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기회를 살리며 수원 삼성을 제압한 제주. 그 이면에는 김동준의 선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정수 감독 대행이 이끄는 제주SK는 3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변성환 감독의 수원 삼성에 1-0 승리를 거뒀다.
2025시즌의 K리그1·2 모든 일정이 종료된 가운데 이제 승강 플레이오프만이 남았다. 승격과 강등을 건 승강 플레이오프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다. 1, 2차전 합산 점수로 승리 팀이 가려지고, 동률일 경우 2차전에서 연장전, 승부차기 순으로 승부를 내어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K리그1 11위와 K리그2 2위가 맞붙고, K리그1 10위와 K리그2 PO 승자가 격돌한다.
그 첫 번째 맞대결은 K리그2 2위 수원 삼성과 K리그1 11위를 기록한 제주였다. 지난 2023년 다이렉트 강등을 당한 이후 변 감독 지휘 아래 절치부심한 수원은 2년 만에 1부로 올라갈 기회를 잡게 됐다. 반면 제주는 시즌 내내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고, 2020년 승격한 이후 K리그1에서 떨어질 위기에 봉착했다.
생존과 승격을 위한 외나무다리 격돌. 양 팀 사령탑은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변 감독은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1차전에서 승리가 가장 필요하다. 욕심부리지 않고, 2차전까지 잘 준비하겠다"라고 답했고, 제주 김 대행은 "PO까지 온 자체가 너무 죄송하다. 앞만 보고 승리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다"라며 각오를 보여줬다.
그렇게 시작한 전반서 수원이 몰아치는 흐름이었고 이민혁·김지현·일류첸코·브루노 실바가 연이어 슈팅을 날리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제주도 반격에 나섰으나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하며 전반이 종료됐다. 후반 분위기는 비슷하게 흘러갔지만, 제주가 먼저 일격을 가했다. 후반 19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민준이 유인수에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유리 조나탄이 깔끔하게 수원의 좌측 골망을 가르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다급해진 수원은 김현·파울리뇨·빅지원을 투입하며 공격 고삐를 당겼지만, 제주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1-0 제주의 승리로 귀결됐다.
수세 몰렸던 제주, 자존심 지켜낸 김동준의 선방
살 떨렸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웃은 팀은 바로 K리그1 제주였다. 경기를 주도했던 수원은 한 번의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 19분 김민준 골키퍼가 판단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1차전서 제주가 웃은 가운데 이번 경기 히어로는 단연 골문을 지킨 김동준이었다. 1994년생인 그는 2022시즌을 앞두고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해부터 주전 골키퍼로 나선 그는 매 시즌 30경기 이상 경기장을 누볐고, 이번 시즌에도 31경기에 나서며 팀이 부진한 상황 속 제 역할을 다해줬다.
시즌 31라운드 수원FC전에서는 미성숙한 플레이로 퇴장을 당하며 아쉬운 모습이 나왔지만, 징계 복귀 후에는 골문을 안정적으로 지켜냈다. 특히 직전 울산HD와의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서는 신들린 선방 쇼를 펼쳐 보였고, 6번의 유효 슈팅을 모조리 막아내는 미친 클래스를 선보였다. 덕분에 제주는 울산을 제압하고, 다이렉트 강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이렉트는 피했지만, 제주는 승강 플레이오프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상대는 K리그2 2위이자 최다 득점팀(76골)인 수원 삼성. 이들은 경기 시작 후 제주에 강력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압박 체계와 효율적인 포지셔닝을 통해 제주를 압도했고, 전반에는 5개의 슈팅과 1번의 유효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후반에도 수원은 세라핌·일류첸코와 같은 강력한 창을 가진 공격 자원들을 통해 공세를 퍼부었고, 측면에서 위협적인 크로스를 통해 제주 골문을 계속해서 두드렸다. 이처럼 흔들리는 상황 속 제주 김동준은 무너지지 않았다. 안정적인 빌드업과 조율 능력으로 수비진을 통솔했고, 선방을 통해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전반 중반에는 이기제의 크로스를 받은 일류첸코의 위협적인 헤더 슈팅을 쳐냈고, 이어 전반 29분에도 브루노 실바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손쉽게 잡아냈다. 후반에도 활약은 이어졌다. 후반 6분에는 세라핌의 강력한 슈팅을 손끝으로 방어했으며 일류첸코의 크로스도 나와 위험 상황을 차단했다.
김동준은 집중력을 끝까지 발휘했다. 후반 39분 이기제의 위협적인 프리킥을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특히 후반 45분 김현의 발리 슈팅을 왼손 끝으로 쳐내는 장면과 후반 51분 세라핌과 박지원 슈팅을 막아낸 부분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수세에 몰렸던 제주는 최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며 무려 10개의 유효 슈팅을 막아낸 김동준의 활약 덕분에 기선 제압에 성공, 승강 플레이오프 단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제주는 홈으로 이동해 오는 7일(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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