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은 만20살도 채 되지 않았던 어린 나이에 악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았다.
MBC 화면 캡처
<이브의 모든 것>이 방송을 시작했을 때 지상파 수목드라마는 김수현 작가가 집필한 SBS의 <불꽃>이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었고 스타배우 장동건을 앞세운 <이브의 모든 것>도 초반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00년 5월 18일 <불꽃>이 종영하자 시청자들은 거짓말처럼 <이브의 모든 것>으로 채널을 돌렸고 결국 <이브의 모든 것>은 무려 48.3%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새 천 년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사실 <이브의 모든 것>은 김소연이 연기한 서브 주인공 허영미 캐릭터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로 여주인공 진선미(채림 분)에 대한 '주인공 보정'이 심하게 들어간 드라마다. 가난한 집에서 자란 허영미는 악착 같이 자신의 힘으로 방송국 아나운서가 됐지만 진선미는 유복한 가정의 외동딸로 자라 온갖 행운을 누린 데다가 방송국 본부장 윤형철(장동건 분) 덕분에 아나운서로서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브의 모든 것>은 한류 열풍과 함께 일본과 필리핀, 중국, 대만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멕시코와 페루, 베네수엘라, 파나마, 에콰도르 등 중남미에서도 방송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애상여주파(여 아나운서에게 반하다)>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됐는데 한국배우 장혁이 장동건 캐릭터를 연기했고 채림도 특별 출연했다. <이브의 모든 것>은 2014년 중국에서 영화로 또 한 번 리메이크됐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는 박신양이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불러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브의 모든 것>에서도 장동건이 극 중에서 조규만의 <다 줄거야>를 부르며 장동건의 노래 실력과 함께 원곡이 재조명됐다. 실제로 김현성의 <소원>, 박기영의 <마지막 사랑> 등을 만든 작곡가로 더 유명했던 조규만은 장동건 덕분에 2000년 1월에 발표했던 솔로 3집 앨범이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 장동건의 처음이자 마지막 드라마
▲1990년대 후반 짧은 슬럼프에 빠졌던 장동건은 <이브의 모든 것>을 통해 건재를 과시했다.MBC 화면 캡처
장동건은 1997년 <모델> 이후 <영웅신화>,<사랑>,<청춘>,<고스트>가 연속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이브의 모든 것>에서 잘 생기고 집안 좋고 능력도 좋은 데다가 오로지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 윤형철을 연기하면서 화려하게 재기했다. 장동건은 <이브의 모든 것>을 끝으로 다시 영화에 전념했는데 장동건이 <이브의 모든 것> 이후 출연한 첫 번째 영화가 바로 <친구>였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카이스트>,<여자만세>,<사랑해 당신을>을 통해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채림은 2000년 <이브의 모든 것>을 통해 송혜교, 전지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신예스타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채림이 연기한 진선미는 능력에 비해 많은 운이 따랐고 아나운서국 선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본부장의 이야기에 사적인 불만을 투덜거리는 등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민폐 캐릭터'이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 장동건 못지 않은 청춘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한재석은 <이브의 모든 것>에서 진선미의 짝사랑을 받던 허영미의 연인 김우진 역을 맡았다. 김우진은 허명미의 말을 무조건 믿는 <이브의 모든 것>을 대표하는 호구 캐릭터지만 영미를 향한 순애보로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결국 우진은 영미를 구하다가 세상을 떠났고 영미는 뒤늦게 우진의 영상 편지를 확인한 후 진심으로 참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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