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주토피아2> 장면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러나 이 이야기엔 단지 두 주인공만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갈등의 중심엔 그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뱀, 게리가 있다. 뱀이라는 존재는 이 세계에서 본능적으로, 이미지적으로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이었다. 영화 초반, 게리는 공포의 존재로 그려진다. 주토피아 세계의 동물들에게도 날카롭고 긴 이빨을 가진, 낯설고 위협적인 동물로 인식된다. 하지만 그 공포는 그의 실체라기보단, '세상이 만든 이미지'였다. 정치인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 그리고 집단적 편견이었다. 게리는 단지 그 허상 속에 갇힌 존재였다.
그 허상에 갇힌 채, 뱀이라는 이유로 주토피아 안에서 완전히 소외된 존재. 그는 자신이 속한 세상에서 쫓겨났고, 동물들의 시선은 그에게서 떨어졌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게리는 그 소외감을 만회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왜 오해받았는지, 왜 쫓겨났는지 증명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증명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그가 내는 목소리는 점점 초라해 보이고, 그 절실함은 외로움으로 바뀌어 간다.
그의 목표는 단순하다.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의 전부인 가족이, 다시 따뜻하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실, 그 목표는 주디가 가진 세상 전체를 좋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만큼은 아닐지라도,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주디가 세상의 다수를 위한 이상을 품었다면, 게리는 소수의 존재를 위한 최소한의 삶의 공간을 바란다. 그의 열정 또한 '잃어버린 소속감'을 되찾기 위한 간절함이다. 그렇게 그는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한다. 그러나 그 외로움과 소외감은, 보는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게리가 겪는 소외감과 고통은, 이 영화가 단순한 유쾌한 모험이나 코미디가 아님을 말해준다. 그것은 우리가 외면하고 잊어온 존재들, 인정받지 못한 존재들, 소외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다. 게리의 등장이 있기 때문에, < 주토피아2 >는 단지 다양성과 공존의 메시지에 머무르지 않고, 그 외로움과 차별, 그리고 그로부터의 회복 가능성을 함께 보여준다.
성공적인 <주토피아> 세계 속 주디와 닉의 귀환
< 주토피아2 >는 단지 전작의 재탕보다는 좀 더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준다. 1편이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사이의 편견이라는 오래된 이분법을 흔들었다면, 이번 속편은 우리가 보지 않으려 했던 또 다른 경계인 파충류, 뱀이라는 존재를 꺼내 든다. 그 시도는 단지 자극적인 설정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가 여전히 짊어지고 있는 편견과 혐오를 반영한다. 이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는 보편적이면서도, 동시에 긴장감 있고, 흥미롭다.
가장 빛나는 건 역시 두 캐릭터, 주디 홉스와 닉 와일드의 케미다. 그들이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단순한 파트너십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를 변화시키고, 함께 성장하는 거다. 이 두 캐릭터가 사랑인지 우정인지에 대한 작은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 그게 중요하진 않을 것 같다. 보다 중요한 건, 둘이 이미 서로를 존중하고 있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이다.
< 주토피아2 >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사람들이 무심히 쌓아 올린 편견 위에 가려진 존재들 역시 사회의 일부이며, 그들도 사랑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공존할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주 개봉한 이후 흥행 성적도 좋은 편이다. 개봉 5일 만에 국내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현재 기준 누적 255만 명을 넘기며 박스오피스 1위를 계속 지키고 있다. 이 속도는 전편보다 조금 빠른 편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애니메이션이 여전히 강한 스토리텔링 매체임을 증명한다.
물론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이야기의 일부 전개는 전형적이고, 1편과 비슷한 메시지가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때로는 메시지가 직설적이라 뻔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단점마저, 이 영화의 솔직함과 진심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어쩌면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건 완벽함이 아니라, 시도와 변화, 그리고 공존의 가능성이 아닐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금 이 사회의 '다름'을 얼마나 품을 수 있을까. 영화를 다 보면 그 질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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