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제이 켈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이 켈리의 유럽 기차 여행은 인생을 돌아보는 여정과 다름 아니다. 종종 과거의 한 장면으로 돌아가곤 하는데, 결정적인 순간이랄 수도 있으나 대체로 후회가 남는 순간들이다. 이미 지나가 버려 돌이킬 수 없지만, 과거는 현재로 이어지는 법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돌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제이 켈리>는 일, 사랑, 가족, 관계, 그리고 자신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중년의 한 남자가 힘겹게 나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비록 그는 굴지의 할리우드 대배우로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정작 그는 그 자신을 모른다. 영화 속에서 타인을 연기하고, 현실 속에선 자신을 연기하니 말이다.
그가 데뷔하기 전 학교에서 교수님이 해 준 말이 이어진다. 배우, 아니 스타가 되었을 때의 진실. "거짓말로 먹고 살 거야. 거짓말을 잘할수록 더 진실하게 보일 거고 더 출세할 거야. 한 번은 배역을 연기하고 한 번은 자신을 연기해야 할 거야"라고 했기로서니 스타가 살아가는 법 또는 죽어가는 법을 논했다.
과거, 기억, 회한으로 힘들어하는 톱스타
기억이라는 것은, 과거라는 것은 취사선택의 영역이랄 수 있다. 잊고 싶은 기억은 잊어버리고 기억하고 싶은 것은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부자연스러운 게 있다면, 쉽게 잊히지 않을뿐더러 각인되어 버린 기억들을 애써 구석으로 치워두는 것이다. 잊을 만하면 튀어나와 괴롭힌다.
그런 면에서 타인을 연기하는 배우나 자기 자신조차 연기하는 스타는 상대적으로 쉽게 도망칠 수 있겠으나 기억을 제대로 갈무리하기 힘들 것 같다. 과거, 기억, 회한 등으로 힘들어하는 중년을 할리우드 톱스타로 자리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들과는 완연히 다른 속내를 오랫동안 정리하지도, 지워 버리지도, 끄집어내지도 못했을 테니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제이 켈리>의 한 장면.넷플릭스
영화에서 특별한 사건은 제이 켈리가 차기작에 들어가지 않고 뜬금없이 유럽을, 그것도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일을, 일과 관련된 관계를, 무엇보다 그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 것 같다. 언젠가 일어났을 일이 일어났고 터질 만한 게 터졌다.
이 여정에서 그는 일, 사랑, 관계, 가족, 자신을 다시 얻고 사랑하게 될까? 그래서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혹은 그를 둘러싼 모든 건 변하지 않고 그가 변할까? 재기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한편 따뜻한 이야기를 쭉 따라가 보면 어떨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