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1960년대 프랑스 인기 여배우였다가 동물복지 운동가로 활동한 브리지트 바르도가 9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브리지트바르도재단은 28일(현지시각) 바르도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또한 "재단 창립자이자 대표인 바르도의 별세 소식을 깊은 슬픔과 함께 알린다"라며 "세계적인 배우이자 가수였던 그는 화려한 경력을 포기하고 동물복지와 재단에 삶과 열정을 바치기로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연기파 배우 되고 싶었지만... '섹시 스타' 이미지에 지쳐
▲브리지트 바르도(2005년)
AFP=연합뉴스
193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바르도는 유명 패션잡지 <엘르> 모델로 데뷔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곧이어 배우가 된 바르도는 1956년 <그리고 신은 세계를 창조했다>에서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맡아 인기를 끌었고, 미국의 마릴린 먼로와 함께 당대 최고의 '섹시 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작품에서 연기가 아닌 신체적 매력을 드러내는 데 그쳤던 바르도는 "옷을 벗느라 연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매일 아름다워야 하는 데 지쳤다"라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결국 바르도는 1973년 배우로서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동물복지 운동에 나섰다. 당시 그는 "나의 아름다움과 젊음을 남자들에게 주었다. 이제는 나의 지혜와 경험을 동물들에게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BBC 방송은 "바르도는 향락적인 섹시 스타로만 소비됐다. 진지한 배우가 되고자 했던 야망은 좌절됐다"라고 전했다.
바르도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하고 동물복지 운동을 펼쳤다. 프랑스의 말고기 식용을 비판하고, 캐나다의 물개 사냥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었다. 미군이 야생에 풀어준 돌고래를 다시 잡아들였다며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이 야만적이라며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을 벌였고,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개고기 식용 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훈장까지 받았던 동물복지 운동... 말년엔 '비호감'
AFP 통신은 바르도가 마지막 작품 <콜리노의 교훈적이고 즐거운 이야기> 촬영 도중 도살당할 뻔한 염소를 사들여 호텔방에서 키운 경험이 동물복지 운동에 투신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물복지 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1985년에는 프랑스 국가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지만, 그의 활동은 문화적 상대성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인종 혐오와 극우주의로 이어졌다.
특히 "나의 조국 프랑스가 무슬림 인구의 과잉 유입으로 침략당하고 있다"라며 무슬림을 비난하는 발언을 잇달아 하면서 다섯 차례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1969년 프랑스 공화국 상징인 마리안느 모델로 선정돼 바르도의 동상이 세워지고 우표와 동전에도 얼굴이 새겨졌으나, 그의 혐오 발언으로 반발 여론이 일어나면서 일부 지역에서 동상이 철거되고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AP통신은 "바르도의 활동은 프랑스 국민의 존경을 받았으나, 그의 발언이 극단적인 어조를 띠면서 대중의 반감을 샀다"라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바르도는 영화와 목소리, 찬란한 영광, 애칭 이니셜(BB), 슬픔, 동물에 대한 아낌없는 열정, 마리안느가 된 얼굴로 자유의 삶을 상징했다"라며 "세기의 전설을 애도한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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