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지프스>의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작품 설명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YES24스테이지 2관에서 진행됐다. 16일 개막을 앞두고 관객의 작품 이해와 몰입을 돕기 위해 진행된 이 행사에는 전 출연진과 극작을 맡은 추정화 연출가, 작곡을 맡은 허수현 음악감독, 김병진 안무감독이 참석했다.
<시지프스>는 바위를 언덕 정상에 올려놓으면 다시 굴러 떨어지고, 이를 다시 굴려 정상에 오르기를 반복하는 형벌은 받은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와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엮어 풀어낸 창작 뮤지컬이다.
황폐해진 세상에 모여든 네 명의 배우는 시지프스의 허무한 삶과 배우의 삶이 비슷하다고 여기지만, 절망보다는 '돌 굴리는 게 재밌다'며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여기에 더해 소설 '이방인'이 극중극의 형태로 구현되는데, 네 명의 배우들은 소설 속 뫼르소, 엄마, 관리인, 재판관 등을 겸한다.
▲뮤지컬 <시지프스>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안지훈
<시지프스>의 창작 비화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작품을 쓰고 연출을 맡은 추정화 연출가는 소설 속 "마지막까지 삶을 꿈꾼 엄마의 죽음"이라는 문장에 뜨거움을 느끼고 창작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메시지를 지키면서 흥미를 더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민한 끝에 시지프스 신화와 배우의 삶을 엮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우가 쌓아온 캐릭터는 커튼콜이 끝나고 분장을 지우는 순간 끝난다. 그렇지만 내일 배우는 다시 그 역할이 된다. 돌을 굴리는 시지프스 신화와 배우의 삶이 닮아 보였다. 그렇게 소설 '이방인', 시지프스 신화, 배우의 삶, 세 가지를 엮어 뮤지컬을 만들었다. 죽을만큼 힘들어도 죽을만큼 살아보자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등장인물은 모두 네 명이다. 각 등장인물의 이름에도 배우의 정체성을 부여했다. 모든 사건의 구심점에 있는 '언노운'은 '정해지지 않은'이라는 뜻으로, 그렇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배우를 표현하고자 했다. 세상에 대해 고뇌하며 시지프스의 형벌을 가장 크게 수행하고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클라운'은 가장 냉철하고 비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 뜨거움을 간직한 인물이다. 클라운을 연기하는 배우 임강성은 "오히려 네 명의 배우 가운데 가장 돌을 굴리고 싶어 했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아스트로'는 이름 그대로 별을 뜻하는데, 배우 이후림은 "반짝이는 별을 보며 꿈을 키우는 신인 배우의 심정도 담겨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포엣'은 시인을 뜻한다.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문자로 구현하는 시인과 배우의 유사점에서 착안된 인물이다. 포엣 역의 배우는 소설 속 남성 '레몽'을 함께 연기하기도 하는데, 추정화 연출가는 "무대 위에서는 성별을 비롯해 무엇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뮤지컬 <시지프스> 작품 설명회
안지훈
뉴캐스트 배우들의 남다른 각오
<시지프스>는 안무가 리헤이의 뮤지컬 데뷔작이다. 올해 댄서 아이키가 <프리다>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한 가운데 리헤이도 아이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리헤이는 아이키로부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뮤지컬에 더 진지하게 임하게 되었다며,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로부터 받은 도움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병진 안무감독님께서 상황 하나하나를 만들어주시며 적응을 도와주셨다. 내가 춤을 오래 췄다는 걸 알고 계시기에 모든 분들이 춤에 빗대어 조언해주셨다. 적응을 끝낸 후에는 댄서가 아니라 '움직임을 잘하는 배우'로 바라봐주셨다. 신인 배우로 바라봐주신 동료 분들께 감사드린다."
초연에 참여한 배우들이 대거 다시 출연을 결심한 가운데 강하경(언노운 역)과 박유덕(클라운 역)이 재연에 새롭게 캐스팅되었다. 7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배우 강하경은 "고향이 돌아온 느낌일 줄 알았는데 모든 것이 낯설었다"면서 "같은 역의 조환지 배우가 바쁜 와중에도 세심하게 챙겨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박유덕은 "쓰러지기도 했고, 다른 길을 가기도 했던 지나간 내 모습을 다시 보곤 한다. <시지프스>를 통해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라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다른 배우들에게 기회가 되면 꼭 <시지프스> 오디션을 보고 참여하라고 말한다"고 밝히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신화와 소설의 철학적 메시지를 지킴과 동시에 무게감을 덜고 역동성을 더한 <시지프스>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3관왕을 석권했다. 지난해 관객과 본격적인 첫 만남을 가졌고, 올해 다시 돌아와 2026년 3월 8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언노운' 역에 이형훈·송유택·강하경·조환지, '포엣' 역에 리헤이·박선영·윤지우, '클라운' 역에 정민·임강성·박유덕·김대곤, '아스트로' 역에 이후림·김태오·이선우가 출연한다.
▲뮤지컬 <시지프스>에 출연하는 배우진안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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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터닝포인트 됐다" '시지프스' 공연 앞둔 배우들의 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