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드림파이널'을 끝으로 막내린 2025 유청소년 컬링주말리그. 컬링 종목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주말리그' 경기였다.
박장식
야구·축구·농구 등 인기 스포츠의 학생부 선수들에게만 허용된 듯 느껴졌던 대회, '주말리그'가 컬링에서도 처음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대한컬링연맹이 주관하는 2025 유청소년 컬링주말리그가 지난해 10월 18일 개막해 1월 3일 왕중왕전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의정부와 의성, 청주, 춘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되었던 2025 유청소년 컬링주말리그는 학생부 대회로는 처음으로 단기간이 아닌 여러 달 동안의 장기 레이스로 펼쳐진 대회였다.
이번 대회는 믹스더블, 혼성 2인조로 치러졌다. 올림픽은 물론 세계선수권에서도 이제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믹스더블인 만큼, 그간 4인조 대회를 치른 뒤 번외격으로 치르곤 했던 믹스더블 컬링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5 유청소년 컬링주말리그는 어떤 대회였을까.
매주 경기 치르고, '우리 동네'에서 경기하고
지금까지의 컬링 대회는 최근 두 번째 대회를 성료한 리그 대회, 컬링 슈퍼리그를 제외한다면 짧으면 며칠, 길어야 열흘 안에 예선부터 결승까지 치르고 끝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한 대회마저 일반부 대회와 같이 치러지는 탓에 대한체육회장배·경기도의장배 등 컬링 경기가 충원되기 전까지 한국 컬링은 학생부 대회 부족으로 아쉬움을 겪곤 했다.
하지만 야구나 축구 등 다른 구기종목은 일반적인 토너먼트 대회는 물론 주말마다 리그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은 물론 출전 기회 역시 보장하고 있는 데다, 특히 고교야구의 경우 전반기·후반기 주말리그의 결과에 따라 전국대회 출전권을 배분하는 등 주말리그가 꼭 필요한 경기로 자리잡았다.
특히 컬링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학생부가 발전했던 컬링의 경우에도 주말리그를 충분히 운영할 만했다. 다만 컬링부가 있는 학교의 수가 지역별 1~2개꼴로 적다 보니, 4인조 컬링으로는 주말리그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학교 안에서도 팀을 나눌 수 있는 혼성 2인조, 믹스더블 컬링으로 주말리그를 운영하게 되었다.
▲지난 12월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렸던 경기권역 컬링주말리그 경기.
박장식
준비 끝에 10월부터 수도권, 강원, 경상, 충북·전라 등 네 개 권역으로 나뉘어 치러진 2025 유청소년 컬링주말리그. 선수들이 지역 리그 우승을 위해 경쟁하고, 지역 리그에서 1·2위를 기록하면 전국 단위의 '왕중왕전'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회로 꾸려졌다. 특히 왕중왕전 우승에는 해외 전지훈련이 걸리는 등 선수들을 위한 동기부여 요소 역시 챙겼다.
가까운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학생 선수들에게도 대회를 치르기 위해 먼 지역으로 가야 하는 불편이 없는 점이 다행스럽다. 특히 주말에는 이따금 훈련 정도만 치르던 선수들이 공식 경기를 치르면서 얻어가는 것 역시 많다. 평일에 수업을 빠지고 대회에 참가하는 불편 없이 주말에 경기가 열리니 학교에서의 수업에 지장이 있을 우려도 없다.
고등부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거둔 의정부고 고도현은 "내 실력을 주말리그를 통해 테스트할 수 있게 되어서 설렜다. 우리 동네에서 경기를 하니 주말에 운동하기도 쉽고, 몸을 풀기도 쉬워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도 올라갔다"면서, "특히 평소에는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 팀원과 공식 경기로 맞붙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팀 안에서 순위를 정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간 학생부 컬링 공식 대회가 없었던 청주컬링장을 쓰던 선수들도 주말리그를 계기로 청주컬링장에서 처음 경기가 열리면서 기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실제로 송절중학교 이희진·홍경록 조는 이번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기도 했다.
홍경록은 "우리 지역에서 공식 경기를 치를 수 있어 좋았다. 컨디션도 너무 좋았고, 휴식할 시간도 충분히 주어져서 내가 낼 수 있는 좋은 컨디션을 낼 수 있었고,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되었다"며 웃었고, 이희진 역시 "주마다 좋은 얼음 위에서 경기할 수 있게 되니 실력 역시 늘어난 것 같다"고 대회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믹스더블 전문 대회' 본격 시동... "매년 치를 수 있었으면"
▲2025 컬링 주말리그 드림파이널에서 중등부 우승을 차지한 송절중학교 선수들. 선수들의 지역인 청주에서 처음 학생부 공식대회가 열리면서 기대감 역시 컸다. 왼쪽부터 이희진 선수, 박진웅 코치, 홍경록 선수.
박장식
주말리그는 두 가지 장점도 지니고 있다. 그간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던 학생부 컬링 대회를 확충할 수 있게 되었고, 한동안 소강 상태에 있었던 믹스더블 컬링에 대한 전문 육성을 다시금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부 컬링 대회 확충에 대한 반가움은 선수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이번 고등부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거둔 송현고등학교 황예지는 "이런 대회가 더 생기면 좋겠다. 컬링 대회가 많은 편이 아니라서 대회가 많을 수록 좋은 것 같다"며, "주말리그 덕분에 컬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주말리그에 대한컬링연맹이 거는 기대도 있다. 지역별로 학교가 한 개씩만 존재하는 탓에 주말리그가 원활히 구성될 수 있는 믹스더블 컬링으로 대회를 치르기는 했지만, 4인조 경기 없이 믹스더블 경기를 치르는 첫 번째 대회인 이번 주말리그를 계기로 믹스더블 컬링에 대한 전문적인 육성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실제로 한상호 대한컬링연맹 회장은 "주말리그를 시작으로 믹스더블 컬링을 다시금 전문적으로 육성하려고 한다. 대학부에서도 믹스더블 리그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3년 뒤 동계 아시안 게임이나, 4년 뒤 프랑스에서 열릴 동계 올림픽에서 주말리그 출신 선수가 등장하게 된다면 크게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믹스더블 전문 컬링팀의 경우 코로나19 시기 전북도청·경북체육회 믹스더블 팀이 순차적으로 해체되면서 명맥이 끊긴 것 역시 사실. 일본 등 컬링 선진국처럼 믹스더블 컬링을 더욱 전문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팀이 다시 등장해 세계적인 실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연맹의 바람 중 하나다.
▲지난 2025 유청소년 컬링 주말리그 드림파이널 고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기 황예지·고도현 조.
박장식
학생 선수들 역시 이렇게 믹스더블 컬링 대회를 겪을 수 있다는 점에 반가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성여중 박소율은 "4인조와 다른 경기를 치러 재밌다"고 말했고, 의성중 이상욱 역시 "믹스더블 종목 경기를 뛰니 좀 더 재밌는 장점이 보이는 것 같다.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지난 대회를 통해 첫 시도에 나섰던 주말리그가 한 해 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학생 선수들의 기대감을 위해서도, 목표로 하고 있는 믹스더블 컬링의 진흥을 위해서라도 믹스더블 컬링 리그 대회의 범위를 학생·일반부로까지 넓히는 한편, 2026년도 대회 개최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한컬링연맹은 올해에도 주말리그 개최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데 더해, 대학부에서도 컬링 리그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 이미 차기 대회에서 '2연패'를 노리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미래 한국 컬링을 대표할 선수들의 기대감을 충족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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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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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슈퍼리그, 재밌으셨나요... '청소년 주말리그'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