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29일 <아침마당>의 '2025 희망의 아이콘 시상식'에 참여한 저신장배우 김유남씨.
KBS
김 피디는 지난 4월부터 <아침마당>의 연출을 맡았다. 그 사이 <아침마당>은 1만 회를 맞이했다. 그는 제작진과 <아침마당> 촬영분 가운데 일부를 쇼트폼(짧은 길이 영상) 형태로 만들고, 대표 코너인 '도전! 꿈의 무대' 규모를 좀 더 키워 왕중왕전을 진행했다. 오랫동안 아침마당을 진행한 김재원 아나운서가 명예퇴직하면서 그 자리를 1990년대생인 박철규 아나운서가 채우는 등 크고 작은 변화들도 있었다. 김 피디는 "<아침마당>에서 여러 실험을 해보려고 한다.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여러 매력적인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아침마당>의 주 시청자를 묶어두는 것도 중요하고, 쉽지 않아요. 동시에 늘 새로운 타겟층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요. 현재까지 아침마당의 공식 채널은 '인스타그램' 뿐인데, 조금 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여기에 올리면 어떨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침마당>서 다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어떻게 콘텐츠화시킬지 방향을 잡아가야죠. 결국에는 제작비의 문제이기도 한데(웃음) 일단 아이디어는 많이 모아두고 있어요."
그는 지금까지는 60대 이상의 연령층이 <아침마당>을 애청한다고 봤다. 프로그램 속에 하루를 시작하고, 집안일 혹은 외출 준비를 하면서 방송을 보는 이들에게 중요한 건 이야기 속의 '정보'다. 그래서 최근 '보이스 피싱' 범죄가 불거져 나왔을 땐 이를 취재한 기자들을 스튜디오에 불러 직접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아침마당>에 '시사'를 가미한 실험이었다.
"삶과 동떨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하는데, 그게 늘 좋은 이야기일 수는 없잖아요. 결국 뉴스와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범죄에 쉽게 노출되어 있지만 관련 정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할 의무도 있다고 봐요. 시사적이고 시의성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서 조금씩 반영해 보려 합니다."
동시에 <아침마당>만이 꾸준히 지켜가야 할 가치가 담긴 코너도 있다. 현재 <아침마당>은 평일 요일별 코너로 진행한다. ▲ 월요일에는 한 분야를 제패한 유명 전문가들이 자기 인생을 이야기하는 '명물허전' ▲ 최근 화제의 인물·추억의 인물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의미를 짚어보는 '화요초대석' ▲ 평생 가수를 꿈꿔온 사람들이 매주 수요일 마음껏 끼를 펼치는 '도전! 꿈의 무대' ▲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지식을 전달하는 목요일 코너 '꽃피는 인생수업' ▲ '쌍쌍'으로 팀이 되어 예능 대결을 펼치는 '행복한 금요일 쌍쌍파티' 등이다.
김대현 피디(팀장)는 각 코너의 전체 조율을 맡고, 10명이 넘는 작가, 5명의 피디, 2명의 FD 그리고 MC 박철규·엄지인 아나운서와 여러 패널이 힘을 보탠다. 코너별 특징에서 두드러지는 건 역시나 '사람'과 그의 '인생'이다. 김 피디 역시 이는 <아침마당>이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와 앞으로도 이어갈 '철학'이라고 했다.
"사실 제가 <아침마당>의 팀장을 맡기 전에는 매번 챙겨보기 쉽지는 않은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런데 보다 보니 정말 제가 하는 프로라서가 아니라 그 매력에 푹 빠졌어요. 정말 많은 분이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삶의 이야기를 펼쳐요. 그걸 듣고 있으면 피디가 아닌 '한 인간'으로 겸허해지는 순간을 만나요. 해고·이혼·사고·장애 등 정말 많은 일을 지나간 사람들이 소탈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잖아요. 아 그래, 결국 이런 누군가의 인생이 또 다른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나 싶고요. 그건 <아침마당>이 절대 놓지 말아야 할 가치이기도 하고요."
생방송과 인생의 공통점
▲지난 9일 <아침마당>에 출연한 빅뱅 출신 대성.KBS
수십 개의 방송이 OTT부터 유튜브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방송되는 요즘, 매일 '생방송'으로 시청자를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방송'의 의미를 물었더니 김 피디는 "인생이랑 비슷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사실 긴장감이 있죠. 익숙한 긴장감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매일 편하게 잠을 못 자요. 언제든 방송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 하거든요. 예를 들면, 날씨가 너무 궂어서 아침에 폭설이 내린다거나 특보가 있으면 방송이 제때 나가기 어려워요. 늘 돌발 변수가 있죠.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뉴스가 있으면, 방송이 막 들뜨게 나갈 수도 없잖아요. 방송 시간을 줄여야 할 때도 있고요.
그런데요, 결국은 그런 변수가 또 묘미를 만들어 내기도 해요. 스튜디오 촬영이 익숙하지 않은 출연자들이 실수를 하는 것도 그렇고요. 능숙한 진행자라도 실수를 할 수 있잖아요. 모든 모습이 여과 없이 방송되고요. 어쩌면 모든 게 완벽할 수 없는 상황과 조건이죠. 그 날것 그대로가 나가는 게 어떤 면으로는 진실성이 있다고도 봐요. 좀 부족할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는 게 사는 게 다 원래 그런 거잖아요."
너그럽게 다독이면서 출연자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으려하기 때문일까. <아침마당>에는 종종 의외의 스타도 출연한다. 지난 9일 화요초대석에 출연했던 아이돌 '빅뱅'에서 트로트 가수로 돌아온 가수 '대성'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드래곤이 작곡한 신곡 '한도초과'를 처음 선보일 무대로 <아침마당>을 택했다. 지난달에는 영화 <윗집 사람들>에 출연한 하정우, 이하늬, 공효진, 김동욱이 출연했다. 수년 전에는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폴 포츠 등도 <아침마당>을 방문했다. 김 피디는 "'섭외력'보다 <아침마당>이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침마당>은 언제나 누구에게든 열려 있어요. 사실 유명한 배우나 예능인들은 저희가 섭외했다기 보다, 아침마당에 출연하고 싶다 연락이 온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감사하죠. 다만,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출연해도 일방적인 홍보 방송이 되지 않으려고 해요. <아침마당>의 기본 틀에서 이야기가 녹아들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해요. 그래서 정말 세세하게 조율해야 할 경우도 있지만.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면 좋겠어요."
사실 그는 여러 차례 <아침마당>을 거쳐 간 스타 중 '임영웅'을 다시 초대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가수를 꿈꾸던 시절의 임영웅을 포함해 지금은 스타 트로트 가수가 된 박서진·영탁 등이 <아침마당>의 수요일 코너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했다. 꿈을 향해 나아가던 시절 생방송 무대에 올라 노래하던 이들이 단독 콘서트를 열고, 수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가 됐다. 김 피디는 "누군가 인생의 계기가 <아침마당>에서 시작됐으면, 너무 좋은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꿈을 지닌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내년의 <아침마당>의 계획을 묻자 '임영웅 출연'을 언급했다.
"이번엔 진짜 나올 때가 됐습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올해는 정말 너무 일정이 바쁜 한 해라고 했거든요. 내년에는 꼭 나올 거라 믿어요. 나와 주시겠죠(웃음). 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요? 아주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엑스세대의 우상 서태지가 혹시 활동을 시작하고 나와주면 어떨까 싶어요(웃음). 그리고 늘 변하지 않게 추구하는 건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중독되기 쉬운 위험한 도파민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 새해에도 많은 시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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