크했다.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 오로지 김광석의 노래들로만 채운 뮤지컬이 제작되는 등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지난해 하반기 큰 사랑을 받은 SBS <우리들의 발라드>에선 이지훈, 천범석, 김민아·이준석 등 한참 어린 후배들이 그의 노래를 들고 용감하게 오디션을 치르는 등 색다른 감흥을 전했다.

둘, 공연형 음악인

 김광석 (1991년 SBS 인기가요 출연 영상)
김광석 (1991년 SBS 인기가요 출연 영상)SBS

연극 및 뮤지컬 공연의 터전으로 사랑받는 서울 대학로 무대에서 김광석의 존재는 대단했다. 1989년 솔로 데뷔 이후 꾸준히 공연 활동을 펼친 그는 1991년부터 1995년에 이르는 약 5년여 동안 학전 소극장에서 1000회 공연이라는 전무후무한 콘서트를 진행하며 라이브형 가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화려한 조명이나 큰 무대 없이 통기타 한두 대와 하모니카, 베이스 정도의 단출한 악기 구성만으로도 김광석의 목소리는 학전을 비롯한 그 시절 대학로의 청춘들에게 크나큰 울림을 선사했다. 무명의 윤도현이 그의 오프닝 공연 가수로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것도 이 무렵의 일이었다.

셋, 작곡가

 김광석 2집 작곡가로 참여했던 김형석 (1997년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 한동준 (2025년 KBS대구 '전국투어 콘서트')
김광석 2집 작곡가로 참여했던 김형석 (1997년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 한동준 (2025년 KBS대구 '전국투어 콘서트')KBS

김광석 음반의 상당 부분은 외부 작곡가의 곡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첫 솔로 1집의 타이틀곡 '기다려줘'(동물원 김창기 곡)를 시작으로 <다시 부르기> 1,2집은 아예 리메이크 음반의 형식을 취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완성된 그의 작업물은 당시 기준으로 무명에 가까웠던 신예 혹은 동료 음악인들이 첫 걸음을 내딛을 계기를 마련해줬다.

훗날 박진영, 유승준, 베이비복스, 김건모, 신승훈, 성시경 등 발라드와 댄스를 아우르는 활동으로 널리 잘 알려진 작곡가 김형석이 처음 창작인으로서 이름을 올린 것도 김광석 1, 2집을 통해서였다 ('너에게', '사랑이라는 이유로') 절친 싱어송라이터 한동준 역시 2집 수록곡 '사랑했지만'으로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던 강승원 (현 KBS <더 시즌스> 감독)의 '서른 즈음에'도 김광석의 목소리를 빌어 비로소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다.

다작은 아니었지만 김광석 본인의 자작곡 역시 이들의 작품 못잖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공연형 음악인으로 자리매김하던 1994년 정규 4집의 타이틀곡 '일어나'는 쉽지 않은 청춘들에게 용기를 심어준 곡이었고 '바람이 불어오는 곳',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등 또한 싱어송라이터 김광석의 가치를 높여준 보석 같은 곡으로 손꼽을 만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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